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최신기술학회 연례회의, CCB 계열 베라파밀 연구 발표
“CCB 계열 올드드럭, 소아·청소년 인슐린 생성 파괴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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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현재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고혈압 치료제 성분인 베라파밀(Verapamil)이 제1형 당뇨병에서 효과를 보여 관심을 끈다.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베라파밀을 투여한 결과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베타 세포의 파괴를 늦췄다는 설명이다.

최근 개최된 당뇨병최신기술학회(Advanced Technologies&Treatments for Diabetes, ATTD) 연례회의에서는 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7~17세의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발표 데이터는 미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JAMA에도 동시에 게시됐다.(데이터 링크)

베라파밀은 주로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 채널 차단제(CCB) 계열의 성분이다. 국내에서 CCB는 주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이뇨제 등과 함께 고혈압 치료를 위한 복합제로 널리 사용된다.

다만 복합제에 사용되는 CCB 성분은 대부분 화이자의 노바스크가 오리지널인 암로디핀(Amlodipine)이다. 암로디핀 성분은 특허가 2003년 만료되고 제네릭 백여 종이 시장에 나와 있다.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베라파밀 성분 고혈압 치료제는 일성신약의 일성이솦틴이 유일한데 연간 원외처방액은 15억 원 수준이다.

그런 베라파밀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제1형 당뇨병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인 것.

연구는 미국 내 6개 시험 센터에서 제1형 당뇨병으로 새롭게 진단된 체중 30kg 이상의 7~17세 소아·청소년 88명을 베라파밀군과 위약군으로 1:1 배정한 뒤 하이브리드 폐쇄 루프(HCL)로 불리는 인공췌장이나 표준 당뇨병 관리 기준으로 치료했다.

연구는 베라파밀이 해당 환자의 췌장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하느냐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이뤄졌다.

52주 추적 연구 결과, 검사기간 동안 측정된 베라파밀군의 C-펩티드 수치(췌장 베타 세포 기능 측정)는 위약군에 비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2주 최고 C-펩티드 수치가 0.2 pmol/mL 이상인 참가자의 비율은 베라파밀군에서 95%, 위약 그룹에서 71%였다.

52주 차에 당화혈색소(HbA1c) 수치도 베라파밀군이 6.6%로 위약군의 6.9%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라파밀군의 17%와 위약군의 20%에서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대부분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 새롭게 진단된 제1형 당뇨병이 있는 소아·청소년에게 베라파밀은 위약과 비교해 진단 후 52주에 C-펩티드 분비를 자극했다”며 “C-펩티드 개선의 종적 내구성과 최적의 치료 기간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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