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지원·관리 담당 KIMCo, 참여 업체 개발 의지 여전
시급성·사업성 약화됐지만 백신주권 확보 위해 지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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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을 위해 결성된 K-mRNA 컨소시엄이 엔데믹 가시화에도 변함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면서 개발 시급성과 사업성 등이 크게 약화됐지만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기술력 및 생산 기반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K-mRNA 컨소시엄의 유의미한 성과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향후 신종 감염병 출몰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K-mRNA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은 지난 2021년 6월 한미약품·에스티팜·GC녹십자·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하 KIMCo)이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의기투합하며 첫발을 내딛은 이후 같은 해 9월 동아에스티와 이셀까지 가세하면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신종 감염병 대응을 목표로 국내 산업계가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사업 조직인 데다 제시한 사업 계획 및 일정 자체 등도 비교적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컨소시엄은 ▲2021년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STP2104) 임상 1상 진입 ▲2022년 상반기 조건부 허가 및 하반기 1억 도즈 생산 체계 구축 ▲2023년 10억 도즈 이상 대량 생산 체계 확립 및 해외 수출 추진 ▲2025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 기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신약 개발 등의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출범 3년 차를 맞은 컨소시엄의 주목도는 현재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다수의 코로나19 백신 등장으로 팬데믹 초기의 물량 수급 불안이 해소되면서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사업성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져서다.

특히 컨소시엄이 내세운 개발·생산 일정이 대부분 지연되거나 무산되고, 출범 후 사업 경과에 대한 소식이나 향후 운영 계획 등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점이 시장의 관심권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컨소시엄이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싹튼 배경이다.

이에 대해 컨소시엄의 운영 지원 및 관리를 맡고 있는 KIMCo 측은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이라는 컨소시엄의 최종 목표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KIMCo 관계자는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 등의 물량 보급으로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급성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백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 백신에 의존해야 하고, 질병의 치명률이나 확산세가 심각할 경우 의료체계 붕괴나 국민보건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것을 지난 3년간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알 수 있었다”며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을 때 산업계에서 자발적으로 각자의 역량을 끌어모아 설립한 컨소시엄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례이자 체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RNA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재환기 시켰다. 기존 백신은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과정이 필요한 반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만 확인되면 빠르게 설계가 가능해 제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만큼 위기 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

아울러 KIMCo는 외부 환경의 급변에도 컨소시엄 참여 업체의 사업 의지는 초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필요한 사항이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현재 mRNA 백신 후보물질(STP2104)이 임상 단계에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처럼 월 1회 정기회의는 진행하지 않고, 특별한 사안이 있을 경우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컨소시엄 내에서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을 담당하고 있어 사업 속도의 키를 쥐고 있는 에스티팜 역시 국산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mRNA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STP2104는 지난해 3월 임상 1상을 승인받고, 같은 해 11월 해외 학회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며 “현재 환자 투여가 진행 중이고, 올해 중순이면 1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와 별개로 변이에 대응 가능한 새로운 팬코로나(pan-corona,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mRNA 백신 후보 물질 STP2150의 개발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수익보다는 노하우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은 향후 신종 감염병 출몰 시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와 더불어 국민 건강권 확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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