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 심장 아밀로이드증 관련 51페이지 합의 문서 공개
ATTR-CM 환자 유일 치료제…비용효과 확립 위해 93% 약가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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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미국심장학회(ACC)가 심장 아밀로이드증의 진단·관리를 위한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일한 치료제인 빈다맥스(성분명 타파미디스)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했을까.

국내에서도 빈다맥스가 심장 아밀로이드증의 유일한 치료제이지만, 여전히 국민건강보험 적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ACC 역시 빈다맥스에 대해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합리적인 처방을 위해서는 약가를 낮춰야 한다고 명시하며 고민을 드러냈다. 비용효율성에 확립된 임계값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92.6%의 약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추정이다.

ACC는 최근 학회지인 <the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를 통해 51페이지 분량의 심장 아밀로이드증에 대한 전문가 합의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침착물이 정상적인 심장 근육을 대신하며 발생하는 제한성 심근병증(CM)의 일종이다. 대부분은 단클론성 면역글로불린 경쇄 또는 트랜스티레틴(ATTR)에 의해 발생한다.

가이드라인은 심장 아밀로이드증 질병 초기 단계에서 임상적 인식과 진단이 환자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단일클론 단백질 모니터링과 뼈 신티그래피, 유전자 검사, 생검을 포함한 진단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다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전통적인 심부전 약물 및 부정맥 관리의 역할에 특별히 주의해 치료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빈다맥스의 역할에 대한 합의 내용을 주목할 만하다. 가이드라인은 우선 빈다맥스가 아밀로이드 트랜스티레틴(ATTR) 치료를 위해 FDA가 승인한 유일한 약물임을 명시했다.

빈다맥스는 트렌스티레틴의 안정제 역할을 해 분열을 늦추는 방식으로 섬유소 형성 및 심장 침착을 늦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ATTR-CM 환자 대상 임상 3상인 ATTR-ACT에서 빈다맥스는 위약과 비교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심혈관 관련 입원을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연장 연구 결과에서도 빈다맥스로 치료받은 환자는 최대 58개월까지 사망률에 있어 이점을 분명히 했다.

가이드라인은 빈다맥스로 치료가 이뤄지기 위한 조건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는 동반이환 없이 환자가 의미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와 함께 비용을 꼽았다. 높은 약가가 빈다맥스 치료의 주요 장벽이라는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빈다맥스의 표시가격은 연간 22만5,000 달러(한화 2억8,000만 원)이다. 이를 삶의 질을 조정해 환산하면 수명이 1년 늘어나기 위해 88만 달러(10억8,000만 원)이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은 빈다맥스가 비용효과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92.6%의 약가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질병의 완화가 아닌 진행 지연 효과만으로 현재 약가는 지나치게 높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내에서 빈다맥스가 국민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배경과 유사하다. 유일한 치료제이지만, 높은 약가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빈다맥스의 국내 약가 사정과 미국 표시가격은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빈다맥스를 1년간 사용하기 위한 비급여 비용은 1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드라인은 빈다맥스의 대안으로 트랜스티레틴 안정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의 일종인 디플루니살(Diflunisal) 성분을 꼽았다.

디플루니살은 월간 비용이 25~50 달러에 불과해 상태가 좋은 환자나 빈다맥스를 구입할 여유가 없는 환자에게 대체 옵션이 된다는 것. 다만 디플루니살은 증거 기반이 부족하고 내약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함께 명시했다.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디플루니살은 ATTR-polyneuropathy(다발성신경병증)에서는 질환 진행을 늦추는 것을 확인했지만, ATTR-CM(심근병증)에서 사용에 따른 데이터는 제한적”이라며 “다만 소규모 연구에서 디플루니살이 심초음파 감소의 진행을 늦춘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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