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비소세포폐암 1차 사용, 수년 논의에도 제자리
SGLT-2 억제제, 심부전 적응증 급여 논의 시작 ‘주목’
경평 면제 기준·간세포암 2차 라인 급여 논의도 가능성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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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올해 상반기 국민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에 난항을 겪던 여러 신약 문제가 해결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이 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하반기 논의가 진행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살펴봤다.

≫ 타그리소, EGFR 비소세포폐암 1차…3년째 ‘제자리’

아스트라제네카의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대표적인 급여 난항 의약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타그리소가 표준치료제로서 자리 잡은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타그리소는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3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구분된다. 1세대인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와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 2세대인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과 비짐프로(성분명 코미티닙)에서 해결하지 못한 뇌전이 효과가 특징이다.

타그리소의 국내 허가는 ▲EGFR-TKI 1차 치료 후 T790M 변이 양성 환자 대상 2차 라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1차 라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완전 종양 절제술 후 보조 치료 적응증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정부는 2차 치료제로서 타그리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결정했다. 이 약은 여전히 1·2세대 EGFR-TKI 치료 후 2차 라인에서 유일한 옵션이었다.

타그리소는 2018년 1차 치료 적응증도 획득한다. 뇌전이에 효과가 있는 첫 EGFR-TKI였기에 기대가 컸다.

이 허가에는 FLAURA 임상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에서 타그리소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8.9개월로, 1세대 EGFR-TKI의 10.0개월보다 9개월가량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가 이후 곧바로 시작된 급여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되던 급여 절차에서 발목을 잡은 것은 2019년 9월 발표된 FLAURA 임상의 아시아인 하위분석 결과였다.

하위분석 결과 타그리소를 1차로 사용했을 때 아시아인에게는 혜택이 없었다. FLAURA 임상이 아시아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급여권 옵션(1세대·2세대) 대비 높은 약가를 지불하기 어려웠다.

또한 타그리소를 먼저 사용하다 변이가 발생할 경우 후속으로 사용할 EGFR-TKI가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1·2세대 EGFR-TKI 사용 후 2차 라인에서 타그리소를 쓰는 이른바 ‘순차치료’가 국내 급여권에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배경이다.

타그리소는 현재까지 암질심에서만 3번의 고배를 마셨다. 중국인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아시아인 1차 라인 효과에 대해 강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그리소의 논의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키트루다의 경우처럼 경쟁약의 등장이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약가인하 혹은 재정분담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현재 타그리소의 급여 적응증인 2차 라인에서 동일선상에 섰고 1차 라인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 결과 도출을 앞두고 있다.

≫ SGLT-2 억제제, ‘만성심부전’ 적응증 급여논의 시작될까?

하반기 급여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문제에는 SGLT-2 억제제의 만성심부전 적응증도 있다. 만성심부전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으로 대표되는 SGLT-2 억제제의 새로운 영역이다.

이 두 치료제는 이미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심장학회를 달구며 만성심부전의 새로운 옵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출률 감소 만성심부전에서 SGLT-2 억제제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의 최우선 권고를 받고 있으며 박출률 보존 만성심부전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아직 국내 급여 논의는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르면 올해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자디앙의 경우 박출률 감소 만성심부전에 이어 박출률 보존 만성심부전까지, 만성심부전 전체를 아우르는 적응증을 이미 획득했다. 박출률 감소 만성심부전 적응증을 먼저 획득했던 포시가도 최근 박출률 보존 심부전 연구에서 성과를 내며 적응증 확대에 그린라이트를 켰다.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며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고, 약가도 높지 않아 급여 논의만 시작된다면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 향후 이뤄질 만한 급여 이슈는?

국내에 처음으로 급여권 도입된 슈퍼항생제 저박사의 그림자에 있는 화이자의 항진균제 크렘셈바(성분명 이사부코나졸)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평가 면제 기준 변화가 필요한 만큼 시간은 필요하다.

저박사는 2020년 항생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면제가 이뤄지면서 급여권 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 경제성평가 면제는 항생제 전체가 아닌 항균제로 제한됐다. 항진균제인 크레셈바는 면제 대상에 들어가지 못한 것.

기존 항진균제 내성에 효과가 있는 슈퍼항진균제 또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평가 면제 기준 개선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같은 이유로 급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뇌전증 등 신경계 의약품도 논의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간세포암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1차 라인에서 사용한 뒤 기존 치료제인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이나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을 사용할 수 있는 급여기준 개선 또한 현장에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쟁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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