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제약바이오 120곳 2022년 3분기 실적 해부(中)
외형 성장 20% 이상 10곳 중 8곳 영업익 개선 ‘골든크로스’
올해 외형성장률 높았지만 1Q 24%↑ 정점 이후 감소 추세
영업익 10곳 중 4곳 증가…흑자전환 9곳 vs 적자전환 13곳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올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모습이다.

앞서 2분기와 마찬가지로 조사대상 10곳 중 4곳의 기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실적개선이 나타났다. 그동안 외형은 커졌어도 수익성은 악화를 고스란히 드러냈던 때와는 달리 올해 들어선 내실까지 잡은 분위기다.

다만,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때보다는 다소 실적 상승세가 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에서 불어난 몸집만큼 수익성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다. 이는 고환율과 고금리로 인한 재료비 및 인건비 상승 등 매출원가 상승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갉아 먹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질적 성장의 둔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앞서 1분기를 기점으로 그 속도가 둔화됐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실제로 120곳을 조사대상으로 지난 1분기에는 10곳 가운데 9곳의 매출이 늘고 절반의 기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한 바 있다. 또 2분기에는 흑자전환이 17곳이었으며 적자전환은 6곳에 불과했다. 반면, 3분기 들어선 적자전환이 13곳으로 흑자전환 9곳을 넘어선 결과를 나타냈다.

매출 상위(분기 400억 원 이상) 제약사를 대상으로 본 평균 외형성장률 역시 1분기 전년동기보다 24%의 매출 성장을 보인 후 2분기 14%, 3분기 12.1%의 성장률을 보여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메디코파마뉴스>는 2022년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120곳의 반기보고서 공시자료(연결기준)를 분석했다.

≫ 성장률, ‘7% 벽’ 못 넘긴 곳은 수익성 악화…반면 20% 이상 ‘골든 크로스’

대형제약사의 경우 매출성장률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매출액 400억 원 이상 대형제약사 50곳의 경우 20% 이상 성장률을 나타낸 14곳에서는 3곳을 제외한 11곳(79% 비중)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8곳으로 일종의 ‘골든 크로스’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대원제약, 삼일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안국약품 등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알리코제약은 흑자로 돌아섰고 삼성바이오로직스(영업이익증가율 94%↑)와 셀트리온(28%↑)의 증가율은 두 배에 못 미쳤지만 각각 3,247억 원, 2,138억 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확대를 나타냈다.

또 성장률 20%에는 못 미쳤지만,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 성장률 7%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29곳 중에서는 66%에 해당하는 19곳에서 영업이익이 많아졌다.

이 중 삼천당제약과 테라젠이텍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 동화약품은 최소 2배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최소 성장률로 7%를 넘기지 못한 11곳에서는 상당수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실제로 11곳 중 2곳에서만 영업이익이 늘었고 9곳에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영업이익 전년比 78.7%↓), 메디톡스(57.2%↓), 삼진제약(69.2%↓), 경동제약(40.7%↓) 등이 40%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를 나타냈고 씨젠(적자전환), 부광약품(적자전환), 제일약품(적자지속) 등은 영업 손실을 내면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난 대표적인 곳들이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압도적 영업익…전통 제약사에선 한미약품·종근당 ‘선전’

올 3분기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그동안 줄곧 1위를 달려왔던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제쳤다. 폭발적인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물량을 등에 업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개선 효과가 더해져 전년보다 94%가 늘어난 3,24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3.1% 늘어난 2,9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앞서 회사는 1분기와 2분기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해 영업 9개월 만에 누계기준 1조 2,612억 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다만, 이 회사는 판매단가 인하 영향 등에 따라 앞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3% 줄어든 결과를 내면서 영업이익 폭의 감소세가 나타난 모습이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직판체제를 갖추면서 경쟁력이 강화된 셀트리온이 28.1% 늘어난 2,13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영업이익 규모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3분기 영업이익 725억 원, 전년比 229%↑), 한미약품(468억 원, 26.9%↑), 종근당(393억 원, 8.7%↑), 대웅제약(301억 원, 32.5%↑), 휴젤(248억 원, 18.3%↑), HK이노엔(223억 원, 30.4%↑), 동아에스티(146억 원, 25.8%↑), 대원제약(146억 원, 124.3%↑), 셀트리온제약(135억 원, 3.5%↑), 일양약품(130억 원, 4.2%↑), 유나이티드제약(125억 원, 45.7%↑), 동국제약(119억 원, 2.8%↑), JW중외제약(116억 원, 52.7%↑) 등이 수익성을 개선하며 100억 원 이상의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3분기 수익성 부진에 시달린 곳도 속출했다. 씨젠(3분기 영업이익 –322억 원, 적자전환), 차바이오텍(-156억 원, 적자전환), 신풍제약(-142억 원, 적자지속), 제일약품(-28억 원, 적자지속), 영진약품(-23억 원, 적자지속), 부광약품(-13억 원, 적자전환), 경보제약(-9억 원, 적자지속) 등은 3분기 영업 손실을 내면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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