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 임상 3상 ‘긍정적’ 톱라인…CTAD서 데이터분석 보고
간테네루맙, GRADUATE1&2 톱라인 중간분석 결과도 CTAD서 발표
도나네맙 데이터는 내년 예고…아두헬름 논란 FDA 허가 여부 관심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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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아밀로이드-β 단백질 축적을 타깃 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 유력 후보물질들이 11월 심판대에 오른다.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각광받던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이 논란을 야기하며 퇴출된 만큼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β 단백질이 인지 저하와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가설에 따라 20여 년 전부터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은 이를 타깃 하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아직 학계의 호응을 끌어낼 만한 결과를 얻은 연구는 없다.

아두카누맙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한 최초의 아밀로이드-β 타깃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됐지만, 연구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이어지며 결국 생산시설 철수 절차에 들어갔다.

여기에 아밀로이드-β 가설의 근간이 된 논문마저 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력 후보물질들이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의 베일을 벗는 것.

오는 11월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15회 알츠하이머 임상연구 컨퍼런스(CTAD, 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에서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하고 있는 레카네맙, 로슈가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의 임상 3상 데이터가 일부 공개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특히 레카네맙은 회사가 공개한 발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아두카누맙을 비롯한 과거의 실패 사례들 탓에 11월 발표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 “레카네맙, 임상 3상 Clarity AD서 1차 평가변수 충족”

최근 바이오젠은 레카네맙의 임상 3상 Clarity AD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레카네맙은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뒤 9월 조건부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Clarity AD는 1,906명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등록을 목표로 2019년 시작된 연구다. 등록 환자들은 레카네맙과 위약을 각각 2주 간격 정맥에 주사했다.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18개월 투약 후 0~18점 범위의 인지기능 평가점수(CDR-SB)에서 레카네맙군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다.

바이오젠 발표에 따르면 최종 등록된 1,795명의 결과에서 레카네맙군은 위약군 대비 CDR-SB 점수를 27%(0.45점) 개선했다. 이 결과는 6개월 차부터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해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밀로이드-β 축적을 양전자 단층촬영(PET)으로 알아본 2차 평가변수에서도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뇌부종 등 아밀로이드 관련 부작용 비율에 있어서는 레카네맙군이 21.3%, 위약군은 9.3%로 나타났다.

바이오젠의 설명만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서 레카네맙의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오젠의 앞선 아밀로이드-β 타깃 치료제인 아두카누맙의 CDR-SB 점수 개선도 0.39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결국 11월 CTAD에서 발표되는 이 톱라인의 세부 데이터가 레카네맙의 장래를 판단할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2023년 4월 이전 레카네맙의 정식 승인신청을 미국·유럽 등에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 간테네루맙, 임상 3상 GRADUATE 1·2 톱라인 데이터 발표도 이뤄질 CTAD

역시 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로슈의 간테네루맙의 CTAD에서 중요한 발표에 나선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간테네루맙의 효과·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쌍둥이 연구인 GRADUATE 1과 2의 톱라인 결과가 공개되는 것.

GRADUATE 1·2는 2018년 1,998명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등록을 목표로 간테네루맙과 위약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간테네루맙은 아두카누맙, 레카네맙과 달리 피하주사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116주 차에 기준선 대비 CDR-SB 점수 변화다. 레카네맙의 18개월보다는 다소 1차 평가변수 결과 도출 기간이 길다.

2차 평가변수로는 116주 차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 점수 변화, MRI로 확인된 뇌부종 등 부작용 발생 비율 등이 포함됐다.

바이오젠과 마찬가지로 로슈 또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 수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1월에 열리는 CTAD에서 공개될 내용에 따라 회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11월 레카네맙과 간테네루맙의 톱라인 데이터가 공개되면 시선은 다시 FDA로 돌아간다. 아두카누맙을 승인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FDA가 아밀로이드-β 타깃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다시 한번 승인할지 세계적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일라이 릴리가 개발하고 있는 도나네맙 연구는 이번 CTAD에서 발표되지 않는다.

진행하고 있는 TRAILBLAZER-ALZ-2, TRAILBLAZER-ALZ-3 임상 3상 연구와 아두카누맙과의 직접 비교 소규모 임상 3상인 TRAILBLAZER-ALZ-4 등은 내년 상반기에나 첫 데이터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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