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확진자 2배 폭증…14주만에 감염재생산지수도 1 초과
전체 생산량 확대 제한적…단기 수요 폭증 시 수급 불안 불가피↑
필요 물량 사전 예측 사실상 불가능…“상황에 따른 대응이 최선”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감기약 품귀 현상 재현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초 야기됐던 물량 공급 대란은 현재 대부분 해소됐으나 재유행이 본격화되면 언제든지 상황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의 대응 능력이 이전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전체 생산량을 근본적으로 늘릴 수 있는 설비 증설 등이 이뤄진 것은 아닌 만큼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증할 경우 감기약 수급 문제는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8,147명으로 지난 5월 26일 이후 40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확진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 데다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 3월 4주(1.01) 이후 14주 만에 처음으로 1 이상(1.05)을 기록한 터라 사실상 재유행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올해 초 야기됐던 감기약 품귀 현상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로 감기약을 활용한 대증 치료가 이제는 일반화돼 확진자 증감 추이에 따라 수요가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재유행이 현실화되면 하루 확진자가 15~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초 대유행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감기약 전체 생산량을 늘리는 게 한계가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수요가 폭증할 경우 수급 불안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현재 감기약 생산 업체들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통상 여름이 호흡기 질환 관련 의약품의 비수기 시즌이었던 데다 재유행이 본격화되더라도 수요가 어느 정도 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대략적인 수요가 확인되더라도 생산 업체들이 대응할 카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공장 가동률이 최대치에 육박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수급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해결책으로 제기되고 있는 설비 증설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갑자기 폭증한 감기약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지, 예년 수준으로 되돌아갈지 누구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

A제약사 관계자는 “올해 초 비상 상황을 겪으면서 효과적으로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생산 노하우를 축적했고, 재유행을 대비한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 놓은 만큼 이전보다 제품 공급 속도는 확실히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수요 예측이 쉽지 않아 현 시점에서 수급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 때문에 재유행이 급작스럽게 진행된다면 감기약 대란은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유행의 그림자가 조금씩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약국가 분위기는 담담한 모양새다. 약국 내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해 놓은 데다 내방객 수도 현재까지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한 약국장은 “일부 제품은 여전히 수급이 불안하지만 대부분은 품귀 현상이 해소됐다”면서 “감염을 대비한 비축 수요가 꾸준하기는 하지만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하반기 재유행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확진자 추이를 관망하면서 물량 재고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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