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루미언트, 이달 초 국내서도 허가…중증 원형탈모 옵션 탄생
리틀레시티닙·듀룩솔리티닙 효과 확인…빅마켓 허가 절차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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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원형 탈모 치료제 분야에서 면역세포 내 단백질인 야누스 키나제(JAK, Janus kinase)를 타깃하는 치료제가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이미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적응증을 획득한 가운데, 후속 경구 후보물질들도 허가절차에 속속 진입하는 모습이다.

후속약물도 JAK을 타깃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원형 탈모 치료의 대세로 JAK 억제제 기전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의 리틀레시티닙과 썬 파마슈티컬(Sun Pharmaceutical)의 듀룩솔리티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절차에 돌입했다. 리틀레시티닙의 경우 국내 허가 신청도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올루미언트, BRAVE-AA1·BRAVE-AA2 연구로 국내외 적응증 확보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세 이상 성인의 중증 원형 탈모 치료제로 올루미언트의 적응증을 승인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 빅마켓 승인 이후 10개월여만에 국내 적응증까지 획득한 것.

이 승인은 올루미언트의 BRAVE-AA1과 BRAVE-AA2, 두 임상 3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각각 중증 원형 탈모 환자 764명, 546명 참여해 위약과 올루미언트의 효능·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두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36주 차 탈모 중증도 기준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점수 20점 이하 달성 비율이었다. SALT는 탈모가 전혀 없으면 0점, 모발이 완전히 빠졌다면 100점이 되는 탈모 중증도 평가 도구로 참여 환자는 모두 치료 전 50점 이상이었다.

연구 결과 BRAVE-AA1의 올루미언트군의 36주 차 SALT 20점 이하 달성률은 4mg군이 38.8%, 2mg군 22.8%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6.2%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확인한 것.

BRAVE-AA2에서도 올루미언트 4mg군은 35.9%, 2mg군 19.4%로 위약군 3.3%에 비해 효과적이었다.

이 승인으로 올루미언트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원형 탈모의 유일한 경구(전신요법)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 독점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화이자 리틀레시티닙, 美·中·日 등 허가신청…국내 신청도 가시권

올루미언트의 원형 탈모 적응증에 가장 근접한 후보물질은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리틀레시티닙이다.

리틀레시티닙은 JAK과 티로신 키나제 TEC(tyrosine kinase expressed in hepatocellular carcinoma)를 동시에 표적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SALT 50점 이상의 718명의 중증 원형 탈모 환자가 참여한 ALLEGRO 연구의 2b/3상에서 리틀레시티닙은 24주 차 SALT 20점 달성률이 용량별로 17~28%로 나타났다.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한 것.

지난해 유럽피부과학회(EADV) 연례학술대회에서는 ALLEGRO의 장기 추적 연구인 ALLEGRO-LT 중간 결과도 발표됐다. ALLEGRO-LT는 447명의 환자(ALLEGRO 참여 환자+신규 환자)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1일 1회 리틀레시티닙 50mg 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SALT 20점 달성 비율은 4주 차에 2.5%, 12주 차에 27.9%, 24주 차에 50.1%, 36주 차 59.8%, 52주 차 65.5%로 나타났다. 이후 반응은 유지됐으며 2년 지속률은 69.9%였다.

중간 결과로 간접 비교할 때 올루미언트 보다도 효과가 뛰어난 모습이다. 화이자는 이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레틀레시티닙의 허가 결정을 올해 2분기로 예고하고 있다.

ALLEGRO 연구에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어 국내 허가신청도 당장 가능하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허가신청은 미국 허가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르면 상반기 내에도 가능하다.

화이자 관계자는 “리틀레시티닙이 한국 환자에게 최대한 빨리 처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 썬 파마슈티컬 듀룩솔리티닙, 빅마켓 허가신청 앞둬

인도 제약사인 썬 파마슈티컬의 듀룩솔리티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썬 파마슈티컬이 개발사인 콘서트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며 판권을 확보한 후보물질이다.

듀룩솔리티닙은 JAK1과 JAK2에 작용하는 기전으로 THRIVE-AA1과 THRIVE-AA2, 두 가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EADV에서 발표된 THRIVE-AA1 연구는 SALT 50점 이상의 중증 원형 탈모 환자 706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24주 차에 SALT 20점 달성률은 듀룩솔리티닙 8mg군이 30%, 12mg군이 42%로 나타났다. SALT 10점 달성률 또한 8mg군이 21%, 12mg군은 35%로 나타났다.

올해 미국피부과학회(AAD) 연례학술대회에서는 THRIVE-AA2 결과가 공개됐다. THRIVE-AA2는 517명의 SALT 50점 이상 중증 원형 탈모 환자가 참여했다.

THRIVE-AA2 연구에서도 24주 차 SALT 20점 달성률이 8mg군 33%, 12mg군 38%로 나타났다. 듀룩솔리티닙 또한 올루미언트와 간접 비교 시 높은 효과를 확인한 것.

현재 듀룩솔리티닙은 FDA의 패스트트랙(신속승인)으로 지정돼 있으며 개발사는 올해 2분기 FDA 허가신청서 제출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인 임상이 없는 만큼 국내 도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JAK 억제제 업계 관계자는 “JAK 억제제가 그간 치료가 어렵던 분야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아토피 피부염에 이어 원형 탈모 분야에서도 JAK 억제제가 경구 치료제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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