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분기 증시 리뷰] 제약바이오기업 시가총액 변화
먹튀된 코로나19 테마주…제약바이오 ‘시총 지형도’ 대격변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해 국내 증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유동성 축소에 따른 직격타를 맞으면서 금리 인상 압박과 인플레이션 공포가 지속적으로 증시를 짓누른 모양새다. 3분기까지 추락엔 날개가 없다는 것을 실감한 것.

여기에는 미국 증시의 급락과 함께 글로벌 증시의 하락도 영향을 미치며 동반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제약바이오 업종은 2020년 코로나19 테마가 기대감을 등에 업고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 코로나 엔데믹화에 일상 회복을 눈앞에 뒀음에도 가시적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채 끝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악성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수급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2년 3분기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증시 환경 변화와 주요 이슈를 되짚어 봤다.

≫ 제약바이오, 오른 종목 손가락 꼽아야…4종목 중 1종목 ‘반토막’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코스피 의약품(46종목) 및 코스닥 제약(111종목) 기업의 등락 폭을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포진해 있는 의약품지수는 17,204.26포인트에서 13,624.15포인트로 20.8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같은 기간 27.61%가 하락한 만큼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경기 방어주로서 그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비중으로 들어가 있는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는 바닥없는 추락으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텍이 몰려있는 제약지수는 11,150.84포인트에서 6,833.70포인트로 38.72% 급락해서다. 떨어진 낙폭만 보면 의약품 지수의 두 배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황은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떨어진 성적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가 20.95%, 미국 제약바이오 대표지수인 나스닥 생명공학지수가 20.33% 하락한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주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그 어느 때 보다 심했던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제약지수는 20.58%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신규상장 5종목을 제외한 152개 제약바이오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 수는 단 6개 종목에 불과했다. 오른 종목 비율은 단 4%였다. 대부분(96% 차지)의 종목이 내린 셈이다.

조사대상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32.21%였다. 50% 이상 하락한 종목 수는 24종목으로 4종목 중 1종목은 반토막 났다는 의미다.

만약 올해 제약바이오 종목을 샀다면 대다수 투자자들이 평균 30%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의미고 그 중에서도 4명 중 1명은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피해 봤다고 설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제약바이오, 올해 들어 시총 41조 ‘공중 분해’

주가가 급락한 만큼 시가총액(이하 시총)도 올해 들어 40조6,710억 원이 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185조5,397억 원의 시총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144조8,687억 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 지난해 말 17조2,125억 원에서 6조1,658억 원으로 평가액만 보면 11조 원이 돈이 없어졌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시총 증감 2조6,04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조3,096억 원↓), 셀트리온제약(2조1,313억 원↓), 씨젠(1조7,861억 원↓), 에스티팜(1조452억 원↓), 한국비엔씨(1조179억 원↓) 등에서도 1조 원 이상 돈이 사라졌다.

반면, 케어젠(5,210억 원↑), 대웅제약(1,159억 원↑), 일동홀딩스(1,050억 원↑), 일성신약(910억 원↑), 대화제약(192억 원↑), 바이오플러스(98억 원↑) 등은 주가 상승에 시총이 늘어난 몇 없는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 코로나 수혜주 ‘내리막길’…항암제 테마주에 ‘쏠린 눈’

올해 제약바이오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코로나19 모멘텀이 사실상 끝났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모멘텀과 관련해서는 美 정부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매를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내년 1월부터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급격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

미국 정부가 치료제나 진단키트 등을 구매 중단하게 되면 유럽 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아 이를 검토할 것으로 보여지는 데 만약 구매 중단이 사실화될 경우 현재 대외 수출이 큰 국내 진단키트 업체 및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대형 악재인 셈이다.

게다가 일부 기업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해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용도로 이용하고, 일부 경영진은 주가가 급등한 이후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 모습을 보여주면서 제약바이오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 눈총을 받았다.

실례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일양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결과를 허위로 발표해 주가조작 혐의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 진단키트 대표 종목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수젠텍, 랩지노믹스, 피씨엘, 진매트릭스 등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또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일정 보도에 따라 현대바이오, 한국비엔씨, 일동제약, 진원생명과학, 신풍제약 등의 주가가 급등락을 나타냈다.

테마와 관련해 ‘항암 신약개발’ 관련주가 AACR(미국 암학회), ESMO(유럽종약학회) 등 위기 때마다 구원 등판한 주요 글로벌 학회 개최 영향에 따라 나타났다.

이와 함게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치매 치료 신약 '레카네맙(성분명 lecanemab)'도 임상 3상 결과 합격점을 받았다는 소식에 ‘치매’ 테마주가 한때 강세를 나타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 위협 우려가 나오면서 방사선 피폭에 대비하는 필수의약품 요오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요오드 관련주‘ 테마가 불기도 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의 테마는 한계를 드러내며 지속적인 강세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 기술수출 통한 성장 동력 확보 및 실적 성장 기업 ‘주목’

시장 신뢰 훼손에도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수출 성적에 성공하면서 성장 동력에 힘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종근당바이오, 제넥신, 코오롱생명과학, SK바이오팜, 티움바이오, 지씨셀, 이수앱지스 등이 올 들어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한편, 주가 하락과는 별개로 주요제약사들의 상반기까지의 실적은 코로나19 앤데믹화에 감기약 등 내수 시장 활성화에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며 수익성 제고가 뒤따랐다. 실적과 주가가 반비례한 셈이다.

상반기 결산기준으로 수익성만 보면 삼일제약, 국제약품, JW신약, HK이노엔, 현대약품, JW중외제약, GC셀, 명문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메디톡스, 대원제약, 화일약품, 보령, CMG제약, 고려제약, 휴메딕스 등에서 영업이익이 최소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코아스템, 나이벡, 우진비앤지, 바이넥스, 팜젠사이언스, 한국유니온제약, 피씨엘, 신신제약, 코미팜, 서울제약, 안국약품, 테라젠이텍스, 삼천당제약, 테고사이언스 등도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해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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