미코바이오메드, 원숭이두창 유전자 검사 '특허 등록'
씨젠, 시장 진입 '초읽기'…휴마시스·수젠텍 개발 돌입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코로나19로 재미 본 진단기기 업계가 ‘원숭이두창(Monkeypox)’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자 선제적인 진단 검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30일 진단기기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기기를 개발하며 팬데믹 극복에 힘쓴 체외진단의료기기 업체들이 원숭이두창 진단기기 및 시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전 세계 50여 개 국가로 확산됐다. 급기야 지난 22일에는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하며 2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보건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명백히 진화 중인 보건 위협인 만큼 각국 정부에 감시와 접촉자 추적, 진단 검사 등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진단기기 개발에 앞장섰던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원숭이두창 진단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품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기업은 씨젠이다. 이 회사는 최근 원숭이두창 진단시약인 ‘NovaplexTM MPXV Assay’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씨젠은 지난 20년 간의 시약개발 노하우와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반 시약 개발 자동화 시스템인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를 통해 신속하게 원숭이두창만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씨젠에 따르면 이번 제품이 1시간 30분 만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바이오니아도 최근 원숭이두창의 검출용 키트 ‘AccuPower Monkeypox Detection Kit’ 개발 소식을 전했다.

바이오니아의 특허기술인 ‘PyroHotstart’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원숭이두창으로 의심되는 샘플에서 DNA를 추출해 높은 민감도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90분 내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제품은 Exicycler 96 V4를 비롯해 다양한 진단분석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해당 키트는 연구용 키트로 식약처 수출허가는 아직 받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바이오니아는 아프리카 등 원숭이두창이 유행하는 국가에 키트를 보내 임상시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식약처 수출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퍼지기 전에 이미 진단기술 개발을 마친 회사도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질병관리청의 지원으로 원숭이두창과 브루셀라, 보툴리눔균 등 15종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증폭(PCR) 기술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1월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2020년에는 원숭이두창 등 고위험 병원체 33종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질병청 용역과제를 완료하기도 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현재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연구용 제품을 이탈리아·필리핀·아립에미리트(UAE)·터키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진단 제품 개발 소식을 알린 기업도 있다.

휴마시스는 최근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 판별을 위한 분자진단키트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50분 이내에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젠텍도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유전자증폭 분석 장치(RT-PCR) 기반의 분자진단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업들은 우선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심각한 유럽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씨젠은 해당 제품을 유럽 등 원숭이두창이 확산 중인 국가에 공급할 예정이며, 바이오니아도 검출용 키트를 원숭이두창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의 병원 및 연구소에 우선 판매한 후 유럽 CE 인증을 받을 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휴마시스는 연구력을 집중해 빠른 시일 내로 개발을 완료하고 원숭이두창 확산의 진원지로 예측되는 유럽 시장에 우선 론칭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진단기기를 개발에 나섰던 기업들이 원숭이두창 진단기기 개발에 나서면서 해당 기업들의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 50여개 국으로 확산됐지만 환자는 3,000여 명 수준으로 국내에서도 환자가 1명에 불과하다”며 “성 접촉이나 타액 등 보다 밀접한 접촉으로 감염이 이뤄지는 감염병으로 애초에 코로나19와는 전파력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확산 속도나 발생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진단키트처럼 회사의 캐시카우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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