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 자릿수’ 외형 성장…수익성도 ‘안정권’ 진입
치매 관련주 묶인 한국파마…정신신경계 품목 ‘강자’ 입증
미래 먹거리 발굴에 예산 ‘투입’…기술 도입도 ‘적극적’

▲ 한국파마 전경
▲ 한국파마 전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최근 잇단 증시 폭락 속에서도 소리 없이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파마를 두고 하는 얘기다. 대다수 종목이 금리 인상 여파로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이 회사의 주가가 최근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한국파마의 최근 4년간 실적 및 주요 품목 매출 현황, R&D 파이프라인을 심층 분석하고 이 회사의 최근 주가 상승 배경을 짚어봤다.

국내 증시는 9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만 코스닥 지수가 7.78% 폭락한 데 이어 제약지수도 3.6% 떨어지는 등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대다수 제약바이오 종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파마가 9월 마지막 한 주에만 15.23% 급등하며 근래 들어 보기 드문 상승세를 연출했다.

한국파마의 이 같은 주가 상승에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치매 및 요오드 공급 관련주로 수혜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철 결핍성 빈혈치료제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는 등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 한국파마, 지난해 두 자릿수 외형 성장…수익성도 안정권 진입

한국파마의 최근 4년치 실적을 보면, 매출로 2018년 605억 원(전년比 7.65%↑), 2019년 661억 원(9.32%↑), 2020년 715억 원(8.17%↑), 2021년 796억 원(11.33%↑)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지난해엔 두 자릿수 성장률에 진입했다.

특히 외형 성장뿐 아니라 내실도 잡으면서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도 2018년 38억 원(52.3%↑), 2019년 55억 원(44.4%↑), 2020년 32억 원(42.8%↓), 2021년 64억 원(101.6%↑)을 기록, 수익성도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이러한 성장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388억 원을 거두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34억 원을 기록해서다. 다만 순이익은 R&D 투자를 위한 금융비용 증가(25억 원)로 인해 35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감소했다.

≫ 치매 관련주 묶인 한국파마…정신신경계 품목 ‘강자’ 입증

한국파마는 그동안 판매해오던 먼디파마社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비스펜틴조절방출캡슐’과 천식치료제 ‘플루티폼흡입제’의 공급계약을 지난해 종료했지만, 1L 장세정제 개량신약 ‘플레뷰산’ 매출이 전년보다 45% 늘고, 항우울제 ‘파마설트랄린정’ 판매고도 50%나 증가하면서 매출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대만 기업 오리엔트파마社와 소아용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 ‘메티듀어’의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먼디파마의 도입 상품 종료 후에도 향후 매출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가 치매치료제 등 정신신경계 품목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의 이목을 이끌어낼 역량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평가는 실제 이 회사의 최근 주가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치매 치료 신약 '레카네맙(성분명 lecanemab)'이 임상 3상 결과 합격점을 받아들자 한국파마가 치매 관련주로 언급되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파마의 정신신경계 제품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139억 원으로 전년보다 49%나 대폭 늘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35%에 달하는 규모인데, 여기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치료제 ‘바스티아정’, 조현병 치료제 ‘쿠에티정’·‘리스돈정‘, 뇌기능 개선제 ’콜리티린연질캡슐‘, 우울증 치료제 ’파마파록세틴정‘ 등 주요 품목들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실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지난 8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가 파킨슨병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미국 시카고 러시 대학 의료 센터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국파마가 치매약 관련주로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현재 이 회사는 페노피브레이트의 활성형인 페노피브릭산에 콜린염을 추가한 동맥경화용제 '페노코린캡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 우려가 나오면서 방사선 피폭에 대비하는 필수의약품 ’요오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파마가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 ’베타딘액‘을 생산 판매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베타딘액을 생산하기 위해 포비돈 요오드 원료를 올 상반기에만 19만3,000달러 가량을 수입했으며 지난해에는 77만2,000달러 규모를 들여왔다. 이는 작년 기준 전체 주원료 수입 비중의 약 40%에 해당할 만큼 한국파마의 주력 원료라는 의미다.

≫ 미래 먹거리 발굴에 예산 투입…기술 도입도 ‘적극적’

한국파마의 파이프라인도 순항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빈혈치료제 ‘KP-01’의 가교임상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으면서 ‘아크루퍼’(ACCUFER)의 약동학 평가를 통해 철 결핍성 빈혈 치료제 효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한국파마는 지난해 영국 쉴드테라퓨틱스社와 빈혈 및 철 결핍 치료제 ‘아크루퍼’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한국파마는 지난해 12월 표적단백질 분해기술이 적용된 신약후보물질 ‘J2H-2002’를 경구용 제제로 개발하는 포괄적 공동개발 협약(MOU)을 J2H바이오텍社와 체결한 바 있고 앞서 2020년 8월부터는 에빅스젠 사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KP204’의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회사는 노인 근감소증 환자에서 온코크로스社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신약후보물질 ‘KP203’의 반복 투여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다기관, 용량 탐색, 제2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 현재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국파마는 품질 개선 개발을 위한 내부 예산으로만 약 138억 원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위궤양 치료제 ‘KP201’(빠른 효과 발현), 알츠하이머 치료제 ‘KP172’(복용편의성 증대), 우울증 치료제 ‘KP173’(복용편의성 증대)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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