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조플루자 경구제 보유…작년 주사제 출시로 라인업 확대
축적된 영업·마케팅 노하우 충분…제품 간 시너지 극대화 기대감↑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종근당 충정로 본사(사진 제공=종근당)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독감약 시장이 지난 3년여간의 수요 절벽 상태를 뒤로하고, 서서히 기지개를 펴면서 종근당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경구제와 더불어 지난해 주사제까지 라인업에 추가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방역 정책도 갈수록 완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독감 유행 시즌을 기점으로 이 회사의 독감약 사업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독감 환자 수가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45주(10월 30일~11월 5일) 11.2명, 46주(11월 6~12일) 13.2명, 47주(11월 13~19일) 13.9명, 48주(11월 20~26일) 15.0명, 49주(11월 27일~12월 3일) 17.3명으로 5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49주 차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를 살펴보면 트윈데믹이 초·중·고생과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7~12세(29.0명), 13~18세(58.1명), 19~49세(24.3명) 연령군은 2022-2023년 절기 유행 판단의 기준(1,000명당 4.9명)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11월부터 환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12월과 이듬해 1월 절정에 이르렀다가 3~4월에 감소하는 독감 유행 패턴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 3년여간 개점 휴업 상태였던 독감 치료제 시장도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에 따라 독감 치료제 보유 업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환자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제품 수요도 늘고, 이는 곧 사업 실적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종근당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상당하다.

경구제 대표 품목인 ‘타미플루’와 ‘조플루자’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8월 자체 개발한 주사제 ‘페라원스 프리믹스’까지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독감 치료제 시장은 경구제인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주사제인 페라미비르 제제가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5일간 먹어야 하는 경구제와 달리 주사제는 1회 정맥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어 시장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주사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새롭게 뛰어든 페라원스 프리믹스가 종근당의 독감약 사업 실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현재 외부 사업 환경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JW생명과학, HK이노엔)와 올해(동광제약, 펜믹스, SK케미칼, 일양약품, 제뉴원사이언스, 한국유니온제약, 하나제약 등) 몇몇 업체들이 잇따라 주사제 품목허가를 받기는 했지만 제품 출시까지 한 곳은 아직 많지 않다. 즉 경쟁이 덜한 만큼 시장 공략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종근당이 대표 경구제 품목(타미플루, 조플루자)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면서 축적한 영업·마케팅 노하우도 페라원스 프리믹스의 시장 안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최근 초·중·고생과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독감이 확산하고 있는 점도 페라원스 프리믹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5일간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와 달리 주사제는 한 번만 투여하면 되는 만큼 학업 및 사회생활로 바쁜 이들이 비급여임에도 주사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타 연령층 대비 높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종근당 관계자는 “최근 독감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지난주부터 독감약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물량을 대폭 늘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고, 기존 재고로 감당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향후 현장 수요를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출시한 주사제의 경우 사실상 올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인 데다 트윈데믹 상황도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적과 관련된 부분은 좀 더 시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종근당이 그간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쌓아 온 만큼 이를 잘 활용한다면 제품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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