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절제술 후 키트루다 단독 보조요법, 2021년 FDA 허가 획득
같은 적응증 도전 옵디보·티쎈트릭, ESMO 2022서 실패 전해
키트루다 독점 지위 오래갈 듯…국내 허가·급여 영향에 촉각

▲ MSD 키트루다 제품 사진
▲ MSD 키트루다 제품 사진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신장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세포암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보조요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이 지난해 단독요법으로 확실한 효과를 입증하며 표준치료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키트루다와 경쟁하고 있는 여타 면역항암제들도 신세포암에서 보조요법으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대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어떨까. 다른 면역항암제의 임상 연구 결과가 오히려 키트루다의 독주에 엔진을 달아 준 모양새다.

≫ 키트루다, 신세포암 ‘최초’ 수술 후 보조요법 FDA 승인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키트루다의 신세포암 절제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를 사용하는 KEYNOTE-564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4개월 시점 분석 결과였다.

KEYNOTE-564는 절제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신세포암 환자 994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과 위약을 비교하는 임상 3상이다.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인 무질병생존율(DFS)에서 키트루다군은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위약군에 비해 3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무질병생존율은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이 각각 85.7%, 76.2%였으며 2년 무질병생존율은 77.3%, 68.1%로 확인됐다. 두 그룹 모두 무질병생존기간 중앙값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 역시 키트루다군이 96.6%로 위약군의 93.0%에 비해 소폭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해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키트루다를 수술 후 특정 신세포암 환자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를 승인했다.

≫ 옵디보·여보이 조합, 1차 평가변수 달성 ‘실패 ’

▲ 옵디보·여보이 제품 사진
▲ 옵디보·여보이 제품 사진

키트루다의 성공에 경쟁 면역항암제들의 연구에도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달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결과는 실망이 크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ESMO 2022에서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과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을 병용해 신세포암 절제술 후 보조요법으로 효과·안전성을 알아본 CheckMate 914 연구의 파트A 결과가 공개됐다.

CheckMate 914 연구는 신세포암 제거술을 받은 환자 1,6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부적으로 파트A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위약을 비교했으며, 파트B는 파트A에 옵디보 단독요법군을 추가해 3가지 그룹을 분석한다. 이번 ESMO 발표는 816명이 포함된 파트A에 대한 결과다.

발표에 따르면 CheckMate 914 연구는 1차 평가변수인 무질병생존율 개선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

추적기간 중앙값 37개월에서 무질병생존율 위험비가 0.92로 8% 개선 경향이 나왔지만, 통계적 유의성 도달에는 실패한 것. 2년 무질병생존율은 옵디보·여보이군과 위약군이 각각 76.4%, 74.0%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실망스러운 것은 앞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이 신세포암 선행요법에서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CheckMate 214 연구에서 이 병용요법은 기존 옵션인 VEGF 억제제 수니티닙군 대비 더 긴 무치료생존기간을 보인 바 있다.

높은 반응률과 반응 지속기간 치료 중단 후 지속기간 등에서 눈에 띄는 결과였다. 이 결과로 인해 CheckMate 914 연구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 티쎈트릭도 IMmotion010 연구 실패…키트루다 ‘독점 지위’ 당분간 지속

▲ 티쎈트릭 제품 사진
▲ 티쎈트릭 제품 사진

또 다른 면역항암제인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도 신세포암 절제술 후 보조요법에서 고배를 마셨다. 공교롭게도 발표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같은 ESMO 2022였다.

티쎈트릭 또한 신세포암 절제술 후 보조요법으로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IMmotion010 연구를 진행했다.

IMmotion010 연구는 절제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신세포암 환자 7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390명은 티쎈트릭 단독요법을 보조요법으로 투약했고 388명은 위약군에 배정됐다.

추적기간 중앙값 44.7개월에서 무질병생존기간 중앙값은 티쎈트릭군이 57.2개월, 위약군이 49.5개월로 나타났다. 2년 무진행생존율은 각각 67%와 65%로 위험비 0.93, 7% 개선 경향이었지만, 통계적 유의성 달성에 실패했다.

연구진은 “재발 위험이 높은 신세포암 환자에 대한 절제 후 보조요법으로 아테졸리주맙은 위약에 비해 개선된 임상 결과의 증거를 나타내지 않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신장 세포 암종의 치료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아테졸리주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과 티쎈트릭이 해당 적응증에서 잇따라 임상 실패를 발표하면서 기존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고 있는 키트루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국내에서도 키트루다의 신세포암 절제술 후 보조요법 적응증이 허가됐다.  향후 기존에 옵션이 없었던 분야인 만큼 국민건강보험 급여 여부에 이목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당국으로서는 경쟁제품의 임상 실패가 독점적 지위를 이어가게 될 키트루다와의 약가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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