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2022년 국내 제약사 신용등급 해부-종근당
EBITDA, 1,500억 원 상회 여부 ‘주목’…상향 등급 ‘지렛대’로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종근당이 한국기업평가(한기평)로부터 AA- 등급을, 나이스평가로부터는 A+ 등급을 받았다. 한기평에서 받은 AA-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나이스평가 역시 향후 이 회사에 대한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표시하면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을 예고했다.

<메디코파마뉴스>는 회사채를 발행하고 신용등급을 받은 13곳 국내 제약사의 신용평가보고서를 분석했다. 각사의 신용등급을 살펴본 지난 첫 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종근당에 대한 구체적인 기업평가 내용을 해부했다. 신용평가사는 올 상반기 기준,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이스평가) 등 주요 3개사의 자료를 근거로 활용했다.

한기평은 종근당의 신용등급을 전년 AA-(안정적)에 이어 올해도 AA-(안정적)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의 근거로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포트폴리오의 견조한 수익성과 업계 상위권의 연구개발 역량, 매우 우수한 사업 안정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순차입금 규모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매기는 데 한몫했다.

한기평은 주력 품목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에 기반해 외형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는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 ‘지누비아’,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의 품목이 고른 매출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위식도역류염 치료제 ‘케이캡’,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의 품목의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에서도 2020년부터 가장 뚜렷한 실적 상승을 거두고 있는 제약사 중 한 곳이다.

이 회사는 2020년 매출 1조 3,030억 원으로 20.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239억 원으로 전통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도 1조3,436억 원의 매출(전년比 3.1%↑)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67억 원으로 탄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보다 10.6% 성장한 7,07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다. 영업이익은 520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감소했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선 수치다.

앞으로도 종근당의 전문의약품 부문의 상승세가 이 회사 실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배경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상반기 프롤리아는 4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49.4% 성장했다. 케이캡의 판매고 역시 582억 원을 올리면서 19.3% 성장을 달성했으며 뇌혈관개선제 ‘글리아티린’의 매출도 380억 원 규모로 8% 증가하는 등 효자품목들이 고성장을 이어갔다.

한기평은 순차입금 규모 확대에도 매우 우수한 재무구조를 종근당의 강점으로 봤다.

회사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실질적 무차입을 기록했다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된 현금이 내부로 유보되면서 순차입금 감소세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 2022년 3월 말 기준 총차입금 및 순차입금 규모는 각각 2,370억 원, 675억 원으로 여전히 우수한 재무구조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차입금 확대 이유로는 세무조사로 법인세 납부(250억 원)를 비롯해 자사주 취득, 연구 시설투자 등에 자금이 소요됐고 올해 1분기 퇴직연금 불입(100억 원) 등의 추가 자금 소요를 꼽았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도 2020년 14.4%에서 올 1분기 22.2%로 뛰어올랐다.

다만, 한기평은 지난해 4월 약사법 위반으로 이 회사의 ‘리피로우’ 등 9개 품목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일시판매중지 조치를 받은 만큼 해당 품목이 실적 저하를 나타내고 있고 당시 6월 잠정 중지 조치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현재 본안 소송 중으로 소송 결과와 관련 품목들의 영업 실적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지난해 고형제 스마트제조라인 관련 투자(123억 원) 등으로 자본적 지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식약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재고 확보에 따른 재고자산이 증가해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제시…"매출 증가세 기반의 안정적 EBITDA"

나이스평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근당의 영업 네트워크와 매출 확대 추세를 감안할 때 중기적으로 A+에서 AA로의 등급 상향(Positive)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다만, 연구개발비 증가에 따른 중단기적인 영업 수익성이 다소 둔화될 수 있는 점은 이 회사의 약점으로 봤다.

실제로 종근당은 연결기준 연구개발비(R&B)로 2019년 1,342억 원, 2020년 1,497억 원, 2021년 1,635억 원으로 지속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780억 원을 사용했다.

나이스평가는 종근당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열어놨다.

연구개발비 확대 계획에 따라 영업 수익성은 다소 저하될 수 있으나 우수한 매출 증가추세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EBITDA(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금 소요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계획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 할 때 재무안정성의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상향 가능성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EBITDA가 1,500억 원을 상회하는 동시에 순차입금 의존도가 0% 이하로 유지될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EBITDA가 1,500억 원을 밑돌거나 대규모 투자로 순차입금 의존도가 0%를 상회하는 수준이 지속할 경우 등급 전망은 유지(Stable)로 떨어져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종근당의 EBITDA는 1,222억 원이었으며 순차입금의존도는 4.8%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상반기 이 회사의 EBITDA는 864억 원을 기록 중이다. 하반기 수익성에 따라 이 회사의 EBITDA는 1,500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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