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재형 의원, 복지부 국감서 국내 제네릭 가격 비판
“높은 제네릭 약가에 신약 개발에도 악영향 끼칠 수 있어”
"현행 대비 약가 20% 인하시 건보재정 1조5천억 절감 가능"
조규홍 복지부 장관 “단계적 인하 방안 모색할 것”

▲ (왼쪽부터)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 조규홍 복지부 장관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국내 제네릭의약품(복제약) 가격이 외국보다 높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향후 단계적으로 약가 인하를 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제네릭의약품 가격이 타국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약가 인하를 촉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제네릭 생산 실적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면역억제제 타크로벨 가격은 미국의 약 15배 정도 가까이 책정돼 있다. 5위를 차지한 혈소판응집억제제 플라비톨 가격은 미국의 약 3배 정도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단일 의약품 매출이 가장 높았던 B형 간염약 비리어드 복제약 가격은 미국 대비 약 3배, 고지혈증 치료제 심바스타틴 약값은 14배로 형성돼 있다.

최재형 의원은 “2017년 자료이기는 하지만 캐나다에서 신약 약가 검토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네릭 가격이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며 “현재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 상한이 오리지널의 53.55%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10년째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국가마다 다르지만 스웨덴 제네릭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약 30%, 캐나다는 25%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자율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은 10%대 수준이다.

최 의원은 “높은 복제약 가격은 국민에게 부담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며 “2021년도에 복지 급여 금액이 총 8조6,679억 원으로 나와 있다. 다른 기준이 모두 동일하다는 조건 하에 현재 제네릭 약가에서 20% 정도만 인하하면 약 1조5,000억 원 정도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고령층 인구 증가로 약제비와 의료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약값을 인하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의원은 고가의 제네릭 약가가 신약 개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처음 약값을 책정하면서 복제약 가격을 상당히 높게 책정한 것은 그 수익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라는 시각도 있었다”며 “이는 오히려 현재 복제약 가격이 너무 높아서 수익이 보장되다 보니 위험이 수반되는 신약 투자 동력을 상실시키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약 개발을 승인한 국가는 미국 66품목, 유럽 26품목. 일본 6품목, 중국 2품목인데 우리나라는 전무하다”며 “우리나라 신약 개발 수준이 이제 중국보다도 뒤처져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R&D 규모도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매출의 약 25% 수준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상위 10개사는 매출액 대비 13% 정도에 불과하다”며 “제약업계가 그동안 국민 건강을 위해 큰 공헌을 한 것은 맞지만 이제는 복제약 사업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핵심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제네릭 약가를 현실화하고 신규 신약 개발 투자에 대해 정부가 추가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공감을 표하며 단계적으로 약가인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장관은 “그동안 제네릭 약가 제도 개선을 했지만 여전히 외국에 비해서 높기 때문에 추가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건강보험 재정도 그렇지만 사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이 개발이 더디고 느린 것이 제네릭 약가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한꺼번에 큰 폭으로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단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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