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빈코, 듀피젠트 사용 여부 관계없이 효과 확인
듀피젠트-JAK 억제제, 아토피 치료제 구도 변화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교차 치료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국내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열린 세계피부과연구학회(Society for Investigative Dermatology, SID) 2022년 연례회의에서는 화이자의 JAK 억제제 계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발표는 시빈코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앞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대한 내용이다.

연구는 시빈코의 3상 위약대조 임상과 이전의 2b상 임상의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부적으로 시빈코 치료 이전에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으로 치료받은 86명과 이전에 생물학적 제제 경험이 없는 환자 1,147명의 데이터다.

연구진은 습진이 75% 이상 개선된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75 달성률을 비교해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시빈코 200mg/일 치료 12주차에 EASI-75 달성률은 듀피젠트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65.2%, 생물학적 제제 경험이 없는 환자는 62.4%로 나타났다. 시빈코 100mg/일 치료의 경우 EASI-75 달성률이 듀피젠트 경험군 34.5%, 생물학제제 무경험군 42.7%였다.

이상반응 비율은 용량 통합 집단에서 각각 듀피젠트 경험군이 71.7%, 무경험군이 69.9%이었다.

연구진은 “이 사후 분석에서 중등도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시빈코의 효능과 안전성은 생물학적 치료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됐다”며 “이 결과는 이전에 생물학적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에게 시빈코 사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번 결과가 듀피젠트를 사용하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도 JAK 억제제가 효과·안전성이 있다는 것.

오랜 기간 난치의 영역이던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2017년 사노피의 듀피젠트의 등장 이후 새 국면을 맞았다. 임상연구에서 EASI-75 달성률이 16주 만에 60%를 넘어서는 등 기존 치료제 대비 획기적인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듀피젠트는 2018년 출시 이후 2020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됐고, 2021년부터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이 산정특례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만 듀피젠트의 독주 구도는 최근 무너지기 시작했다.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쓰이던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가 아토피피부염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등이 출시돼 있다. 이중 올루미언트와 린버크는 지난 5월부터 급여권에 진입했으며 시빈코의 급여 적용도 가시권으로 알려져 있다.

JAK 억제제는 아토피피부염 시장에 진출하며 듀피젠트 대비 낮은 가격과 듀피젠트와의 1:1 비교 임상 결과를 통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JAK 억제제는 1년(52주)치 약가가 750~770만 원 수준으로 듀피젠트 대비 보험상한가(표시가격) 기준으로 1,000만 원 이상 낮다. 산정특례가 적용된 환자로 계산할 때 연간 본인부담금 100만 원(듀피젠트 비밀약가 환급 제외) 차이.

린버크와 시빈코의 경우 듀피젠트와의 1:1 비교임상 결과에서 우월성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JAK 억제제의 강점은 기존에 듀피젠트를 사용하던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급여기준 또한 이전에 듀피젠트를 사용했을 경우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연구 결과가 허가사항 변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남아있지만, JAK 억제제 기전에 호재로는 볼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JAK 억제제가 국내 시장에서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출시됐지만, 아직은 산정특례 기준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남아있다”며 “이 연구결과를 보면 듀피젠트를 사용했던 환자도 JAK 억제제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