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71곳 ‘환산주가’ 분석(下)
에이치엘비, 지난해 환산주가 순위 50계단 ‘수직상승’
액면가에 숨은 비밀…“투자 시 진짜 주가 따져봐야”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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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환산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에이치엘비였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 순위는 1년 만에 수십 단계 뛰어 올랐다.

이 기간 주식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이 회사의 환산주가는 164만2,000원에 달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주가가 아닌, 실제 모든 기업의 액면가를 동시에 5천 원으로 맞춰 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메디코파마뉴스>는 지난 상편을 통해 작년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71곳의 주가를 액면가 5천 원에 맞춰 환산한 기업별 ‘진짜 주가’를 알아봤다. 이번 하편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환산주가 순위 변동 현황을 공개한다.

≫ HLB·일동홀딩스·대원·환인 ↑ vs 엔지켐생명과학·아이큐어·메지온 ↓

작년과 비교해 올해 환산주가 순위가 올라온 곳으로 가장 컸던 곳은 HLB 이었다. 2021년 75위에 머물렀던 이 회사의 환산주가 순위는 1년 만에 54계단 수직상승 해 21위까지 뛰어 올랐다. 이 기간 HLB의 환산주가는 18만2,000원에서 35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이 외에도 일동홀딩스(2021년 131위→2022년 86위), 대원제약(82위→48위), 일성신약(132위→103위), 환인제약(78위→52위), 삼일제약(124위→98위), 대화제약(116위→91위), 대한약품(51위→27위), 삼진제약(95위→71위), 대웅제약(49위→26위), 피플바이오(83위→60위), 휴메딕스(54위→33위) 등이 20단계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주가가 83%가 추락하며 순위도 2021년 22위에서 지난해 167위로 수직 급락했다.

이외에도 아이큐어(75위→162위), 바이젠셀(38위→115위), 바이오플러스(52위→119위), 유틸렉스(57위→122위), 메지온(2위→58위), 티앤알바이오팹(25위→78위), 유바이오로직스(43위→95위), 셀레믹스(85위→132위), 젠큐릭스(77위→120위), 인트론바이오(65위→107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112위→153위), 코아스템켐온(73위→111위), 한국비엔씨(6위→37위) 등은 30단계 이상 추락하며 순위 조정을 받았다.

≫ 액면가에 숨은 비밀…“투자 시 진짜 주가 따져봐야”

주목할 점은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 같은 액면가를 무시하고 ‘겉으로 보이는 주가’ 만을 기준으로 주식을 고른다는 점이다.

액면가가 높은 기업의 경우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주가 관리를 위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액면가가 2,500원 이상인 기업들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1위)와 한미약품(14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기업은 환산주가 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액면가가 100원 또는 200원인 기업들에게 환산주가를 적용할 경우 실제 주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폭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국전약품의 주식 가격은 6,620원으로 평범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지만, 환산 전 액면가가 100원인 이 회사의 주식을 환산주가로 재측정할 경우, 33만1,000원으로 뛰었다. 주가 순위도 환산 전 128위에서 환산 후 25위로 수직상승 했다.

환산 전 6,990원(122위)에 그쳤던 코미팜의 주가도 액면가를 동일 선상에 놓고 봤을 때 34만9,500원으로 22위에 해당했다. 이 회사의 액면가는 100원이다.

이 외에도 액면가가 100원인 휴마시스(환산 전 주가 1만4,250원)와 액면가 200원인 위더스제약(환산 전 주가 9,370원) 역시 환산 전 70위와 94위에 해당하던 주가 순위는 환산치 적용 후 각각 71만2,500원(9위)과 23만4,250원(36위)의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증권가 전문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대폭 늘어났다”면서도 “다만 지난 2년간 조정기를 겪으면서 거품과 고평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액면가에 따라 주식의 가치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만큼 당장의 액면가나 환산주가 가격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며 “그래도 적정 주가를 알기 위해선 같은 가격의 주식이라도 액면가가 5백 원인 기업이 5천 원인 곳보다 10배 더 비싸다는 점을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테슬라 등이 액면 분할을 단행하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더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고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들 가운데 액면가가 높은 곳에 대해 투자자들의 분할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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