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71곳 환산주가 분석(上)
액면가 동일선상…삼바, 국내 제약바이오 최고가 주식
‘보이는게 다 아니다’…액면가 100~5000원 ‘천차만별’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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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는 164만2,000원에 달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주가가 아닌, 실제 모든 기업의 액면가를 동시에 5천 원으로 맞춰 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71곳의 주가를 액면가 5천 원에 맞춰 환산한 기업별 ‘진짜 주가’와 이에 따른 순위 변동을 알아봤다. 이번 상편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환산주가 현황을 공개한다.

≫ 액면가 5000원 vs 500원, “보이는 게 다 아니다”

환산주가는 ‘액면가’가 서로 다른 종목의 현재 주가를 비교하기 위해 모든 주식의 가격을 5천 원으로 동일하게 놓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100원이던 액면가를 5,000원으로 높일 경우(액면병합), 주가는 50배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때문에 주가가 동일하게 5만 원이라고 해도 액면가가 500원인 기업은 5000원인 곳에 비해 주식의 가치가 사실상 10배나 더 높은 셈이다.

실례로 삼일제약의 경우 2021년 1,000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쪼개면서 액면 분할을 단행한 바 있다. 주식가격도 기존 1만9,900원에서 1/2 낮아진 9,950원으로 떨어진 것. 같은 주식이라도 액면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 것인데 이를 환산주가로 재계산하면 각각 9만9,500원으로 사실은 동일한 주가인 셈이다.

지난해 주가 침체로 액면 분할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몇 년간 앞당겨보면 액면을 분할한 기업들이 많았다. 앞서 2020년 유한양행과 동국제약 등도 주가를 각각 1/5 수준으로 낮추고 유통 주식수를 늘리는 액면 분할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71개사의 평균 주가는 2만7,881원이었던 데 반해 환산주가는 19만2,515원으로 치솟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환산주가가 7배나 높았던 배경에는 액면가가 500원 이하의 기업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같은 종목(신규상장 제외, 163종목)을 대상으로 2021년 말과 비교할 때 당초 평균 주가는 3만9,212원, 환산주가는 29만7,170원으로 각각 28.9%, 35.2%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대다수 제약바이오 종목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재 주가보다 환산주가의 낙폭이 더 컸다는 것은 거품이 빠지면서 실질적인 저가 종목이 속출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액면가 500원 이하의 종목이 500원 이상의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2021년 1만7,204.26포인트에서 2022년 1만3,793.83포인트로 19.8% 하락했고 코스닥 제약지수는 1만1,150.84포인트에서 7,263.80포인트로 34.8% 급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 구성 종목에는 액면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오텍 기업들이 코스피 보다 많이 포진돼 있다.

≫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액면가, 10곳 중 8곳은 500원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액면가는 어느정도 수준일까.

이번 본지 조사대상에 오른 171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 케어젠, 휴젤 등 137곳 상장사의 액면가는 500원으로 분석됐다. 10곳 중 8곳(80%)의 액면가가 500원에 형성돼 있던 셈이다.

액면가가 100원인 곳은 6개사로, 한국비엔씨, 휴마시스, 국전약품, 코미팜, 세운메디칼, 원바이오젠으로 집계됐다. 액면가가 200원인 곳은 비씨월드제약과 위더스제약 2곳이 유일했다.

액면가가 1,000원인 곳은 삼진제약, 일동홀딩스, 일동제약, 유한양행,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아제약, 셀트리온, 광동제약, 동성제약, 유유제약, 국제약품, 동화약품, 바디텍메드, 진원생명과학 등 14개사였다.

2,500원 그룹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JW중외제약, 종근당바이오, 일양약품, JW생명과학 등 9개사가 포진해 있었다.

액면가 중 가장 높은 금액인 5,000원에 해당하는 곳은 GC녹십자, 동아에스티, 일성신약 3곳이 전부였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약바이오 ‘황제주’ 등극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지난해 이 회사는 액면가가 2,500원으로 주가 82만1,000원을 환산했을 때 164만2,000원으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다만, 국내 전제상장 기업 가운데에서는 25위에 불과했다. 상장사 통틀어 액면가 100원인 네이버(NAVER)가 환산주가 887만5,000원으로 1위였고 이어 크래프톤(액면가 100원, 환산주가 840만 원)이 2위를 차지했다.

앞서 제약바이오 1위 자리엔 2021년엔 SK바이오사이언스(환산주가 225만 원), 2020년 셀트리온제약 (238만6,000원), 2019년 휴젤(397만7,000원)이 차지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케어젠(환산주가, 137만1,000원), 휴젤(134만9,000원)이 환산주가 ‘금·은·동’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메디톡스(128만 원), 에스티팜(87만6,000원), 셀트리온(80만2,500원), SK바이오팜(74만9,000원), SK바이오사이언스(73만5,000원), 휴마시스(71만2,500원), 파마리서치(69만9,000원)가 뒤를 이어 10위권이 형성됐다.

환산주가 20위권에는 셀트리온제약(66만9,000원), 툴젠(64만3,000원), 알테오젠(61만1,000원), 한미약품(59만6,000원), 지씨셀(56만2,000원), 삼천당제약(43만8,000원), 레고켐바이오(41만9,000원), 박셀바이오(38만6,000원), HK이노엔(37만500원), 티앤엘(36만2,000원)이 순위에 들어왔다.

HLB(35만4,000원), 코미팜(34만9,5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34만3,000원), 보로노이(34만1,500원), 국전약품(33만1,000원), 대웅제약(31만7,000원), 대한약품(30만6,000원), 제넥신(30만5,500원), 바이오니아(29만4,000원), 휴온스(29만1,500원) 등도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1주당 가격을 5천 원으로 환산해도 주가가 3만 원에도 못 미치는 ‘저가 제약바이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광동제약(2만9,800원), 파멥신(2만9,750원), 강스템바이오텍(2만8,950원), 명문제약(2만8,700원), 화일약품(2만7,800원), 국제약품(2만7,500원), 삼성제약(2만6,850원), 경남제약(2만6,800원), 아이큐어(2만5,550원), JW생명과학(2만4,300원), 조아제약(2만3,550원), 메타바이오메드(2만3,100원), CMG제약(2만1,500원), 엔지켐생명과학(1만6,550원), 우진비앤지(1만5,400원), 제일바이오(1만2,450원), 오리엔트바이오(6,130원), 에이프로젠제약(5,030원) 등이 대표적 기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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