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주약품 김병기 마케팅전략실장
국내 첫 에페리손+아세클로페낙 통증복합약 ‘아펙손정’ 12월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10개 R&D 중…2024~2028년 라인업 확대 ‘본격화’
코어사업 및 신사업 투자·발굴 지속…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 모색

▲ 사진=아주약품 사옥 전경(출처: 아주약품 홈페이지)
▲ 사진=아주약품 사옥 전경(출처: 아주약품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아주약품이 주력 품목의 이탈에도 큰 흔들림 없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공격적인 사업 행보가 결실을 맺으며 그 결과물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롭게 사업 포트폴리오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군들이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만족시킬 만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잠재적 시장성도 크다는 평가다.

회사 측도 차세대 성장 동력이 향후 퀀텀점프를 주도하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유망한 신사업 발굴을 통해 강소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속내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아주약품 김병기 마케팅전략실장을 만나 이 회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특장점에 대해 들어봤다.

▲ 메디코파마뉴스는 최근 아주약품 김병기 마케팅전략실장을 만나 이 회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특장점에 대해 들어봤다.
▲ 사진=아주약품 김병기 마케팅전략실장

≫ 국내 첫 에페리손+아세클로페낙 복합제 “잠재적 시장성 충분”

아펙손정은 아주약품과 5개사가 공동개발한 품목으로 국내 최초 에페리손+아세클로페낙(NSAIDs,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복합제로 처방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 향상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임상 3상을 통해 아세클로페낙 단일제 대비 우월한 통증 감소 효과와 유사한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잠재적 처방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Study design - 대상환자: 근골격계 근융 연축 증상이 동반된 급성 요통 환자 421명, 시험약: 아펙손정(Aceclofenac 100mg/Eperisone HCI 75mg)/대조약 Aceclofenac 100mg 단일제, 시험방법: 1회 1정, 1일 2회 총 7일간 식후 경구 투여
▲ Study design - 대상환자: 근골격계 근융 연축 증상이 동반된 급성 요통 환자 421명, 시험약: 아펙손정(Aceclofenac 100mg/Eperisone HCI 75mg)/대조약 Aceclofenac 100mg 단일제, 시험방법: 1회 1정, 1일 2회 총 7일간 식후 경구 투여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에페레손 단일제 처방액은 약 690억 원, 아세클로페낙이 935억 원이었다. 특히 아세클로페낙은 록소프로펜, 나프록센 등의 대체도 가능한데 이 두 약물의 처방액이 약 700억 원 가량이다.

따라서 아펙손정이 에페리손 단일제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새로운 신규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에페리손과 NSAIDs 계열 약물의 병용 투여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NSAIDs 대표성분인 아세클로페낙과 근이완제로서 에페리손의 복합제인 아펙손정의 잠재적 시장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자체적인 분석이다.

이는 처음 고혈압 복합제가 나왔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 복용하는 약의 수를 줄이는 것은 환자의 복약순응도 개선 측면에 있어 확실한 이점이다. 향후 에페리손+아세클로페낙 복합제의 잠재적 시장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이유다.

≫ 주력 품목 베셀듀에프 이탈…자체 사업 역량 ‘입증’ 계기

아주약품은 현재 중장기 파이프라인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력 품목인 베셀듀에프 판매 중단 이후 실적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관련 공백은 메워진 상태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자체 개발 신규 품목이 순차적으로 가세할 예정인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일각에서 아펙손정이 베셀듀에프를 대체할 품목으로 평가하는데 이는 맞지 않은 분석이다. 베셀듀에프의 매출은 이미 극복됐고, 아펙손정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 중 하나라고 봐주길 바란다.

연매출 300억 원에 육박하는 제품이 빠졌는데 이를 빠르게 극복하고, R&D 성과물을 내놓은 것 자체가 아주약품의 탄탄한 사업 역량을 입증한 것이라고 본다. 비상장사라 이런 부분이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아펙손정이 차별화된 제품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연매출 1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을 봤을 때 200억 원 고지도 단기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후속 신약도 ‘줄줄이’ 대기…핵심 기대주는 ‘DPP-4i+SGLT-2i 복합제’

아주약품은 아펙손정의 뒤를 이을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강점이 있던 안과, 비뇨기과를 비롯해 내분비·순환기 계열 등에서 10개의 신약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프로젝트명이 부여된 신약과 개량신약만 5개이고, 이 중 다수가 임상 1, 2상과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임상 2상이 종료된 신약후보물질 도입을 위해 해외 개발사와 협상이 이뤄지고 있고,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상황이다.

현재 후기 임상에 돌입해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적지 않은 만큼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신규 품목이 지속적으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 내부적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는 신약은 ‘DPP-4i+SGLT-2i 복합제’다. 본인이 회사에 들어와서 제안하고 임상 3상 등 연구개발 전반에 깊은 관심을 둔 품목이라 애정이 크다.

현재 DPP-4 억제제 시장 규모는 6,000억~7,000억 원, SGLT-2 억제제는 올해 1,000억 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DPP-4와 병용투여시 급여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SGLT-2 억제제가 연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때문에 경구용 DPP-4i+SGLT-2i 복합제의 잠재적 시장성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을 연구 조정자로 해서 전국 30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3상(240명)을 진행했는데 마지막 환자 등록까지 10개월만에 끝냈다. 아주약품이 당뇨병 치료제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회사였음에도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자체 R&D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DPP-4i+SGLT-2i 복합제는 아주약품의 안정된 생산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출시 시점은 2024년 6월로 결정된 상태다.

≫ 경영진의 확고한 체질 개선 의지…뚜렷해진 중장기 사업 방향성

아주약품이 최근 몇 년 새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는 김태훈 대표의 확고한 중장기 사업 방향성이 자리잡고 있다. 실적 타격이 예상됐음에도 주력 품목 베셀듀에프를 과감히 포기하고, 중장기 캐시카우 발굴과 사업 확장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의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했다.

일각에서 베셀듀에프로 인한 실적 악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 확보를 위한 과도기적인 단계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 이는 오히려 회사의 체질 개선에 가속도를 붙여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본다.

실제로 1년 만에 베셀듀에프 매출 공백을 채우고 신제품 개발의 성과도 나오고 있지 않는가. 단기간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제품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2~3년 안에 아주약품이 퀀텀점프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핵심사업 및 신사업 투자·발굴 지속…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

아주약품은 의약품 사업의 R&D 확장 기조를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계획이다. 더불어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의 사업 부문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011년 시작한 의료기기 사업은 최근 몇 년새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매년 30% 이상의 성장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레아’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시 작년에 전년 대비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R&D 본부 내에 해외 사업팀이 별도로 있다. 당장 빅마켓을 공략하기는 어렵지만 동남아/중남미 시장 등을 우선 타깃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CPHI SEA에 참가해 동남아 국가의 바이어들에게 아주약품의 개량신약을 소개했고, 이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향후 단순 제네릭 수출에서 개량신약 수출로 방향성을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크레트롤’이 대만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이러한 사업 방향성 전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신사업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단순히 살펴보는 것을 떠나 실질적인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신사업 뿐만 아니라 현재 안정적인 재무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여러 회사와의 미팅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 도입을 검토하는 등 본 사업에 대한 미래 먹거리 준비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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