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건보 승인 촉구 청원 게재 5일 만 5만명 동의
과거 품목허가 청원, 복지위 회부 20일 만에 승인 발표
사측, 작년 급여 신청서 제출…심평원 판단에 ‘쏠린 눈’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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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박애자 기자]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건강보험 승인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되면서 건강보험 승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엔허투의 품목 허가를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복지위에 회부된 후 20일 만에 허가를 획득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13일 국민청원동의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게재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 촉구에 관한 청원’이 청원 5일 만인 지난 3일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엔허투는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HER2 양성 유방암의 3차 치료제이다.

하지만 1회 주사에 500만 원이 드는 고가약으로 유방암 환자들의 투약 접근성은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현재 유방암 4기의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대부분의 말기 암환자들이 그렇듯 다양한 항암제를 사용해 봤으나 계속해서 내성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허투는 HER2 유방암 치료에 아주 효과적인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 번 주사를 맞는데 약 500만 원이 드는 고가의 약이라 대부분의 일반인은 주사를 맞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엔허투는 해외 선진국이 모두 사용하는 약인데 우리나라만 수입과 보험 처리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디 유방암 환자들의 희망인 엔허투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되길 빈다”고 호소했다.

엔허투와 관련된 국민동의청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품목허가를 촉구하는 청원이 두 차례나 게재된 바 있다.

엔허투는 지난 2021년 6월 신속허가 대상으로 지정됐으나 1년 이상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환자들은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으로 몰렸다.

지난해 6월에 70대 유방암 환자가 청원글을 올렸으나 1만4,033명의 동의를 얻는 데 그쳐 동의 만료폐기 됐으나 그해 8월 유방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둔 보호자가 신속 승인을 촉구하는 청원이 게시된지 15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복지위에 회부됐다.

해당 청원으로 엔허투 허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청원이 복지위에 회부된지 20일 만에 엔허투 품목 허가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동안 식약처는 코로나19 관련 의약품과 같은 국가 방역 또는 국민의 관심이 큰 의약품 허가에 대해서만 별도의 자료를 통해 알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허투의 허가를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일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엔허투의 품목허가 이후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1월 허가받은 적응증에 대해 모두 급여 신청서를 제출했고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검토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 촉구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게시된지 3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복지위에 회부됐다.

이에 따라 해당 청원이 엔허투의 보험 급여 결정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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