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소틱투, 美 승인…기존 경구제 오테즐라 직접 비교 우위
글로벌 임상 3b상, 한국인 60명 포함…국내 허가신청 초읽기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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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글로벌 중증 건선 시장에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했다. 국내외 중증 아토피 피부염 시장에서 처방량을 확대하고 있는 JAK(Janus Tyrosine Kinase) 억제제 기전과 함께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경구제 트렌드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관심은 국내 도입 시기로 쏠린다. 그간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건선 환자들은 경구제 옵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근 BMS의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를 성인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로 승인했다.

소틱투는 세포 내 신호전달 효소인 TKY2(Tyrosine Kinase 2)를 억제해 건선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 염증 질환에 영향을 주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TKY2 타깃 치료제가 JAK 타깃 치료제와 활성 유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년층에게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JAK 억제제와의 구분하겠다는 것.

이번 FDA 승인은 소틱투의 POETYK-PSO-1,POETYK-PSO-2 임상 3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 두 연구는 기존 경구 중증 건선 치료제인 오테즐라(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와의 직접 비교 임상이다. 소틱투군과 오테즐라군, 위약군으로 참여 환자를 나눠 경과를 지켜보는 방식이다.

두 임상의 1차 평가변수는 16주차에 건선평가점수(sPGA) 0~1점 달성, 건선 면적 및 중증도 지수(PASI) 75(75% 개선) 달성이다. POETYK-PSO-1에는 666명, POETYK-PSO-2에는 1,020명이 각각 참여했다.

POETYK-PSO-1 연구 결과 16주차 sPGA 0~1점 달성률이 소틱투군 54%, 오테즐라군 32%, 위약군 7%로 나타났다. 16주차 PASI 75 달성률 역시 소틱투군은 58%로 오테즐라군 35%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POETYK-PSO-2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POETYK-PSO-2 연구에서 16주차 sPGA 0~1점 달성률은 소틱투군과 오테즐라군에서 각각 50%와 34%로 나타났으며 PASI 75 달성률은 각각 53%, 40%였다.

2차 평가변수인 24주차 sPGA 0~1점, PASI 75, PASI 90 달성률 역시 소틱투군이 오테즐라군 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 POETYK-PSO-1 연구, 한국인 포함…국내 허가 신청 가능

FDA가 POETYK-PSO-1과 POETYK-PSO-2 결과를 바탕으로 소틱투를 허가하면서 국내 도입 시기에 관심이 간다. 상황으로만 살펴보면 곧장 허가신청도 가능하다.

현재 국내 중등도~중증 건선 치료제 시장은 주사제인 인터루킨(IL) 억제제 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다.

1세대 IL 억제제인 얀센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를 시작으로 2세대인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릴리의 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 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 애브비의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까지 잇따라 시장에 나와 있다.

각 치료제는 판상 건선뿐 아니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 다양한 질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IL 치료제의 문제는 높은 가격과 편의성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로 지정되면서 환자 부담(10%)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 기준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환자가 제한적이고 4주~12주 간격으로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 가운데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소틱투가 시장에 나온다면 IL 계열 간 치열하게 이뤄지던 경쟁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등도~중증 아토피 시장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 시장은 IL 억제제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올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등 JAK 억제제가 국민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경구제의 편의성과 듀피젠트와의 직접비교에서 우월성까지 입증(린버크)한 연구 결과 등은JAK 억제제의 처방 확대 근거가 되고 있다. 건선 시장에서 소틱투의 역할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소틱투의 국내 허가신청 기반은 마련돼 있다. FDA 허가 기반인 POETYK-PSO-1 연구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POETYK-PSO-3 연구 또한 결과 도출을 앞두고 있다.

FDA 허가 이후 진행에 속도를 내는 다국적제약사 신약의 일반적인 절차를 감안할 때 소틱투의 허가신청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허가신청이 이뤄진다면 내년이면 출시도 기대할 수 있다.

≫ 국내에는 출시도 못 한 오테즐라 사례, 소틱투 국내 도입 영향

다만 오테즐라의 사례는 소틱투 국내 도입에 암초가 될 수 있다. 오테즐라는 2017년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출시는 이뤄지지 못하면서 올해 6월 자진해 허가를 취소했다.

결국 오테즐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출시조차 못 한 건선 치료제가 됐다.

당초 세엘진이 개발한 오테즐라는 국내에서 급여협상 단계까지는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약가에서 정부와 제약사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출시는 포기했다.

2019년 오테즐라를 암젠이 인수했지만, 국내에서는 진척이 없었고 결국 자진 허가취소까지 결정한 것.

자진 허가취소에 대해 암젠 관계자는 “허가취하는 국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큰 치료제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는 회사의 비지니스 전략에 따라 이뤄졌다”며 “다양한 기전의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가 국내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테즐라의 국내 미출시는 그간 국내 건선 환자들이 경구제 옵션 혜택을 받지 못한 문제뿐 아니라, 소틱투의 급여 절차에서 기준 약가가 없다는 것도 의미한다. 소틱투도 약가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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