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MSD 저박사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국내 카바페넴 내성 감염 급증…CRE 감염 7년만 2배 ‘폭증’
저박사, 중환자 대상 높은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 감수성 입증
추은주 교수 “저박사, 항생제 내성 관리 긍정적 역할 기대”

▲한국MSD는 27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다제내성녹농균 항생제 저박사(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의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한국MSD)
▲한국MSD는 27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다제내성녹농균 항생제 저박사(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의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한국MSD)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국내 카바페넴 내성균 감염 급증으로 진료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슈퍼 항생제’로 일컬어지는 저박사가 급여 등재되면서 항생제 내성 억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MSD는 27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다제내성녹농균 항생제 저박사(성분명 세프톨로잔/타조박탐)의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저박사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프톨로잔’과 입증된 베타락탐 분해효소 저해제인 ‘타조박탐’의 복합 항생제다.

다제내성 녹농균 및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ESBL) 생성 장내세균에 활성을 입증했다. 그 밖의 일부 그람음성균 및 그람양성균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에 따라 유럽 임상미생물학 및 감염질환학회(ESCMID), 미국감염학회(IDSA) 등은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으로 치료가 어려운 중증 감염환자에서 저박사를 1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사정은 달랐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이후 저박사는 5년 동안 비급여로 유지되면서 사용에 제한을 받았다. 환자들이 비급여로 항생제를 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수집된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KONIS) 데이터에 따르면 중환자실 의료 관련 감염의 원인 미생물 중 그람음성균이 절반에 가까운 48.4%를 차지했으며 폐렴의 82.2%, 요로감염의 56.6%는 그람음성균으로 인해 발생했다.

국내 중환자실에서 검출되는 녹농균 중 59.2%가 그람음성균 감염에서 마지막에 사용하는 항생제 중 하나인 카바페넴계 항생제(이미페넴)에 내성을 나타냈으며, 그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박사가 급여등재 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저박사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10월부터 ▲복잡성 복강 내 감염 ▲복잡성 요로감염 ▲원내 감염 폐렴 치료에 있어 카바페넴계 항생제 사용에 실패한 경우 또는 다제내성 녹농균이 증명된 경우 급여를 인정받는다.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추은주 교수는 “현재 항생제 내성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보건문제이며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면서 “기존 항생제와 비열등성을 입증한 다양한 중증감염 치료 항생제의 확보는 항생제 내성 관리 및 세계 보건증진에 매우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저박사의 보험급여 등재는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박사는 하기도 감염으로 입원한 우리나라 중환자 대상 녹농균에 대해 97.1%의 높은 감수성을 나타냈다”며 “뿐만 아니라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메로페넴, 피페라실린-타조박탐에 내성이 있는 녹농균에서도 모두 90% 이상의 높은 감수성을 나타내 다제내성 녹농균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저박사의 건강보험 등재 과정에서 눈여겨 볼 점은 경제성평가가 생략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저박사는 대체약제로 선정된 타 항생제가 너무 저렴해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급여로 등재되지 못 했다.

급여 등재가 지연되는 사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자는 폭증했다.

추은주 교수는 “저박사의 효과가 기존 항생제 대비 2배 더 높아도 비용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건강보험 등재가 지연되는 동안 CRE 감염이 7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하는 상황이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내과학회에서 세계적인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보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약의 필요성을 강하게 호소했다”며 “정부도 경제성평가를 언급했지만 이후 내성 환자의 사망률이 증가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고 결국 경제성평가 면제와 함께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박사는 카바페넴 내성균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내성균이 녹농균이고 중증환자라면 저박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간 극적인 효과를 보긴 힘들지만 저박사 사용으로 CRE 감염 사례를 줄이는 효과와 일부 대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추 교수는 저박사를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도입할 때처럼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교수는 “중증환자여도 항생제를 적절히 써야 내성균이 적게 생기고 다른 새로운 치료제도 사용할 수 있다. 요양병원 등 장기요양시설이 증가했는데 환자가 어떤 내성균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항생제 사용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학회에서는 항생제 적정사용 프로그램(항생제 스튜어드십)을 활용해 환자 전원 시 의료진 간 긴밀한 협조, 적절한 항생제 사용에 대한 교육 등 의료진들이 적절하게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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