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JC, 지난 20년 FDA 승인 모든 항암제 임상 3상 분석 결과 게재
FDA 항암제 145개 승인, 생존기간이 1차 평가변수인 경우 14%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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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지난 20년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새롭게 승인한 항암제의 대부분이 전체 생존기간(OS)이 아닌 무진행 생존기간(PFS), 반응률로 1차 종점을 대신했거나 단일 임상시험만 수행하는 등 근거가 제한적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제한적 근거에 의한 승인은 새로운 항암제의 시장 진입을 가속했지만, 실제 OS 개선이나 삶의 질 혜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제암저널(IJC, 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은 온라인판에 ‘2000~2020년 새로운 암 치료제에 대한 FDA 승인의 증거 기반’을 제목으로 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 연구는 20년간 FDA가 새로 승인한 항암제에 대한 모든 중추적 임상시험과 비중추적 무작위 통제 시험(RCT)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기간 FDA는 156개 적응증에 대해 145개의 새로운 항암제를 승인했다. 승인은 190건의 임상 시험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전체 적응증의 62%는 고형암, 38%는 혈액암 관련 승인이었다.

적응증의 82%는 우선심사, 28%를 혁신 치료제 지정, 68%가 희귀의약품 지정, 46%가 가속승인 트랙이었다.

분석 결과, 승인된 전체 적응증의 81%가 단일 임상시험만으로 이뤄졌고 49%는 RCT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이상의 RCT를 통해 승인된 적응증은 전체의 7%, 11개에 불과했다.

전체 190건의 임상시험 가운데 OS 개선을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연구는 14%에 불과했으며, PFS와 반응률로 1차 평가변수를 대신한 연구는 각각 26%와 54%였다. 승인의 80% 이상이 대리 종점을 기반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승인된 치료제는 PFS와 반응률에서는 강한 효과를 보였지만, OS에 미치는 영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신약은 OS를 상대적으로 25% 향상시켰으며 생존연장 중앙값은 2.55개월 수준이었다.

OS 개선 중앙값은 2000~2005년 2.8개월, 2006~2010년 2.4개월에 비해 최근인 2016~2020년에 5.65개월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2016년 연조직 육종 치료제 라트루보(성분명 올라라투맙)가 기존 치료제 대비 11.8개월을 연장한 것이 영향이 컸지만, 2019년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가 취소된 만큼 신중한 해석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RCT에서 삶의 질에 대한 측정이 상대적으로 자주 이뤄지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삶의 질 향상을 이뤄낸 연구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항암제 승인 평가에서 삶의 질에 대한 유익한 효과가 여전히 작은 역할만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항암제의 승인을 가속하기 위한 방법들로 인해 약물의 사용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OS 연장 및 삶의 질 혜택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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