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국내 빅6 제약기업 2022년 4분기 실적 분석②
매출 1조7113억, 영업이익 813억…전년비 10%대 성장률
혈액제제·대상포진 백신·희귀의약품 올 R&D 성과 가시권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 사진=GC녹십자 전경(출처: GC녹십자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4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는 내수 판매고 호조에 따라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GC녹십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하면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15년 연결기준 1조 원의 매출을 넘어선 이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으며 2021년 3분기 분기 역대 최대 매출(4,657억 원)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실적 점프를 통해 고공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연구개발(R&D)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분석가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각사 잠정실적치 및 증권가 자료를 근거로 국내 주요 대형 제약사 6곳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을 해부하고 올해 실적을 전망했다. 이번 두 번째 편에서는 GC녹십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들여다봤다.

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113억 원(전년比 11.3%↑), 영업이익 813억 원(10.3%↑)의 잠정치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성적표를 냈다.

다만, 4분기 만을 떼어놓고 보면 매출 4,115억 원(2.3%↑), 영업 손실 224억 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따라주지 못한 결과치를 받아들었다.

이는 자회사 큐레보의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미국 임상2b상 개시로 인한 연구개발비 증가(약 100억 원 추가집행)와 4분기 연말 판관비 증가(약 200억 원 추가집행)로 인한 일시적 요인으로 분석되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오히려 연간 비용으로 처리된 경상개발비만 전년(1,460억 원)보다 31% 증가한 1,913억 원을 기록하면서도 준수한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당장의 실적보다는 R&D 파이프라인의 가시적 성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시각인 것.

여기에 올해도 GC녹십자는 GC셀, GC녹십자엠에스 등 자회사 실적에 힘입어 실적 고공 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해 GC셀은 검체검진사업 성장과 바이오물류 사업의 확장을 통해 매출로 전년 대비 40.3% 증가한 2,36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8% 상승했다.

또 GC녹십자엠에스와 GC녹십자웰빙도 각각 주력 사업인 진단키트와 주사제 사업 호조로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다. GC녹십자엠에스는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128억 원, GC녹십자웰빙은 20.6% 증가한 1,097억 원을 기록한 것.

GC녹십자 개별기업의 실적이 받쳐주고 여기에 자회사까지 실적이 개선되면 올해 수익성은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올해도 외형과 내실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올 수출 확대에 따른 수혜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21년 9월 중국 판매 허가를 받은 이후 헌터라제가 올해 중국 보험급여 등재가 기대되면서 녹십자의 새로운 수출용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내수에서는 지난해 아이큐비아 기준 244억 원의 매출로 국내 시장 점유율 80%를 넘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여기에 수출 확대로 인한 큰 폭의 성장 가능성까지 열리고 있어서다. 분기별(1분기 57억 원, 2분기 62억, 3분기 63억 원, 4분기 62억 원)로도 증가하면서 안정적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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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R&D 성과 가시화…혈액제제·대상포진 백신·희귀의약품 ‘주목’

주목되는 점은 실적 외에도 GC녹십자의 올해 R&D 성과 모멘텀이다.

실적에서 헌터라제를 포함한 전문의약품과 혈액제제 매출 성장이 힘을 보탠다면 R&D 성과에서는 혈액제제 '알리글로(IVIG-SN 10%)'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과 대상포진 백신의 임상 2b상 중간결과 발표 그리고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관련 호재도 향후 성장 기대감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알리글로는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미뤄졌던 FDA의 현장 실사가 4월 중 진행될 예정으로 이후 6개월의 평가 기간을 거쳐 올해 연말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회사는 미국법인 ‘GC목암(GC MOGAM)’을 ‘GC바이오파마 USA(GC Biopharma USA)’로 변경하면서 알리글로의 북미 혈액제제 사업의 거점을 확보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 대상포진 백신 'CRV-101'과 관련해서는 자회사 큐레보가 지난해 2월 시리즈 A펀딩 6천만 달러 유치에 이어 11월 추가로 2,600만 달러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두둑한 임상 자금의 확보를 통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임상 1상에서 3등급의 주사 부위 반응이 없었고, 3등급의 전신 부작용은 낮은 비율(1.3%)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 성과가 확인된 것이다. 또 체액 및 세포 반응으로 측정했을 때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글로벌 1위 제품인 GSK백신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 방식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서는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높이게 되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평가다.

또 희귀질환 개발과 관련해 최근 희귀의약품 전문 바이오벤처 노벨파마와 공동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MPS III A) 치료제가 FDA으로부터 ‘희귀소아질환의약품 지정(RPDD, Rare Pediatric Disease Designation)’을 받아 주목되고 있다.

또 최근 美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와 희귀 혈액응고 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해 GC녹십자는 글로벌 임상3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Marzeptacog alfa'(MarzAA)를 포함한 총 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美 백세스 테크놀로지스와 공동개발 중인 패치형 인플루엔자 백신(MIMIX-Flu)의 긍정적인 임상 1상 중간결과, 11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라펙’이 재발ㆍ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 대상 신규 항암요법에서 호중구감소증 예방 효과를 확인한 연구자 주도 임상 결과 소식은 이 회사의 파이프라인이 순항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해 GC녹십자가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텍 스페라젠과 함께 FDA가 참석하는 '외부 주도 환자 맞춤형 약물 개발‘(EL-PFDD) 회의에 공동 후원사로 참여, 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개발 가이던스를 논의했다는 소식도 알리글로를 포함해 미국에서의 신약 허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올해 녹십자의 예상 매출은 전년보다 5% 성장한 1조8,000억 원, 영업이익은 900억 원대(10.8%↑)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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