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FDA 가속 승인…3상 단계 후보물질 '출격' 대기
비만약, 올 성장세 지속…오젬픽·위고비·마운자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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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알츠하이머와 비만 치료제 시장에 새 치료제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해당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모습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가속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와 함께 이미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 역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이 등장하면서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 ‘뜨기 시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뜨고 있는 비만 치료제’에 따르면 FDA는 지난달 6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를 가속 승인했다.

이 치료제는 앞서 2021년 6월 출시될 때 논란이 됐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두맙)에 이어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승인된 두 번째 약물이자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첫 번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레켐비는 논란이 됐던 아두헬름과 같이 치료법이 거의 없는 질병 치료를 위한 FDA 승인 절차인 가속 승인에 따라 허가됐다. 가속 승인 당시 임상 3상 시험 데이터는 고려되지 않았고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인됐다.

다만 레켐비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증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초기단계(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치매)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Clarity AD)에서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점수를 측정한 결과, 치료 18개월 동안 인지 및 기능 저하를 27% 지연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켐비에 대한 안전성이나 보험 적용 등 시장 확장에 대한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레켐비는 뇌부종, 뇌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발생률은 약 10%로 아두헬름 대비 40% 개선됐으나, 레켐비 임상에서 3명의 환자가 사망하며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 것이다.

또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은 지난 6일 배포자료를 통해 레켐비가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보험 적용 범위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레카네맙의 연간 약가는 2만6,500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미국 정부 임상시험등록사이트인 크리니컬트라이이얼(clinicaltrials)에 따르면 2022년 1월 25일 기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해 143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172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상 1상에 30개 물질 31개 임상시험 ▲2상 82개 물질 94개 임상시험 ▲3상에 31개 물질 47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임상 3상 시험 신약후보물질 중 가장 승인에 근접해 있는 것은 2021년 가속 승인받은 아두헬름 이외에 도나네맙(donanemab)과 레켐비가 존재했지만 도나네맙은 지난 19일 가속승인이 거절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레켐비 가속 승인으로 임상 3상에 있는 물질들의 가속 승인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FDA가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약물 도나네맙의 가속 승인을 거절하면서 레켐비의 초기 시장 확보가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미 뜨고 있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우 올 한해 가장 많은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리 릴리로 예측된다.

이들 기업은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해 큰 매출 상승이 예상되며, 기존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도 종종 처방의사의 전문적 판단 하에 오프라벨(off label)로 비만치료를 위해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허가된 비만치료제의 우월한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비만치료제는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협회가 꼽은 향후 과제는 ▲복용기간 ▲약물 반응률 ▲과체중-건강 인과성 논란 ▲비싼 약가 등이다.

바이오협회는 “연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지 여부”라며 “실제로 세미글루타드 복용을 중단한 참가자는 1년 후 감소된 체중의 약 2/3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 반응률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분석된 바로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날씬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약물이 과체중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의도치 않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체중 이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고비는 한 달에 약 1,300달러에 달한다”며 “미국의 많은 보험회사는 비만 치료제를 허영심 마약(vanity drugs)으로 치부해 보험적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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