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프랑스 등 주요국 GMP 인증…수출 비중 40% ‘훌쩍’
‘공급자 우위 시장’ 장기화 전망↑…수혜 가능성에 기대감 증폭

▲ 경보제약(사진 제공=경보제약)
▲ 경보제약(사진 제공=경보제약)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보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글로벌 사업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팬데믹 기간 동안 최저 수준으로 유지됐던 호흡기 관련 질환자들이 엔데믹 가시화와 계절적 요인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항생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재 글로벌 수급 동향을 감안했을 때 단기간에 이를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경보제약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는 까닭이다.

경보제약의 주가가 지난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 12일 6,140원으로 마감됐던 주가는 글로벌 항생제 품귀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상한가(7,980원)를 기록하며 약 4개월(8.19 종가 7,050원)여 만에 7,000원(7,980원)을 고지를 재탈환했다. 이후에도 반등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지난 15일에는 9,000원(16.49%↑/9,040원) 선까지 넘어섰다. 3거래일간 주가가 무려 47.2% 급등한 것이다.

이처럼 경보제약이 시장의 이목을 끄는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의약품품질위원회(EDQM)로부터 무균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GMP) 제조 공정 인증을 받았고, 2019년에는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으로부터 아산공장의 항생제 원료의약품(API) 생산 공정에 대한 GMP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40%를 훌쩍 넘어서는 배경이다. 특히 현재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세파계 항생제 원료의약품(API)의 해외 실적 비중은 이보다 더 높다.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은 187억 원, 내수는 64억 원으로 약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여기에 항생제와 관련한 물량 생산 여력이 현재 충분하다는 점도 주가 반등의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세파계 API(41.5%), 세파계 주사제 API(47.2%), 세파계 주사제 완제의약품(49.4%) 공장 가동률이 50%를 넘지 않고 있어서다. 즉 해외 시장에서 수주 요청이 들어오면 발 빠르게 대응해 실적과 연결시킬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수출 환경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19년 우리나라가 전 세계 7번째로 유럽연합(EU)의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면서 항생제 품귀가 심한 유럽 시장 진출길이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2013년부터 EU 국가에서 제조되는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원료의약품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GMP 서면확인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화이트리스트 목록에 오른 국가는 이를 면제받는다. 이에 국내 업체가 유럽 시장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할 경우 최소 4개월 이상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항생제 품귀 이슈가 경보제약에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업체가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보통 각국의 규제기관으로부터 DMF(원료의약품 등록제도, Drug Master File) 등록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보제약은 현재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DMF 등록을 완료하고, 약 50여 개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에 거래가 없던 업체와 새롭게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경우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 허가를 받을 때 어떤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지 해당 규제기관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다른 원료의약품을 추가할 경우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보제약과 신규로 거래하는 해외 업체는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완제 생산에 투입할 수 있을 때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경보제약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원료의약품 사업 특성상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서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현재 해외 업체의 계약 문의 여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은데 공시 위반 소지가 될 수 있어 언급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생산 설비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 추가 수주 계약이 들어올 경우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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