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정 8차 회의 열고 10월 28일 오후 6시까지 제출 요구 안건 의결
여야, 주식 거래 내역 제출 요구…“주식관리청장 아니냐” 비판
백경란 청장, 다섯쪽 분량 자료만 제출…‘버티기’로 일관
野, 백 청장 거취 표명 촉구…白 “퇴임 후 바이오 주식 보유 않겠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왼쪽)이 백경란 질병관리청장한테 이해충돌 논란이 빚어진 주식 거래 내역 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국회 방송)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왼쪽)이 백경란 질병관리청장한테 이해충돌 논란이 빚어진 주식 거래 내역 자료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국회 방송)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주식 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0월 28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고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21일 오전 12시 30분쯤 400회 국회 정기회 제8차 회의를 개회하고 국회법 제128조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의 자료제출 요구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10월 28일 오후 6시까지 주식 거래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백 청장이 기한 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복지위는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했다.

백경란 청장은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5일부터 의원들의 주식 거래 내역 등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종합감사가 열리는 20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며 질타를 받았다.

급기야 백 청장은 20일 야당 의원들의 압박에 못 이겨 다섯쪽 분량의 자료만 제출하면서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1차 질의 시작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정감사 첫 날 백경란 청장의 주식 거래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3주가 지난 국정감사 마지막 날까지도 거부하고 있다”며 “그 사이에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백 청장은 복지위 국감 내내 과거 주식 거래 내역 제출 요구에 대해 “공직자로 재직할 당시의 자료가 아니며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는 없었다”며 제출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지난 5일 백 청장 보유한 주식 신테카바이오가 400억 원대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직무연관성’ 논란이 불거졌다.

또 인사혁신처는 최근 백 청장의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2종목인 SK와 엑세스바이오가 직무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강훈식 의원은 “이쯤 되면 질병관리청장이 아니라 ‘주식관리청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며 “방역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컨트롤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는 심각한 신뢰의 문제다. 오전 중으로 자료 제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김원이 의원도 “최근 10년간 백경란 청장의 주식 보유 및 수익 내역, 백 청장 임명 당시 인사 검증의 주체 및 보유 주식에 대한 인사 검증 내역, 백 청장이 인사혁신처에 송부한 보유 주식 이해충돌 관련 심사요구서, 9월 1일 KBS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 작성 및 법적 근거, 이해 충돌 의혹 주식 보유 관련 대통령실 및 국무총리실 보고한 사항 내역 등을 오전 중으로 제출해달라”며 “그동안 국정감사 기간 동안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백 청장은 이를 거부했다.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여당에서도 자료 제출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질병청장이 바뀌고 나서 ‘답답하고 갑갑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며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달라. 뭐가 그렇게 떳떳하지 않습니까?. 자료 제출하고 제도를 개선해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을 과감하게 혁파해 달라”고 거들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요구에도 백 청장은 직무 연관성 관련해 다섯쪽 짜리 분량의 간략한 자료만 전달하면서 논란을 더 부추겼다.

급기야 강훈식 의원은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을 거론하며 백 청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강 의원은 “지난 정부 때 모 장관은 서울대 교수 시절 본인도 아니고 아내가 사모펀드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 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이 샅샅이 다 털렸다”며 “버텨서 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신뢰 문제고 특히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그 주체로서 법을 집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인 만큼 본인이 그런 역할을 했다면 오히려 공개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물러날 일이 있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어쩌면 질병청 전체 직원이나 보건복지부 전체 하위직 공무원들도 주식을 하지 않았나, 직무 연관성이 있는지 전반적 조사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떳떳하다면 본인 스스로 결자해지할 각오로 정면돌파 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엑세스바이오 주식은 취임 이전인 5월 11일에 취득했지만 일반 주식 형태가 아닌 주식예탁증서, 일명 DR로 취득해서 금융정보취득시스템으로는 발견되지 않아 누락됐다. 결국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주식”이라며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당연히 공개되어야 할 재산이었지만 빠져있었다. 이 외에 얼마나 많은 재산이 있는지 어떻게 믿겠냐”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다. 변명보다는 이제 거취를 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질병청의 자료 제출 거부에 분노하며 ‘고발’까지 거론했다.

앞서 강선우 의원은 질병청이 감사원에 제출한 공직자 2만5,00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 이력 및 코로나19 백신접종 이력의 자료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그동안 질병청은 헌법에 근거한 국회 국정감사와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검경의 수사협조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및 백신 접종자에 대한 개인정보 제출을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질병청이 감사원의 시행규칙에 따라 자료를 제출하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강선우 의원은 “그동안 수 차례 질병청에 자료 제출을 공식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청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자료 제출 관련해서 의원실에 일체 연락조차 없다. 이는 국회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고 법률 위반”이라며 “민감한 개인정보의 선택적 제출, 그러면서도 국회의 합법적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서 질병청은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경란 청장, 김헌주 차장 등 자료 제출을 거부한 질병청 관계자들을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 제4조의 2에 따른 징계 요구와 제15조에 따른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청이 국민을 배신하고 개인정보를 감사원에 제공한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관련자는 징계하고 질병청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백 청장은 방역 정책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정춘숙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도 “헌법과 국회법에 의해서 국정감사에 제출하지 못하는 자료를 어떻게 감사위원회는 제출할 수 있느냐. 동의할 수 없다”며 “자료 준비해서 제출해 달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거니까 그대로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의 이 같은 요구에도 백 청장은 “검토하고 있다”, “노력하고 있다”는 등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선우, 강훈식, 김원이, 서영석, 최혜영, 한정애 의원 등은 21일 새벽 1시까지 날선 비판을 이어갔고 급기야 사퇴 요구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백경란 청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되는 지적에 기존에 했던 답변을 되풀이 하면서도 앞으로 바이오 주식은 보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경란 청장은 “질병청장을 하는 동안에도 또 퇴임을 해도 바이오 주식은 보유하지 않겠다”며 “믿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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