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리치, 2세대 IL 건선치료제 글로벌 시장 선두로
린버크도 글로벌 JAK 선두, 국내선 300% 성장해 추격

▲ 애브비
▲ 애브비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애브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연간 30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해 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특허만료로 인한 손실을 새로운 제품으로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중증 건선 치료제로 시장에 나온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시작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가 후발주자임에도 같은 기전의 경쟁 제품을 따돌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스카이리치와 린버크는 동일 기전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선발제품을 추격하고 있다.

이 같은 스카이리치와 린버크의 성장은 휴미라와 닮아 있다. TNF-α 억제제로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맵),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에 비해 늦게 출시됐지만, 결국 매출 선두 자리는 휴미라의 차지였다.

스카이리치와 린버크 모두 지난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에 올랐다. 아직 휴미라의 매출 규모와는 차이가 있지만,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 스카이리치, 작년 글로벌 매출 7조 육박…코센틱스·트렘피어·탈츠 넘어서

▲ 사진=한국애브비 중증 건선 치료제 ‘스카이리치'(출처 한국애브비)
▲ 사진=한국애브비 중증 건선 치료제 ‘스카이리치'(출처 한국애브비)

애브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는 지난해 한화로 6조8,0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 매출부터 노바티스의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를 넘어서며 2세대 인터루킨(IL) 억제제 가운데 선두에 오른 것.

스카이리치는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중증 건선 치료제 허가를 획득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2015년 허가를 획득한 코센틱스는 물론, 2016년 허가된 일라이 릴리의 탈츠(성분명 익세키주맙)와 2017년 출시된 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에 비해서도 늦다.

스카이리치의 경쟁력은 임상 3상에서 나타난 결과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기존 2세대 IL 억제제 대비 12주 간격 투여(코센틱스·탈츠 4주, 트렘피어 8주) 간격이라는 편의성에 간접 비교 시 효과까지 뛰어났기 때문이다.

스카이리치의 허가는 두 가지 임상 3상인 UltiMMa-1, UltiMMa-2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두 연구에는 각각 중증 건선 환자가 506명, 491명 참여했다.

두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16주 차에 병변이 90% 이상 개선된 PASI 90 달성률과 연구자 평가점수 sPGA(static Physician Global Assessment) 0점 혹은 1점 달성률이었다.

연구 결과 스카이리치군의 16주 차 PASI 90 달성률은 두 연구 모두에서 75%로 나타났으며 sPGA 0/1점 달성률은 각각 88%와 84%로 확인됐다.

16주 차에 PASI 90에 도달한 환자의 88%는 52주 차에도 이를 유지했고 16주 차에 병변이 완전히 사라진 PASI 100까지 도달한 환자의 80% 또한 52주 차까지 효과가 유지됐다.

스카이리치는 이후에도 IMMvent, IMMhance 연구 등을 통해 기존 임상 결과를 재확인했다.

2020년에 영국피부과협회(BAD)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11종의 건선치료 생물학적 제제를 네트워크 메타분석으로 비교했는데, 스카이리치는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등을 살펴본 내약성과 효과 모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2세대 IL 억제제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로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에서 스카이리치는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IL 억제제 가운데 3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6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아직까지 코센틱스(303억 원), 트렘피어(292억 원)를 넘어서지는 못한 것.

다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96%로 20%대 성장의 코센틱스와 50%대 성장의 트렘피어보다 높아 향후 시장 구도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JAK 억제제 린버크, 작년 글로벌 3조3,000억 원 돌파…후발주자서 선두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시작으로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는 야누스 키나아제(JAK) 억제제 시장에서는 린버크가 휴미라를 대신하고 있다.

애브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린버크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3조3,000억 원으로 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와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를 넘어서 선두에 올랐다.

2021년 매출액은 젤잔즈(3조2,000억 원)에 뒤진 2조2,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52% 성장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에서 부작용 이슈로 JAK 억제제가 2차 치료제로 강등되며 젤잔즈와 올루미언트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린버크의 매출이 아토피 피부염 등 새로운 적응증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시장성이 큰 아토피 피부염 분야에서 린버크의 성장은 임상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린버크는 2,500명 이상이 참여한 3가지 Measure Up 연구에서 16주 차에 병변이 75% 개선된 EASI 75 달성률이 70%, 60%, 65%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위약군의 EASI 75 달성률은 16%, 13%, 26%였다.

린버크는 현재 글로벌 아토피 피부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와의 1:1 직접비교 임상인 Heads Up 연구도 진행했다.

이 결과에서도 린버크는 16주 차 EASI75 달성률 71%로 듀피젠트군의 61%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가려움증에 있어서도 1주 차부터 린버크는 31% 감소하며 듀피젠트의 9% 감소를 넘어섰다.

올루미언트가 가장 먼저 아토피 피부염 분야에서 긍정적 연구 결과를 도출한 JAK 억제제이지만, 린버크의 더 인상적인 결과를 도출하며 글로벌 시장 구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JAK 억제제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구도와 국내 구도는 아직 차이가 있다. 린버크는 지난해 1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젤잔즈의 156억 원, 올루미언트의 154억 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린버크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326%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젤잔즈는 마이너스 성장했고, 올루미언트 또한 20% 수준의 성장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리처드 곤잘레스 애브비 CEO는 2027년 린버크와 스카이리치가 휴미라의 최고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에서 스카이리치와 린버크의 지난해 실적은 해당 예측의 현실화를 예고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두 약제는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휴미라 이후에도 더 많은 자가면역질환군에 대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코파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