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획득 기반 PFS 개선, OS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아"
특정 유전자 변이 환자서 이점 확인…세부 적응증 모색

▲ 유토이미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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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기대를 모아온 트라스투주맙(오리지널 제품명 허셉틴)의 유력 바이오베터 후보물질 마르게툭시맙(미국 제품명 마젠자, 개발사 마크로제닉스)이 임상 3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시장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랜 기간 글로벌 매출규모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트라스투주맙 시장에서 마르게툭시맙은 기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선 바이오베터로서 새로운 변수였다.

GC녹십자가 판권를 갖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도 마르게툭시맙에 대한 기대는 컸다.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가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바탕으로 시판 허가를 승인하면서 이 기대는 더했다.

이번 임상 3상 실패로 마르게툭시맙에 대한 기대는 모두 사라졌다고 봐야 할까. 희망적인 부분은 남아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지인 <th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는 최근 마르게툭시맙의 임상 3상인 SOPHIA 연구의 최종 보고서를 게재했다.

마르게툭시맙은 허셉틴과 마찬가지로 HER2를 표적하지만, 항체의 수용체 최적화를 통해 더 나은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개량을 통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하는 일종의 바이오베터다.

SOPHIA 연구는 HER2 표적항암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536명을 대상으로 마르게툭시맙과 허셉틴을 각각 화학요법과 병용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평가변수는 PFS 개선, 전체 생존기간(OS) 개선, 반응 환자 수로 설정됐다.

2019년 발표된 사망례 270건 컷오프 중간결과에서 마리게툭시맙군의 PFS 중앙값은 5.7개월로 허셉틴군의 4.4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FDA는 마르게툭시맙의 시판을 승인했다. OS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가치를 인정한 것.

하지만 이번 SOPHIA 연구 최종 보고서에서 마르게툭시맙은 허셉틴 대비 OS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르게툭시맙군의 OS 중앙값은 21.6개월로 허셉틴의 21.9개월 대비 오히려 낮았다.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설계된 임상 결과에서 더 낫다는 경향조차 도출되지 않은 모습이다.

OS 개선에서 실질적 이점이 없다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바이오베터를 표방한 마르게툭시맙의 역할은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희망적인 부분은 있었다. 특정 유전자 변이에서는 마르게툭시맙이 허셉틴 대비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연구 모집단의 38%에 존재하는 CD16A-158FF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군에서 마르게툭시맙의 OS 중앙값은 23.6개월로 허셉틴의 19.2개월 대비 이점이 있었다.

또한 모집단의 14%가 보유한 CD16A-158VV 유전자 변이 하위 환자군에서도 마르게툭시맙은 OS 중앙값 31.1개월로 허셉틴의 22.0개월 대비 나은 결과를 얻었다.

다만 특정 CD16A 유전자 변이에 대한 마르게툭시맙의 효과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연구진은 “(SOPHIA 연구에서)PFS 개선이 OS에서 중요한 차이로 변환되지 않았다”면서도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이점은 유방암 병실에서 마르게툭시맙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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