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RO-NASH 임상 성공 마드리갈 레스메티롬, 상반기 허가신청
NASH 적응증 확대 도전 인터셉트 오칼리바, 오는 6월 결정 예상
변수 남아있는 오칼리바 허가 성패 따라 최초 수식어 결정될 듯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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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글로벌 빅마켓에서 승인된 첫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타이틀에 경쟁이 붙었다. 미국 시장에서 두 가지 후보물질의 시판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최초의 NASH 치료제 등장은 이르면 올해 6월, 늦어도 내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어떤 제품이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져갈지는 알 수 없다. 일찍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제품은 불안 요소를 갖고 있고, 주목할 데이터를 가진 제품이 뒤에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NASH는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간경변,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심혈관 사건 발생까지 높인다는 결과도 나온다.

하지만 NASH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함께 그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온 대표적인 질환이다. 현재 미국·유럽 등 빅마켓에서 사용 가능한 NASH 치료제는 전혀 없다.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NASH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으며, 이는 국내외 제약계에서 NASH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부르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 블루오션에 다가서고 있는 두 제품이 있다. 매드리갈 파마슈티칼스의 레스메티롬과 현재 담관염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인터셉트 파마슈티칼스의 오칼리바(성분명 오베티콜릭산)다.

≫ MAESTRO-NASH 임상 3상 성공 레스메티롬…“상반기 FDA 신속허가 신청할 것”

지난해 12월, 매드리갈은 레스메티롬의 임상 3상 MAESTRO-NASH 연구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에 시작한 이 연구는 생검을 통해 NASH로 진단된 환자 2,000명이 참여해 위약군과 레스메티롬 80mg군, 100mg군으로 무작위 1:1:1 배정하고 52주차에 다시 생검을 실시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의 1차 목표는 52주차에 섬유증 단계의 악화 없이 비알콜성 지방간(NAFLD) 활동 점수(NAS) 2점 이상 감소 비율 또는 NAS 악화 없이 섬유화 1단계 이상 개선된 비율이다.

54개월 장기 목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간 이식 및 유의미한 간 관련 사건, 간경변 등의 복합 결과였다.

96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1차 분석 결과, 섬유증 악화 없이 NAS 2점 이상 감소한 비율은 레스메티롬 80mg군이 26%, 100mg군은 30%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10%에 비해 유의한 결과다.

또한 NAS 악화 없이 섬유화 1단계 개선 비율은 80mg군 24%, 100mg군 26%, 위약군 14%로 나타났다.

탑라인 발표에서 매드리갈은 “MAESTRO-NASH 임상 3상 결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간 섬유증이 있는 NASH 치료제의 빠른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며 “2023년 상반기에 레스메티롬의 가속 승인을 위한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 레스메티롬 심사가 시작되면 FDA는 결정 예정일을 공개하게 되는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레스메티롬의 경우 임상 데이터에 대한 이견이 없는 만큼, 순조로운 허가절차가 될 것이란 평가다.

≫ 오칼리바, 오는 6월 NASH 적응증 확대 결정…부작용 이슈 넘어설까

레스메티롬 보다 먼저 FDA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은 이미 현장에서 다른 간 질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인터셉트의 오칼리바다.

오칼리바는 지난 2016년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로 FDA의 가속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NASH 치료제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오칼리바는 FDA로부터 NASH 적응증 확대를 거절당했다. 당시 오칼리바의 연구는 생검이 아닌 조직생리학적 대리 평가지표를 이용했는데, 이는 이점이 불확실하고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FDA는 추가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인터셉트는 생검을 이용한 임상 연구 REGENERATE에 돌입했다. 이 임상의 중간결과가 발표된 것이 지난해 12월이다.

REGENERATE의 중간 결과는 931명의 간섬유증(2기~3기)을 가진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오칼리바 10mg, 25mg과 위약을 1:1:1 무작위 배정해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차 목표점은 NASH 악화 없이 한 단계 이상의 간 섬유증 개선을 달성한 비율 또는 간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해결을 달성하는 비율이었다.

발표에 따르면 18개월 차에 NASH 악화 없이 한 단계 이상 간 섬유증을 개선한 비율이 오칼리바 25mg군은 22.4%으로 위약군의 9.6%에 비해 높게 나타나며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특히 섬유증 3기 환자에게서 개선 효과가 컸다.

다만 10mg군은 위약군 1차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기존 적응증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에서도 안전성 문제로 고용량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허가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

FDA는 오칼리바의 NASH 치료제 승인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5월 위장관계약물 자문위원회를 소집했다. 하루 동안 열리는 이 위원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6월 22일로 예정된 결정에서 최초의 NASH 치료제 등극이 가능하다.

≫ ICER 비용효과 분석 결과, 레스메티롬이 오칼리바에 앞서

NASH 치료제 탄생이 다가오면서 산업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미국임상경제검토연구소(ICER)는 두 치료제에 대한 비용효과성 분석 결과를 초안 보고서 형식으로 내놓았다.

ICER에 따르면 품질보정수명(QALY) 당 10만 달러의 미국 비용효율성 임계값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레스메티롬의 경우 연간 가격이 3만9,400 달러, 오칼리바는 2만5,200 달러여야 했다.

또한 레스메티롬의 연간 표시가격이 1만9,000 달러일 경우 NASH 환자의 평생 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표준치료의 경우 39만1,000 달러가 필요하지만, 레스메티롬으로 치료하면 3만7,100 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오칼리바는 현재 표시가격인 8만5,000 달러로 계산했을 때에는 표준치료에 비해 무려 42만 달러가 높은 81만1,000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발표했다.

ICER는 레스메티롬과 오칼리바 모두 NASH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판단했지만, 임상 결과를 놓고 분석했을 때 비용효과성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레스메티롬의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오칼리바의 경우 중간 수준의 이익이 나타났지만, 심혈관 문제와 소양증 발생 등 부작용 문제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ICER는 “이번 초안 보고서는 8개월의 검토 프로세스에서 중간 단계”라며 “초안 보고서에 제시된 정보가 최종 결론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레스메티롬과 오칼리바의 임상 연구 데이터와 ICER의 판단으로 유추해 봤을 때 빅마켓 최초의 NASH 치료제 타이틀은 오칼리바에 대한 자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칼리바가 고용량 제품의 부작용 이슈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내년 레스메티롬의 타이틀 획득이 유력하다.

다만 두 제품 모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국내 NASH 환자에게 사용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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