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 PEARL 1·PEARL 2 데이터 공개
지난해 우월성 실패 발표 후 기대감↓…“하위그룹 혜택 가능”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노바티스의 새로운 후보물질이 자사의 블록버스터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야심차게 진행한 임상 3상의 결과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졸레어 대비 우월성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대감은 남아있다. 질병 상태나 하위그룹에 따른 옵션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열린 유럽피부과·성병학회(EADV) 연례학술대회에서는 리겔리주맙의 쌍둥이 임상 3상인 PEARL 1·PEARL 2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PEARL 1·PEARL 2 연구는 H1 항히스타민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12세 이상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2,057명(PEARL 1=1,034명·PEARL 2=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분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참여 환자는 리겔리주맙 두 가지 용량(72mg·120mg)군, 졸레어군, 위약군으로 3:3:3:1 무작위 배정됐다. 자사의 기존 치료제와 직접 비교를 통해 우월성을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나타난 임상 디자인이다.

실제로 임상 2상에서는 리겔리주맙이 졸레어 대비 높은 효능이 확인된 바 있다. 임상 2상 결과를 이어간다면 2024년 예고된 졸레어의 특허 만료에도 시장 수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노바티스는 PEARL 1·PEARL 2 연구에서 리겔리주맙이 졸레어 대비 우월성 입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의 세부 결과가 이번 EADV 2022에서 공개된 것.

발표에 따르면 16주에서 두 용량의 리겔리주맙군 모두 위약 대비 완전 반응 비율이 우월하다는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16주차에 리겔리주맙 72mg군은 31.0%, 120mg군은 38.3%이 주간 두드러기 활동 점수(UAS7)가 0에 도달했으며 위약군은 5.7%에 불과했다. 문제는 졸레어군의 달성률 역시 34.1%에 달했다는 점이다.

72mg군은 졸레어의 결과보다 낮았으며 120mg군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졸레어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 했다. 이상반응 또한 리겔리주맙과 졸레어의 차이가 없었다. 효과와 안전성만 놓고 봤을 때 졸레어 대신 리겔리주맙을 쓸 이유가 없는 것.

하지만 연구진은 향후 나올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정 그룹에서 졸레어 대비 리겔리주맙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위분석 결과에서 질병 상태에 따라 리겔리주맙과 졸레어의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 졸레어로 실패했을 경우 리겔리주맙을 사용했을 때 효과 여부에 대한 가능성도 남아있다.

연구를 주도한 독일 베를린 샤르테 병원의 마커스 마우러 두드러기센터장은 “현재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에 대한 옵션은 졸레어와 평소에는 작용하지 않는 항히스타민제뿐”이라며 “더 많은 치료 옵션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