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코로나 키트·백신 구매 중단 가능성…테마 ‘아웃’ 우려
‘ESMO’ 개최에 항암 신약 개발 관련주로 투자자 시선 돌릴 듯
유한양행, 상반기실적 시장 눈높이 맞추고 R&D 가시화 ‘주목’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시사하면서 금리에 민감한 제약바이오 업종엔 주초 직격타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지난 주말 국내증시가 마감된 이후(현지시간 26일) 미국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3.03% 급락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94% 폭락했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당초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긴축을 지속할 것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상 등 매파적 행보를 밝힌 것이 급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도 미국증시의 급락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결정에 대해 입수되는 전체 지표와 전망 변화에 달렸다면서도 향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강조해 사실상 9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으로 금리 인상할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봤다.

문제는 미국이 9월 최소 빅스텝(0.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국내 기준 금리와 비교해 그 폭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최근 韓美 간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실제로 8월 금리인상도 베이비스텝(0.25%포인트)에 불과했다. 당분간 금리역전 현상이 이어질 뿐 아니라 그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한미 간 역전된 금리와 추가적 금리인상 압박은 제약바이오 업종엔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미 금리 역전은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 사이다. 당시 미국금리가 1.58~2.50% 사이에서 움직였고 한국금리는 1.25~1.75% 범위에서 등락했다.

문제는 과거 한미 간 금리역전 기간에서 제약바이오의 하락이 가팔랐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기간 코스닥 제약지수는 11,607.95포인트에서 7,003.64포인트로 39.7% 급락한 바 있다. 또 코스피 의약품 지수도 같은 기간 28.8% 떨어졌다. 당시 여러 악재 요인이 합해져 악순환이 나타난 것. 성장 기술주 대표주자인 제약바이오 업종에 있어선 한미 금리 인상 역전이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향후 제약바이오 관심 종목에 코로나19 테마는 피하고 항암 신약 개발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테마를 피해야 하는 까닭은 美 정부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치료제나 진단키트 등을 구매 중단하게 되면 유럽 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아 이를 검토할 것으로 보여서다.

최근 CNN 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코로나19 대응관인 아시시 자(Ashish Jha) 박사가 미국 상공회의소 재단이 후원하는 행사에서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를 구입하는 급성 비상 단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말했다고 공개했다.

덧붙여 아시시 자 박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정기적인 건강관리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가을 일부 제품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매를 중단하고 이후 병원에서 백신이나 치료제가 구매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구매 중단이 사실화될 경우 현재 대외 수출이 큰 국내 진단키트 업체 및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대형 악재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최근에도 현대바이오, 한국비엔씨, 일동제약, 일동홀딩스, 진원생명과학, 신풍제약 등이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일정 보도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나타낸 바 있다. 진단키트 대표 종목엔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수젠텍, 랩지노믹스, 피씨엘, 진매트릭스 등이 꼽힌다.

향후 투자자들의 시선은 항암 신약 개발 테마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 3대 암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가 프랑스 파리에서 내달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학회에서 발표될 내용을 통해 신약 개발 진행 현황이 소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여서다.

참여 기업으로는 셀트리온, 엔케이맥스, 에이비온, 네오이뮨텍, 레고켐바이오, HLB, 에이비엘바이오, 제넥신, 루닛, 에스티큐브 등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국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47%, 1.44% 떨어지며 약세로 거래를 마쳤지만,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지수는 각각 3.17%, 2.52% 급락하면서 금리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등락 종목 수로 봐도 의약품·제약 지수 전체 155개 종목 중 상승은 27종목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재료가 점차 힘을 잃고 소멸되고 있고 금리 인상 여파도 쉽지 않아 지속적 반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실리고 있는 이유다.

개별종목으로 보면 앱클론이 CAR-T 치료제 재부각과 전환우선주 및 사모전환사채(CB) 발행 성공으로 인한 투자자금 확보 소식에 주간 24.11% 급등했다. 또 에스씨엠생명과학도 급성 췌장염 치료제(SCM-AGH)의 임상 2a상 결과 발표 예정 소식에 9.81% 올랐다. 이와 함게 줄기세포 치료제 대표주인 네이처셀도 6.68% 올랐다.

현대바이오는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인 ‘CP-COV03’를 코로나19 치료제로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한다고 밝혀 20.23% 급등했다. 한국비엔씨, 엔케이맥스, 일동제약 등도 각각 4.35%, 3.26%, 2.19% 오르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 이번주 주목 기업

올해 탄탄한 R&D 순항 속에 상반기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고 하반기 더욱 이익 개선이 전망되고 있는 유한양행에 중장기적으로 주목할 만하다.

대다수 분석 전문가들은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로 많게는 10% 성장한 1조8,57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은 23% 이상 늘어난 6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레이저티닙’ 등 R&D(연구개발)의 가시적 성과가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유한양행은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누계실적으로 매출 8,938억 원(젼년대비 10.02%↑), 영업이익 230억 원(38.27%↓)을 발표하면서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컨센서스보다 높은 성장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2분기 실적으로만 좁혀보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4,680억 원을 기록하면서 깜짝 성장을 나타냈다.

비록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지만, 전년도 기술료 수입의 감소 기저효과와 R&D 비용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시장의 기대치(평균 2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 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분기에만 전년 대비 라이선스 수익으로 115억 원이 감소했고 반면 R&D 비용은 전년보다 52억 원이 늘었다.

앞서 증권 분석가들은 당장의 2분기 실적은 연구개발(R&D)비 및 판관비의 증가로 시장의 눈높이에는 미달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과 함께 레이저티닙 등의 R&D의 견고함을 강조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상반기 실적 공개전 케이프투자증권은 2분기 잠시 주춤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멀리 봐야 한다며 투자의견 ‘BUY’의 신규 매수 추천 리포트를 내고 목표가 8만3,500원을 내놨다. NH투자증권도 목표가 8만 원의 신규 리포트를 썼고 유진투자증권도 유한양행에 대해 모범답안이 될 수 있다며 역시 목표가 8만 원을 신규제시한 바 있다.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이후 시장은 더욱 확신을 가지는 모양새다.

최근 대신증권은 자회사 성장으로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목표가 8만6,000원을 유지했고 한화투자증권도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했다며 목표가 8만5,000원을 내놨다. 지난 26일 유한양행의 주가가 5만7,000원이었던 만큼 이들은 추가로 약 50%의 상승 여력을 본 것이다.

유한양행의 상반기 실적 성장세는 약품 사업부를 중심으로 전 사업 분야가 고른 성장을 보인데 다 유한화학, 엠지, 유한건강생활 등의 이익 개선이 회사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약품사업부는 전반기에 9.9% 성장한 6,167억 원의 판매고를 나타내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고 유한화학과 엠지는 각각 64억 원과 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일반의약품(OTC)은 비타민·영양제류를 중심으로 시장 파이를 키워가면서 여성유산균 ‘엘레나’가 상반기 28.2% 성장한 117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고 간판 품목인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도 21.6%가 늘어난 13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안티푸라민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21~2022시즌 득점왕에 오르며 글로벌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손흥민 선수와 지난 5월 광고 모델 계약을 연장하면서 올해 국내외에서 ‘손흥민 효과’의 판매고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도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가 상반기 매출 229억 원(전년比 42%↑)으로 높은 성장을 나타냈고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매출 315억 원, 23.2%↑)·‘트라젠타’(581억 원, 4.4%↑), 에이즈(HIV) 치료제 ‘빅타비’(276억 원, 12.6%↑) 등이 비교적 높은 성장을 유지하면서 원동력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앤데믹 효과로 호흡기 치료제 ‘코푸시럽/정’은 152억 원의 매출로 190.5%가 성장해 시선을 끌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코로나19 재유행 등으로 인해 내수 판매고가 급증하고 애드파마를 통한 고마진 제품 판매 확대,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유한건강생활 등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익 개선 반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폐암 신약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과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면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와 관련해서는 8월에 열린 세계 폐암학회(WCLC)에서 렉라자 단독 1차(LASER-201) 치료요법 임상 1상 결과가 공개됐다.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없는 환자 43명에게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투여한 결과, 무진행 생존 기간(암 크기가 더이상 커지지 않은 채 생존해 있는 기간) 중앙값이 24.6개월이라고 밝힌 것인데 이는 타그리소의 18.9개월보다 5.7개월이나 우수한 수치다.

또 아시아종양학회(AOS) 2022에서도 LASER-201 임상 단독 요법 2차 치료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체 생존율 중앙값이 38.9개월로 타그리소의 26.8개월보다 더 나은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1차 치료제로서의 진입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회사 측은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가 되면 2023년 1,000억 원 이상 매출이 예상된다고 전망한 바 있다. 렉라자의 LASER-301(단독 임상 3상) 톱라인 임상결과는 올 4분기에 발표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렉라자+리브리반트+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임상 3상도 내년 5월에 종료될 예정으로 기대되는 핵심임상이다. 일각에서는 2025년 레이저티닙과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연간 50억 달러(6조6,2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입을 알린 얀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순항도 유한양행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현재 리브리반트 적응증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범위가 협소하지만, 향후 타그리소의 후속치료 가능성을 모색, 피하주사 제형 개발 등 기대되는 핵심 적응증에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필수적으로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기술수출했던 신약후보 물질들도 임상 순항을 예고하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SB-01, 레메디스크)의 임상 3상 첫 환자 투여가 지난 8월 19일(美 현지시간) 이뤄졌다고 임상 순항을 알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유한양행은 美 스파인바이오파마로부터 마일스톤 기술료 2백만 달러(약 27억 원)를 수령하게 됐다.

이외에도 프로세사에 기술수출한 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의 미국 내 임상2A상 첫 환자 투여도 이뤄졌고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YH35324’는 지난 16일 식약처에서 임상 1b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임상 1상 후기평가에 돌입했다. 또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도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향후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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