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트랄자, 이미 미국과 유럽서 '경쟁' 돌입
레브리키주맙, 높은 효과 기반 EMA 허가신청
네몰리주맙, 결절성 양진 적응증 우선 '추격'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의 독주가 계속될 수 있을까.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조 원에 달하는 듀피젠트 시장을 나누어 가지겠다는 후발 약제들의 추격이 거세다.

듀피젠트는 사노피의 인터루킨(IL) 차단제로 2017년 아토피피부염 적응증에 이어 2018년 중증 천식, 2019년 비강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 올해는 호산구성 식도염과 결절성 양진 적응증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획득했다.

특히 주력 분야인 아토피 피부염에서는 2020년 6세~11세 소아, 올해는 6개월~5세 유아까지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하며 앞서가고 있다.

적응증 확대와 시장 선점으로 듀피젠트는 지난해 사노피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연간 7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무난히 1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2018년 성인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이 승인된 이후 2020년 1월부터 국민건강보험 급여권까지 진입하면서 지난해에는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연간 772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현재 듀피젠트의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애브비의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등 JAK 억제제다.

JAK 억제제는 차례로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을 획득하고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처방을 확대하고 있다. JAK 억제제는 경구제라는 편의성과 듀피젠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 등이 무기다.

하지만 부작용 이슈를 동반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현재로선 가능하다면 듀피젠트가 우선일 가능성이 높다. 듀피젠트를 막을 추격자는 누가 될까.

<메디코파마뉴스>는 듀피젠트의 경쟁자로 같은 IL 차단제 계열의 후발주자들에 주목했다.

≫ 애드트랄자, 이미 미국·유럽 경쟁 시작…적응증 격차 ‘추격’ 주목

현재 듀피젠트에 가장 근접한 IL 차단제 계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레오파마의 애드트랄자(성분명 트랄로키누맙, 미국명 애드브리)로 볼 수 있다.

애드트랄자는 IL-4와 IL-13을 동시에 차단하는 듀피젠트와 달라 IL-1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2,000명이 참여한 ECZTRA 1, ECZTRA 2, ECZTRA 3 등 3가지 임상 연구에서 애드트랄자는 16주차 연구자 평가 점수(IGA) 0점 또는 1점 달성율이 15.8~22.2%로 위약군의 7.1~10.9%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변 크기가 75% 감소한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EASI) 75 달성 비율도 25.0~33.2%로 나타나 위약군의 11.4~12.7% 대비 우월했다.

이 결과를 통해 애드트랄자는 지난해 6월 유럽에 이어 12월 미국에서도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나온 해당 임상의 장기관찰 확장 연구에서도 56주차에 EASI 50 달성률 93.8%, EASI 75 달성률 82.5%, EASI 90 달성률 59.8%를 보이며 효과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ECZTRA 6 연구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12세~17세 청소년 환자 적응증도 획득하면서 듀피젠트 추격의 고삐를 채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순조롭게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 주목할 효과 레브리키주맙, EMA 허가신청

일라이 릴리의 레브리키주맙 역시 듀피젠트 시장 공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레브리키주맙 역시 IL-13을 선택적으로 타깃한다.

레브리키주맙은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 850명이 참여한 ADvocate 1, ADvocate 2 임상시험에서 16주차 EASI 75 달성률 51~59%로 위약군의 16~18% 대비 효과를 확인했다.

IGA 0점 또는 1점 달성률 또한 레브리키주맙이 33~43%로 위약군의 11~13%에 비해 우월한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발표된 52주 결과에서도 레브리키주맙은 16주와 일관적인 결과를 얻었다. 52주차에 레브리키주맙 2주 간격 투여군의 EASI 75 달성률은 77.4~79.2%, 4주 간격 투여군은 79.2%~84.7%로 나타나며 위약군의 61.3~72.0% 대비 효과적이었다.

IGA 0점 또는 1점 달성도 2주 간격 투여군이 64.6~75.8%, 4주 간격 투여군이 74.2~80.6%였으며 위약군은 46.5~49.8%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레브리키주맙의 유럽 판권을 갖고 있는 스페인 제약사 알미랄은 유럽의약품청(EM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유럽 외 글로벌 판권을 가진 일라이 릴리 역시 FDA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vocate 연구에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어 국내 허가도 속도를 낼 수 있다.

≫ 뒤처진 네몰리주맙, 결절성 양진 적응증으로 ‘추격’

갈더마가 개발하고 있는 네몰리주맙의 행보도 눈에 띈다. 네몰리주맙은 IL-31을 타깃 하는 치료제로 기존 아토피 중심 IL 차단제와는 차이가 있다.

네몰리주맙은 현재 중등도~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임상이 올해 마무리되는 만큼 결과 도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애드트랄자, 레브리키주맙와 속도에서 차이가 있다. 아직 임상도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아토피 피부염 시장에 등장하기에 시간이 필요하다.

주목할 점은 네몰리주맙의 결절성 양진에 대한 행보다. 결절성 양진은 그간 스테로이드 외에 치료제 옵션이 전혀 없던 분야다.

이 같은 결절성 양진에 성과를 처음으로 낸 의약품이 듀피젠트다. 듀피젠트는 2가지 PRIME 임상에서 24주차에 가려움증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비율이 58~60%로 위약군의 18~20% 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주차 결절성 양진 글로벌 증상 척도(IGA PN-S) 0점 또는 1점 달성률 또한 듀피젠트군이 45~48%, 위약군 16~18%로 확인됐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FDA는 지난 9월 듀피젠트에 결절성 양진 적응증 추가를 승인했다. 다시 한번 독보적 위치에 오른 것.

네몰리주맙은 결절성 양진 적응증에서 듀피젠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6월 갈더마는 네몰리주맙의 결절성 양진에 대한 효과·안전성을 확인하는 OLYMPIA 2 임상 결과 모든 1차 평가변수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1차 평가변수에서 네몰리주맙군은 16주 치료에서 IGA 0점 또는 1점 달성률이 38%로 위약군의 11%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몰리주맙이 아토피 피부염에 앞서 결절성 양진 적응증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

OLYMPIA 2 임상에는 한국인이 포함돼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결절성 양진이 우선 허가될 수 있다.

IL 차단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토피 피부염은 마땅한 옵션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 눈에 띄는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시장에도 이미 여러 옵션이 자리 잡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는 분야인 만큼 선발주자의 영역 확장과 후발주자의 추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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