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국제비만학회 Obesity Week 2022, 항비만 약물 결과 속속
틸제파티드·세마글루티드, 업데이트 연구결과에 학계 주목
베링거 BI456906, 세마글루티드 1mg 비교 2상 연구 결과도

▲ Obesity Week 2022 내부 전경(사진출처: Obesity Week 2022 공식 홈페이지)
▲ Obesity Week 2022 내부 전경(사진출처: Obesity Week 2022 공식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최근 비만 치료의 화두는 항비만 약물이다. 눈에 띄는 체중감량 효과로 무장한 약물이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비만 치료제는 향정신성의약품 중심이었지만, 최신 약물은 생물학적 제제로서 부작용이 덜하고 효과는 뛰어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이후 최신 항비만 약물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열린 미국국제비만학회의 Obesity Week 2022에서도 항비만 약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컨퍼런스의 중심이 됐다.

Obesity Week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비만 컨퍼런스다. 올해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100개 이상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Obesity Week에서 공개된 일라이 릴리의 틸제파티드,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 연구 결과와 함께 베링거인겔하임의 후보물질인 BI456906의 임상 2상 결과에 주목했다.

≫ 틸제파티드, 하위그룹 구분 없이 모든 비만그룹서 효과 입증

항비만 약물 가운데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물질은 일라이 릴리의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 수용체/GLP(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동시작용제인 틸제파티드다.

틸제파티드는 이번 Obesity Week에서 4가지 연구를 발표했다. 이미 비만수술에 버금가는 효과가 확인한 만큼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환자의 삶의 질, 연령별 효과, 체질량 지수(BMI)별 효과, 동반질환에 따른 효과 등이 다뤄졌다.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틸제파티드의 여러 발표는 비만치료제 개발 주축 임상인 SURMOUNT-1에서 이어진 하위그룹 분석 결과 모든 비만 환자에게서 효과를 거뒀다는 점이 핵심이다.

틸제파티드 세션의 의장인 패트릭 오닐(Patrick M. O'Neil) 박사는 “틸제파티드는 나이와 상관없이, 비만 관련 합병증 수와 관계없이, BMI와 관계없이 그룹 간에 상당히 일관된 체중 감소가 분명히 나타났다”며 “이런 체중 감소의 절대 수준은 지금까지의 약물보다 높다”고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연구진은 연령별로 틸제파티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준선과 72주차에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판독값을 가진 환자에 대한 후향 분석을 수행했다.

전체 그룹을 50대 미만, 50~65세, 65세 이상 그룹으로 나눈 결과, 각 그룹의 72주차 체중 감량은 각각 21.5%, 20.8%, 22.0%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해당 그룹의 위약 투여군의 체중감량은 각각 2.3%, 12.2%, 3.8%였다.

BMI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27~30kg/㎡ 군은 13~14kg, 30~35kg/㎡군은 15~20kg, 35~40kg/㎡군은 15~25kg, 40kg/㎡ 이상군은 20~30kg의 감량을 보이며 모든 그룹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기준선 BMI가 35~40kg/㎡ 환자에서 주당 15mg의 틸제파티드를 투여받은 환자는 24.5% 가장 큰 체중 감소를 보였다. 이는 위소매절제술에 준하는 수치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골관절염 등 비만 환자가 가진 동반질환도 틸제파티드는 개수와 관계없이 위약에 비해 높은 효과를 보였다.

≫ 세마글루티드, 12~17세 청소년 체중감량 효과 확인…평균 16.1% 감량

지난해 6월 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성인 비만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받은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도 주목할 결과를 냈다.

세마글루티드는 이번 Obesity Week에서 12~17세 청소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 TEENS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STEP TEENS 연구는 2019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37개 연기기관에서 201명의 청소년 비만 환자에게 매주 세마글루티드 2.4mg 또는 위약을 투여하고 결과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등록 청소년 환자는 성별 및 연령별 성장 차트에 따라 BMI 수치가 상위 5% 이내이거나 15% 이내의 체중 관련 조건을 동반했다. 62%가 여자 학생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15.4세였다.

1차 평가변수는 68주차 BMI 수치 변화였고 2차 평가변수는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비율이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티드군은 68주차에 BMI가 16.1% 감소했다. 같은 시기 위약군의 BMI가 0.6%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연구 종료 후 7주간의 관찰기간이 지난 뒤에도 세마글루티드군은 기준선 대비 13.2%의 BMI 감소치를 보인 반면 위약군은 기준선 대비 1.2%의 BMI 상승이 나타났다.

68주차 5% 이상 체중 감소를 보인 비율 또한 세마글루티드는 73%, 위약군은 18%였다.

세마글루티드군은 68주차에 위약군에 비해 허리둘레, HbA1c,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등이 낮았으며, 혈압과 HDL-콜레스테롤의 경우 두 그룹이 유사했다.

부작용은 세마글루티드군에서 79%가 보고됐지만, 위약군에서 부작용을 보고한 비율은 82%에 달했다. 다만 위장 장애는 세마글루티드군이 62%로 위약군 42%에 비해 높았으며 급성 담낭 질환을 앓은 5명은 모두 세마글루티드군이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세마글루티드는 FDA 적응증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패널 토론에서 한 연자는 “이번 결과를 요약하면 놀랍다”며 “청소년 비만 환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베링거 BI456906, 세마글루티드 1mg과 비교 임상 2상 결과…‘인상적 결과’

새로운 항비만 약물의 기대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하고 있는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작용제인 BI456906의 결과다.

해당 연구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고 있지만,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BI456906의 최적 용량을 찾는 것을 목표로 참가자의 체중 감량 여부도 함께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411명은 BI456906 0.3mg부터 2.7mg까지 용량 4그룹, BI456906 1주 2회 1.2mg, 3.6mg 2그룹, 세마글루티드 1mg군, 위약군 등 총 8그룹으로 나눠 무작위 배정됐다. 참여 환자의 기준선 평균 체중은 97kg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 결과 16주차에서 연구 최대 용량인 BI456906 1.8mg 주 2회군의 57%가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35%는 10% 이상 체중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마글루티드 1mg군은 5% 이상 체중감소 비율이 38%, 10% 이상 감소 비율은 16%였다.

세부적으로 BI456906 1.8mg 주 2회군은 평균적으로 체중 감소 9%, 8.7kg 감량을 보였으며 세마글루티드 1mg군은 체중 감소 5.4%, 5.2kg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경우 16주차에 1.2% 감량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16주차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기적인 체중 감소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다만 이번 결과가 아직 임상 2상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결론을 내리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비교군이 된 세마글루티드 1mg의 경우 비만 치료제 허가용량인 2.4mg에 비해 낮아 직접 비교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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