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국내 빅6 제약기업 2022년 4분기 실적 분석④
매출 전년비 11% 증가 1조3,315억…영업익도 26% 급증
30조 NASH 시장, 한미 라이선스 아웃 신약 중간결과 주목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메디코파마뉴스=김정일 기자]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받아들었다. 기업별로 조금씩 희비는 갈렸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유비스트 기준 5년 연속 전문의약품(ETC) 원외 처방에서 1위를 차지한 한미약품은 중국법인 북경한미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증감률을 달성했다. 외형 키우기와 내실 다지기 모두 성공한 셈이다.

<메디코파마뉴스>는 각사 공개된 실적 및 증권가 자료를 근거로 국내 주요 대형제약사 6곳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을 해부하고 올 실적을 전망했다. 이번 네 번째 편에서는 한미약품의 매출과 영업이익, 연구개발 현황을 들여다 봤다.

≫ 한미약품, 외형·내실 ‘두 마리 토끼’… 中 법인 실적 상승 ‘한몫’

한미약품은 지난해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과 중국현지법인 북경한미의 수익성 제고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몸집과 내실 모두 키운 성공적인 한 해로 긍정적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주목되는 점은 대다수 제약사가 올해 3高(물가, 환율, 금리) 현상으로 인해 실적 고전이 예상되지만, 한미약품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회사가 개발 중인 NASH 치료제 등 R&D 임상 성과도 올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0.7% 늘어난 1조3,315억 원, 영업이익은 1,581억 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이뿐 아니라 회사는 연구개발(R&D)에도 2021년(1,615억 원)보다 10.2% 늘어난 1,779억 원을 투입하면서 미래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를 끌어 올린 것.

다만, 지난 4분기(3개월간) 성적표는 시장의 올라간 눈높이보다는 못 미친 성적을 거뒀다. 4분기 매출은 3,511억 원(전년 比 0.2%↑), 영업이익은 389억 원(8.9%↓)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북경한미의 4분기 실적이 다소 정체(4분기 영업익 86억 원↓)됐고 북경한미의 이중항체치료제 중국 임상 신청 등 R&D 비용의 증가(85억 원↑) 그리고 전년 대비 기술료 감소(190억 원↓)에 의한 기저효과가 나타나서다.

작년 연간 성적표를 받아든 한미약품의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는 중국법인인 실적 상승이 한몫했다. 북경한미는 진해거담제, 유아정장제 등을 통해 매출 3,506억 원(21.4%↑), 영업이익 780억 원(16.6%↑)을 기록, 한미약품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북경한미의 주력 품목으로 어린이 기침가래약 ‘이탄징’(연매출 1,374억 원, 전년比 18%↑, 2022년 연평균 위안화 환율 적용), 변비약 ‘리똥’(822억 원, 18.3%↑), 어린이 정장제 ‘마미아이’(682억 원, 3.6%↓) 등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간판 품목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최근엔 성인용 기침가래약 ‘이안핑’(151억 원, 58.8%↑)과 성인용 정장제 ‘매창안’(231억 원, 7.3%↑)도 판매고가 급증하면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복합신약 ‘아모잘탄’(중국제품명 메이야핑)‘의 현지 판매도 올해 본격 판매에 돌입하면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과거 불과 2년여 전인 지난 2020년에만 해도 계열사인 북경한미는 한미약품 실적 성장의 발목을 잡으며 시장의 의구심을 키운 바 있다. 당시 북경한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매출이 20% 쪼그라든 2,040억 원에 그쳤던 것.

그러나 2021년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본격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 매출 2,887억 원(전년比 41.9%↑), 영업이익 669억 원(185.9%↑)을 기록하면서 고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말 중국이 다시 코로나 방역을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난 4분기 주춤했던 북경한미 영업활동이 전격 정상화됨에 따라서 올 1분기 이 회사의 호흡기질환의 약물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한미약품은 내수에서도 재미를 봤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00억 원 이상의 처방 매출을 기록한 폼목만 18종을 확보했다.

지난해도 전년보다 6.4% 성장한 7,891억 원(유비스트 기준)의 원외 처방을 기록하면서 탄탄한 실적을 뽐냈다.

이 회사의 주요 품목들은 4분기(3개월간)로만 좁혀도 선방했다.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4분기 매출 373억 원, 전년比 15%↑), 고혈압약 ‘아모잘탄 패밀리’(333억 원, 2%↑)가 300억 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외에도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138억 원, 3%↓),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츄’ (125억 원, 6%↑), 전립성비대증치료제 ‘한미탐스/오디’(86억 원)가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실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

또 지난해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호증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제품명 롤베돈)는 원료 공급과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 그리고 로얄티 수취로 인한 실적 증가로 회사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지난해 롤베돈이 10월 출시 후 3개월 동안 1,000만 달러의 매출을 낸 것으로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롤베돈은 미국 32개 암센터 치료지침에 포함되면서 올해 미국에서의 본격적인 매출 증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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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조 원 NASH 시장,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2상 중간 결과 이목

한미약품은 올해 실적 상승 전망 외에도 파이프라인을 주목할 만하다.

임상 파이프라인과 관련해서는 특히 30조 원대 글로벌 시장이 형성돼있는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 바이오 신약 성과가 올해 기대되고 있다.

우선 MSD에 라이선스-아웃한 NASH 치료 바이오신약 ‘에피노페그듀타이드’(LAPS GLP/GCG)’의 임상2상 중간 결과발표가 기대된다.

오는 6월 개최되는 EASL(유럽간학회)에서 주요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a상을 완료해 그 결과가 관심을 끌어서다. MSD와 체결한 단계별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 금액은 8억6천만 달러(약 한화 1조570억 원)로 긍정적 결과 발표시 올해 후속 임상 2b/3상 진입과 관련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LAPS Triple Agonist)의 임상 2b상 중간 결과발표도 당초 美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를 통해 하반기 확인될 예정으로 빠르면 상반기 내에도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 물질은 지난해 5월 iDMC로부터 만장일치로 임상2상의 진행을 권고를 받은 바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대규모 기술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한편, 한미약품의 올해 매출로 많게는 1조6,000억 원(20%↑), 영업이익은 2,200억 원(40%↑)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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