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앞세워 식약처에 허가 변경 신청
경쟁 약물 대비 강점 뚜렷…주목받는 상업적 가치와 제품 경쟁력

▲ 유한양행 본사 전경(제공=유한양행)
▲ 유한양행 본사 전경(제공=유한양행)

[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국내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유한양행 렉라자의 위상이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사측이 내놓은 당초 계획대로 3,000억 원 규모의 1차 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한 제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적응증 추가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메가 블록버스터 등극을 향한 발걸음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유한양행이 지난 17일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사측이 예고했던 올해 1분기 중 적응증 추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 셈이다.

지난 2021년 초 EGFR T790M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 쓸 수 있는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렉라자는 작년 12월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총회(ESMO Asia)에서 공개된 글로벌 임상 3상(한국 포함 13개국 393명 대상) 결과를 토대로 1차 치료제 시장 진입을 준비해 왔다.

해당 글로벌 임상 3상의 일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으로 렉라자(20.6개월)는 대조군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9.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 같은 긍정적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서의 잠재적 시장 가치와 경쟁력 측면에서 그간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이레사라는 강력한 경쟁 약물이 있지만 렉라자가 기존 판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비교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렉라자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대조군 역할을 했던 이레사는 일차 평가지표에서 확연히 밀렸고, 1세대 치료제라는 한계가 있다. 타그리소는 렉라자와 마찬가지로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되고, 비슷한 효능·효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높은 약가가 약점이다. 아시안 데이터가 번번이 발목을 잡아 건강보험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1차 치료제로 사용 시 연간 약값이 8,000여만 원에 달한다.

반면 렉라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 한국인을 포함한 충분한 아시안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인종에 따른 효능·효과 괴리감도 나타나지 않았다. 1차 치료제로 허가가 나면 타그리소와 달리 건강보험 급여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1차 치료제 허가와 급여는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현재 렉라자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해외 규제기관의 참고가 될 수 있는 국내 약가 결정에 유한양행이 신중을 기할 수 있다는 것. 즉 재작년 1월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이후 불과 7개월여 만에 급여권에 진입한 사례와는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국가에서 임상을 실시했고,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와 달리 아시안 데이터도 확실한 만큼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와의 약가 협상이 2차 치료제 허가 당시처럼 신속하게 마무리된다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연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는 메가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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