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사업 참여자 수 급감에 약가인하·불순물 사태까지 ‘악재의 연속’
리딩 품목 일시 퇴출에도 후발주자 움직임 미미…낮아진 사업성 원인
침체된 전체 시장 분위기 반전시킬 호재도 부재…현 상황 지속 가능성↑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한때 제약바이오 업체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금연약 시장이 관심권 밖으로 완전히 멀어진 모양새다. 금연치료 참여자 수 감소, 약가 인하, 불순물 이슈 등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축소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 비해 경쟁 강도가 크게 약화됐지만 불거진 악재들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데다 당장 시장 진입에 따른 실익도 크지 않아 앞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금연 치료제 시장의 정체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정부의 금연치료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후발주자들의 진입 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분위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금연치료사업 참여 인원은 2017년(40만8,097명)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 29만6,020명, 2019년 28만9,651명으로 해가 갈수록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아예 사업 자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여기에 2018년 약가 인하와 지난해 불순물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금연약 사업성에 대한 의문부호는 더욱 짙어졌다. 불과 몇 년 만에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적신호가 켜지고, 공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장이 된 것이다.

실제로 국내 금연약 시장 점유율 1위 화이자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가 불순물 이슈로 유통이 중단되면서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생겼지만 현재 제일헬스사이언스 ‘니코챔스(성분명 바레니클린)’를 제외하고,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상 없다.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던 리딩 품목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 추진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금연약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바레니클린 제제의 최근 처방률은 2017년 대비 75%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지고, 정부의 금연치료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는다면 처방률이 일정 부분 반등할 수는 있지만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2015년 정부의 금연치료사업이 시작되면서 금연을 적극적으로 희망했던 흡연자들은 이미 상당수 사업에 참여를 한 데다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금연 열기가 과거에 비해 크게 꺾였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전반적인 사업 환경이 악화된 탓인지 일시적으로 퇴장한 리딩 품목 챔픽스도 굳이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 화이자는 재공급을 위해 제조공정 단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으나 시판 일정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놓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여러 악재로 금연사업의 동력이 초기보다 크게 약화됐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요인도 마땅치 않아 낮아진 금연약의 사업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임상 데이터가 축적된 챔픽스에 대한 의료진의 신뢰가 워낙 두터워 재유통되면 금세 입지를 회복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입 경쟁이 과거처럼 다시 재현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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