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주도 R&D 투자·실적 성장…파이프라인 성과 ’예고‘
향정신성 전문제약사로 ‘입지’ 굳히며 시장 점유 확대 전망

▲ 한국파마 신약연구센터 전경
▲ 한국파마 신약연구센터 전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올 들어 상장 4년 차를 맞는 한국파마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과거 한국파마는 2018년까지 제네릭 의약품을 주로 생산 판매하던 사업구조로 사실 대표품목이 부재했고 R&D 투자도 미미했다. 그러나 기업공개 이후 과거의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실제 사업구조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

이는 2020년 8월 한국파마가 기업공개 된 이후 박은희 대표 주도로 회사 성장뿐 아니라 신약·개량신약의 임상과 발매를 비롯해 R&D(연구개발)와 시설 투자결과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차츰 빛을 발하고 있어서다.

앞서 회사는 상장 시 유상 증자로 154억 원, 2021년 10월 전환사채로 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조달된 자금은 주로 R&D 파이프라인 확장과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능력 제고에 현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2018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신약연구센터를 설립해 차세대 신약 개발의 중·장기적인 개발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R&D 투자금은 2020년과 2021년 합쳐 약 112억 원의 돈이 지출됐다. 앞서 2018년과 2019년 각각 22억 원과 27억 원이 투입된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의 큰 폭 확대다.

성장과 관련해 이 회사는 매출로 2018년 605억 원(전년比 7.65%↑), 2019년 661억 원(9.32%↑), 2020년 715억 원(8.17%↑), 2021년 796억 원(11.33%↑)으로 매년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공개된 누적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593억 원을 거두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9% 늘어난 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로도 창사 이래 최대인 800억 원 돌파가 예고되고 있는 것.

이는 과거 2008년 매출이 400억 원으로 2018년까지 10년간의 매출 증가가 단 200억 원에 그쳤던 만큼, 과거 실적과 비교해 이 회사의 최근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외형 성장뿐 아니라 내실도 잡으면서 당기순이익 측면에서도 2018년 38억 원(52.3%↑), 2019년 55억 원(44.4%↑), 2020년 32억 원(42.8%↓), 2021년 64억 원(101.6%↑)을 기록하면서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은 22억 원에 머물면서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 미쳤는데, 이는 R&D 등 투자를 위한 차입에 따른 것으로 영업외 측면에서 금융비용이 40억 원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다.

위기도 있었다. 그동안 판매했던 먼디파마 社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비스펜틴조절방출캡슐’과 천식치료제 ‘플루티폼흡입제’의 공급계약이 2021년 종료된 것. 하지만 1L 장세정제 개량신약 ‘플레뷰산’ 매출이 전년보다 45% 늘고 항우울제 ‘파마설트랄린정’ 매출도 50%나 증가하면서 매출 공백을 메우며 실적 부진 위기를 돌파했다.

앞서 회사는 2019년 네델란드 노르진 社와 세계 최초 FDA 승인 ‘플렌뷰산’ 1L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해 7월 대만 기업 오리엔트파마 社와 소아용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 ‘메티듀어’의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먼디파마 도입 상품종료 후에도 향후 매출 성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 한국파마 박은희 대표
▲ 한국파마 박은희 대표

이 같은 회사의 견조한 실적 성장과 위기 돌파는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CEO 박은희 대표가 상장 이후 회사 성장과 사업 전반을 주도하면서 견실한 성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오너가 2세로 창업주 박재돈 회장의 슬하 2남 2녀 중 장녀다. 2020년 2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조달된 투자 자금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 파이프라인 ‘강화’ 속 신제품 출시 박차

실적 성장에 탄력이 붙은 한국파마는 미래 먹거리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초 국내 최초 PEG 성분의 액상 변비치료제 ‘크리롤액’의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아냈다. '크리롤액'은 8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복용할 수 있는 변비치료제로, 한국파마와 인트로바이오파마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앞서 회사는 연구개발을 통해 2020년 이후 우울증 치료제 ‘파마설트란린정’ 등 12개의 신제품에 대해 제조허가를 받아 발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철 결핍성 빈혈치료제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는 등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체화 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빈혈치료제 ‘KP-01’의 가교임상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으면서 ‘아크루퍼’(ACCUFER)의 약동학 평가를 통해 철 결핍성 빈혈 치료제 효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한국파마는 지난해 영국 쉴드테라퓨틱스 社와 FDA 승인 빈혈 및 철 결핍 치료제 ‘ 아크루퍼’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도 회사는 2021년 12월 표적단백질 분해기술이 적용된 신약후보물질 ‘J2H-2002’를 경구용 제제로 개발하는 포괄적 공동개발 협약(MOU)을 J2H바이오텍 社와 체결한 바 있고 앞서 2020년 8월부터는 에빅스젠 社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KP204’의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품질개선 개발과 관련해 개량신약으로 위궤양 치료제 ‘KP201’(빠른 효과 발현), 알츠하이머 치료제 ‘KP172’(복용편의성 증대), 우울증 치료제 ‘KP173’(복용편의성 증대) 등 약 138억 원의 내부 예산으로 경쟁력 제고를 계획 중이다.

≫ 정신 신경계 제품 라인업 강점…매출 비중 34% 웃돌아

여기에 이 회사가 치매치료제 등의 정신 신경계 제품 품목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점도 시장에서 주목받을 요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치매치료제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임상3상 결과 합격점을 바탕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조건부 허가를 득한 것에 이어 올해 연말 완전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은 올해 치매약 시장이 큰 폭 확대되면서 개화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치매 약제를 비롯한 정신신경 분야 치료제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향정신성 전문제약사로 입지를 굳히면서 시장 점유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회사에 따르면 오리지널 제품 도입과 퍼스트 제네릭 및 차별화된 제품의 출시를 계획으로 향후 정신신경용제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한국파마의 정신 신경계 제품 매출 비중은 평균 34%를 웃돈다. 정신신경계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207억 원으로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34.3%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치료제 ‘바스티아정’, 조현병 치료제 ‘쿠에티정’·‘리스돈정‘, 뇌기능 개선제 ’콜리티린연질캡슐‘, 우울증 치료제 ’파마파록세틴정‘ 등의 주요 품목들에서의 안정적 성장이 주효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휴메딕스, 지투지바이오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주사제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품의 시판 가능성도 높였다.

한편, 지난해 8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가 파킨슨병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미국 시카고 러시 대학 의료 센터의 연구 결과도 발표되면서 치매치료제 관련주로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회사는 페노피브레이트의 활성형인 페노피브릭산에 콜린염을 추가한 동맥경화용제 '페노코린캡슐'을 보유 중이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위협 우려가 나오면서 방사선 피폭에 대비하는 필수의약품 ’요오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파마가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 ’베타딘액‘을 생산 판매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베타딘액을 생산하기 위해 포비든 요오드 원료를 지난해 상반기만 19만 3천 달러가량을 수입했고 전년에는 77만 2천 달러 규모를 수입했다. 이는 2021년 기준 전체 주원료 수입 비중의 약 40%에 해당할 정도로 중요한 원료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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