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국내 허가 신청…첫 중증 건선 경구 옵션 예고
소틱투 약가, 美 코센틱스·스카이리치 수준…한국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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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국내 중증 건선 환자에게도 경구 치료제 옵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허가신청이 이뤄진 BMS의 TKY2(Tyrosine Kinase 2) 억제제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가 조만간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허가가 이뤄지더라도 당장 건선 환자의 경구 치료제 접근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이미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져야 산정특례까지 적용해 환자 부담금을 낮출 수 있지만, 가격이 관건이다.

만약 BMS가 미국 시장 표시가격처럼 기존의 인터루킨(IL) 억제제 계열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의 약가를 책정한다면 국내 급여권 진입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간접적인 효과 비교에서 소틱투보다 앞서 있는 2세대 IL 억제제가 이미 시장에 4종이나 나와 건보 적용돼 있다. 정부가 이들 IL 억제제에 비해 효과는 떨어지지만, 경구제라는 장점을 가진 소틱투에게 같은 약가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암젠의 경구 중증 건선 치료제 오테즐라(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가 해외에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지만, 국내에서는 출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자진 허가취소한 사례는 고가의 경구제 옵션이 국내 급여권 진입 어려움을 보여준다.

≫ 지난해 허가신청 소틱투, 식약처 시판 승인 가시권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BMS는 지난해 하반기 소틱투의 국내 허가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이미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이뤄졌고, 올해 1월 유럽 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허가권고까지 받은 만큼 국내 허가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틱투의 심사는 POETYK-PSO-1,POETYK-PSO-2 임상 3상 2건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두 연구에는 중등도~중증 건선 환자 1,686명이 참여해 소틱투와 오테즐라 혹은 위약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16주차에 건선평가점수(sPGA) 0~1점 달성률, 건선 면적 및 중증도 지수(PASI) 75(75% 개선) 달성률이었다.

POETYK-PSO-1에서 소틱투군의 16주차 sPGA 0~1점 달성률은 소틱투군 54%, POETYK-PSO-2에서는 50%를 보였으며 오테즐라군은 각각 32%, 34%로 나타났다.

16주차 PASI 75 달성률 역시 두 연구에서 소틱투군은 58%, 53%로 오테즐라군의 35%, 40%에 비해 우월했다.

2차 평가변수인 24주차 sPGA 0~1점, PASI 75, PASI 90 달성률 역시 소틱투군이 오테즐라군 대비 효과적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율 역시 소틱투는 2.4%로 오테즐라의 5.2%보다 낮았다.

결국 오테즐라와 비교했을 때 소틱투의 우월성을 입증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를 2세대 IL 억제제와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IL 억제제에 비해 떨어지는 효과…정부가 동일 가격 인정할까?

현재 국내에 출시된 2세대 IL 억제제는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 릴리의 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 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 애브비의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까지 총 4종이다.

미국에서 소틱투의 표시가격은 코센틱스와 스카이리치 등과 비슷한 연간 7만5,000달러 수준이다. 표시가격일 뿐이지만, 실제 적용되는 약가 또한 유사한 수준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문제는 국민건강보험을 운용하는 한국 건보 당국이 이 유사한 수준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IL 억제제 가운데 임상 데이터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스카이리치의 경우 16주차 sPGA 0~1점 달성률이 84%에 달한다. 16주차 PASI 90(90% 개선) 달성률은 74%로 나타났다.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소틱투 임상연구에서 나온 결과보다 상당히 뛰어남을 알 수 있다.

경구 복용 장점만으로 정부가 기존 IL 억제제 가격을 소틱투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게다가 편의성은 환자 개인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경구 복용해야하는 소틱투가 12주 간격으로 주사하는 스카이리치보다 절대적으로 뛰어나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중증 건선 환자의 경구제 옵션 확보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BMS의 미국시장과는 다른 국내 약가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효과가 뛰어난 IL 억제제가 다수 급여권, 혹은 산정특례까지 적용돼 처방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급할 이유는 없다.

<메디코파마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BMS 관계자는 “아직 국내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허가가 이뤄진다면 한국 건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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