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잇따라
환경·안전보건 통합 인증에 ‘위원회’도 신설해
“ESG, 글로벌 진출 위해서는 선택 아닌 ‘필수’”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오너 중심 경영 체제 등 보수적인 구조 탓에 다른 산업군보다 ESG 경영 도입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ESG 경영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경영 체계 전반에 도입해 실천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인증, 보고서 발간, 친환경 활동 등 활발하게 ESG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HK이노엔(HK inno.N)은 최근 ESG 경영 전략과 주요 활동 및 성과를 담은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HK이노엔은 이번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시작으로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함으로써 ESG 성과와 활동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보고서는 HK이노엔의 4가지 ESG 전략 방향성인 ‘4C’ ▲Climate Action(환경을 고려한 비즈니스 운영) ▲Collective Growth(구성원의 성장을 고려한 성장) ▲Community Impact(지역사회를 위한 임팩트 창출) ▲Compliance Management(컴플라이언스 기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환경 관련 영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폐기물 재활용 확대 ▲친환경 원료 및 포장재 사용 등을 확대했다.

HK이노엔은 “오송공장(본사)은 전력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옥상에 523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월 56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오송공장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일반폐기물을 소각처리법에서 재활용처리법으로 전환해 재활용률을 57.32%까지 높이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음료의 라벨 내 ‘티어테이프’를 삽입해 라벨과 페트 분리 편의성을 기존 대비 90% 이상 높여 재활용 우수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 경영을 바탕으로 동반성장, 안전보건도 강화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지역사회와의 상생(Social N) ▲소아 청소년의 교육과 장학 지원(Dream N) ▲지속가능한 환경 구축 노력(Eco N) 등을 추진했다.

또한, 안전보건 체계 구축을 위해 안전보건 운영 조직을 확대 및 개편했으며, ISO 45001 및 KOSHA-MS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취득,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구축 및 도입했다.

일동제약그룹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회사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ESG 경영에 적극적이다. 기존의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에 대한 인증 갱신과 함께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ISO 45001’ 인증을 추가 획득한 것이다.

ISO 14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환경 경영 체계에 관한 국제 표준으로 기업이나 기관, 단체 등이 활동을 추진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환경 관련 제반 요건 및 시스템, 가이드라인 등을 담고 있다.

ISO 45001은 업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해 조직 내 안전과 보건을 유도하고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요구 사항 및 지침 등을 규정한 국제 표준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환경과 안전 보건에 관한 경영 방침을 수립・시행해 경영진을 포함한 전체 구성원들의 의식을 고취하고, PDCA(plan-do-check-act)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환경・안전 보건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경을 고려해 ▲정화 시설 개선 및 확충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 및 절감 활동 등을 전개하는 한편, 안전 보건 영역에서 ▲작업 허가제 도입 ▲내부 감시 및 심사 제도 운영 ▲위험 요인 분석 및 개선 ▲사업장 위생 및 방역 강화 활동을 추진했다.

JW중외제약도 ESG 경영 강화를 위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가입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CDP는 약 90개국에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영국의 국제기구로 전 세계 1만8,700개 기업의 환경경영정보를 글로벌 금융기관 등 800여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CDP 가입을 위해 과거 4년간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환경 분야 의사결정 지배구조, 사업전략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한국표준협회 검증을 받았다.

특히, JW중외제약은 검증을 통해 탄소배출량 산정 범위 중 가장 광범위한 ‘스코프(scope)3’ 인증을 획득했다.

탄소배출량 산정 범위는 스코프1~3으로 나뉘는데 스코프3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물류, 제품 사용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량을 포함한다.

JW중외제약은 CDP 가입을 계기로 탄소중립경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인증을 비롯해 정부가 주관하는 탄소중립 선도플랜트 구축 지원사업 선정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최근 ESG경영 및 사회적 책임 실천 강화를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이하 UNGC)’에 가입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유엔의 세계 최대 자발적 기업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자율협약)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촉구하고자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UNGC 가입을 계기로 앞으로도 사회·환경·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유한양행만의 정체성을 반영한 ESG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글로벌 시장, ESG 관련 규제 강화…국내 제약사 “선택 아닌 의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 관련 규제가 실시되고 있는데다가 ESG 경영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ESG 경영 도입 여부가 투자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에서 ESG 관련 규제를 실시하면서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ESG의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대응하고 있다”며 “더욱이 국내를 비롯해 외국에서도 ESG 경영 도입 여부가 투자 유치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기업 입장에서는 ESG 경영 도입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부터 환경·안전보건 통합 인증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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