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증 1단계 진행, 당뇨병 동반 환자 5.9년…일반 환자 7.7년
섬유증 단계, 비알코올성 간질환 전체 사망률 주요 결정 요인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비알코올성 간질환(NAFLD)이 당뇨병을 동반할 경우 간섬유증 진행이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NAFLD 환자에게 당뇨병이 간경변, 진행성 섬유증, 간세포암 등의 발병률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나왔지만, 섬유증 진행률에 대한 결과는 처음이다.

최근 미국간질환학회(AASLD) 연례회의에서는 NAFLD 환자에게 당뇨병이 섬유증 진행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임상연구 네트워크 컨소시엄 내에서 다기관, 다민족의 전향적 코호트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 8개 지역에서 생검으로 NAFLD 진단을 받은 뒤 1년 이상의 간격으로 쌍을 이루는 생검을 수행한 성인 환자 447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208명은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고 239명은 당뇨병이 없는 환자였다. 평균 연령은 51세, 평균 체질량지수는 34.7kg/㎡이었다.

당뇨병 동반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 중앙값은 6.8%로 혈당 조절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였으며, 전체 환자의 생검 사이 기간 중앙값은 3.3년이었다.

연구진은 섬유화가 없는 F0에서 간경화 상태인 F4까지 5단계로 나눠진 섬유증 단계의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살폈다.

연구 결과, 1차 생검 결과와 비교해 2차 생검 결과에서 섬유증 악화를 보인 환자는 전체 환자의 34%, 151명이었으며 섬유증 단계의 변화가 없는 환자는 43%, 194명이었다. 2차 생검 결과에서 섬유증 단계가 호전된 환자는 23%, 102명이었다.

이 결과는 당뇨병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 가운데 섬유증이 악화된 환자는 14.1%에 불과했지만, 당뇨병을 동반한 경우 섬유증 악화 비율은 26%까지 높게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섬유증 진행률은 연간 0.15단계로 평균 6.7년 만에 1단계 악화했다. 세부적으로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는 연간 0.17단계 악화했으며 이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의 0.13단계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1단계 악화하는 기간으로 산정하면 당뇨병이 있는 경우 5.9년, 당뇨병이 없는 경우 7.7년으로 나타났다.

섬유증 악화 누적 발생률 또한 당뇨병 여부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이가 벌어졌다. 4년 차에서 섬유화 진행은 당뇨병 여부에 따라 23%와 19%, 8년 차에서는 59%와 49%, 12년 차에서는 93%와 76%로 나타났다.

다만 섬유증이 호전되는 비율은 당뇨병 여부와 관계가 없었다. 호전된 환자 가운데 당뇨병 동반한 환자는 연간 –0.13단계였으며 당뇨병이 없는 환자는 연간 –0.14단계였다.

7%를 컷오프로 사용할 때 HbA1c 수치 또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불량한 혈당 조절이 섬유증 악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 나타났지만, 이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실습 및 임상 시험 설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당뇨병을 동반한 NAFLD 환자는 질병 진행을 더 자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