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제약바이오사 50곳, 1H 자회사 득실 해부(中)
대형제약기업 중심의 ‘자회사 효과’…‘절반의 성공’ 지적도
해외법인, 수익성 기여 희비 '극명'…연결 vs 별도 ‘극과극’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 중 자(子)회사 연결로 인해 모(母) 회사의 외형 성장에 도움이 된 곳은 50곳 중 44곳으로 88%에 달했다.

하지만 수익성에선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매출은 늘었어도 정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형 확장에는 자회사가 일정 부분 기여를 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기업별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회사 효과를 본 기업은 존재했다. 대체로 수익구조가 탄탄한 대형 제약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이 같은 후광 효과가 나타났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계열회사를 둔 주요 제약바이오사를 분석하고 자회사 연결기준을 통해 영업이익에서 득을 본 기업을 추려봤다.

연결기준은 기업이 종속된 자(子) 회사까지 하나의 회사로 보고 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이다. 반대로 별도기준의 경우 종속회사를 제외하고 해당 기업의 실적에 대해서만 언급하게 된다.

≫ 대형제약사, 탄탄한 수익 구조…자회사 ‘기여도’ 주목

올 상반기 기준 자회사로 인해 영업이익에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이 회사는 중국 현지법인을 통한 진해거담제 등의 매출을 통해 418억 원의 추가 이득을 얻었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306억 원이었지만 연결로 보면 724억 원으로 136%나 증가했다.

이어 GC녹십자(자회사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분 307억 원), 씨젠(154억 원), 휴젤(153억 원), 일양약품(152억 원), 한국콜마(93억 원), 유한양행(72억 원) 등도 자회사들이 효자 노릇을 했다.

한미약품의 수익성 개선에는 중국법인인 북경한미의 실적 상승이 주효했다. 주력품목인 진해거담제 ‘이탄징’(유아용), ‘이안핑’이 상반기 각각 695억 원(3억6,073만 위안, 전년比 37.8%↑ ), 72억 원(3,727만 위안, 116.4%↑)의 매출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북경한미의 매출 1,733억 원(전년비 30.4%↑) 및 영업이익 426억 원의 호성적을 거들었다.

GC녹십자는 상장 계열사인 녹십자웰빙과 지씨셀이 연결기준 수익성 제고에 자기 몫을 해냈다. 이 회사들의 영업이익은 각각 42억 원(전년比 14.7%↑), 411억 원(719%↑)으로 합쳐 453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녹십자웰빙은 주사제 매출 성장과 건강기능식품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두 자릿수(15%)의 매출 성장을 통해 이익을 실현했다.

특히 GC셀은 주요 캐시카우인 검체검사와 바이오물류 사업이 지속 성장 한데다 아티바, MSD(머크) 등을 통한 기술이전료와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세포치료제사업 매출만 2분기(3개월) 142억 원을 올리며 지난해 연간이익(363억 원)을 넘어서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종속회사인 유한화학과 엠지가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각각 64억 원과 15억 원의 반기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효자 노릇을 했다.

구체적으로, 유한화학은 상반기 매출만 35%가 늘어난 931억 원을 기록했고 엠지는 7% 성장한 7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향후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엠지, 유한건강생활 등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추가적인 이익 개선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 수익성 희비 가른 해외법인…영업이익 증감 ‘한 몫’

씨젠은 해외 현지에서 진단시약 및 장비를 판매하는 나라별 법인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브라질, 독일에서는 각각 73억 원, 48억 원, 25억 원의 반기 순이익을 냈지만,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에서는 각각 10억 원, 2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전반적인 순이익 측면에서는 102억 원을 기록하면서 도움이 됐다.

다만, 이들 해외 법인들의 전년도 같은 기간의 순이익은 295억 원에서 절반 이하로 급감한 만큼 향후도 이익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특히 씨젠의 2분기(3개월) 영업이익으로 좁혀보면 1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42억 원)과 비교해 91%가 급감한 결과로 ‘어닝 쇼크’를 나타낸 만큼 향후 해외 현지 법인들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젤은 종속기업 자회사로 해외 현지법인 등 9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히알루론산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아크로스가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351억 원에 불과했지만 19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일양약품은 중국 내 2곳의 해외 현지법인 자회사가 회사를 먹여 살렸다. 실제로 지배사인 일양약품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8억 원. 연결기준에 따르면 4배에 달하는 200억 원이 반영됐다.

이 같은 이익은 해외 종속회사로 양주일양유한제약공사가 45억 원의 이익을 냈고,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도 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제품 개발과 제품 수탁을 맡고 있는 일양바이오팜도 1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모회사의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콜마는 외형성장과 수익성에 있어 HK이노엔의 덕을 톡톡히 봤다. 앞서 콜마는 외형에서 별도기준으로 3,852억 원에 불과했지만 연결을 적용했을 때 9,131억 원으로 제약사 중 가장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룬 기업으로 나타난 바 있다. HK이노엔은 수익성에 있어서도 219억 원의 영업이익이 반영돼 이익 성과를 높이게 됐다.

이들 외에도 광동제약(자회사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분 32억 원), 동국제약(30억 원), 셀트리온(28억 원), 유유제약(26억 원), 동화약품(25억 원), 삼천당제약(24억 원), 에스티팜(21억 원), 신풍제약(17억 원), SK바이오팜(15억 원) 등도 자회사들의 이익이 연결기준으로 보탬이 됐다.

한편 별도기준에서는 영업 적자를 낸 모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적자를 면한 곳도 있었다. 유유제약은 별도기준으로 19억 원의 영업 적자가 났지만, 종속회사로 건기식 판매 기업인 유유헬스케어와 의료기기 판매를 담당한 유유메디컬스에서 2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연결기준에서는 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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