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억명에 시장 매년 10%↑…외면 어려운 ‘블루오션’
수출 넘어 현지 사업 기반 강화…진출 전략 다각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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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베트남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인구수가 약 1억 명에 달하는 데다 전체 시장 규모가 매년 10% 가량 증가할 정도로 잠재적 시장성 또한 명확하게 확인되고 있는 점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강점이 있는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고,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시장을 향한 관심과 도전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 합작회사·지사 설립 및 직접 설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을 노크하는 사례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베트남 진출 30주년을 맞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비롯해 대웅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HK이노엔, 신풍제약, 씨티씨바이오, 서흥 등이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최근에는 삼일제약, 동성제약, 삼진제약 등이 이 행렬에 가세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베트남 진출에 뛰어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구가 1억 명에 육박하는 빅마켓인 데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지속하는 주요 신흥국으로 올라서며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급격히 팽창하고 있어서다. 또 동남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69억 달러였던 베트남 제약바이오 전체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연평균 7.28% 증가, 91억 3천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 상당수가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매년 9.3%씩 성장, 2026년 54억 9천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예상치가 맞아 떨어진다면 2026년 베트남 의약품 전체 시장에서 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베트남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명확한 중장기 전략과 제품력 등만 담보된다면 국내 업체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가 2030 국가 제약산업 발전 전략의 3대 과제 중 ‘고품질 의약품 수급 개선’을 포함시킨 점도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업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외국 기업의 의약품 직접 유통·공급을 금지하는 허들이 존재하지만 품질만 입증되면 얼마든지 활로를 모색할 수 있어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공공의료시설 의약품 입찰 시장 규모가 적지 않은데 복제약의 경우 품질에 따라 5개 등급으로 입찰 참가기업이 구분된다”며 “1~2등급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고품질의 복제약을 생산할 능력이 있는 외국 기업에게는 시장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제약사들이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영양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행보도 향후 시장 진입 및 영향력 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국민들이 아프면 병원을 찾기보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영양제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국민소득 증가분에 비례해 관련 시장 규모도 급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단순 제품 유통·공급 방식만으로는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수입 의약품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데다 자국 제약산업 육성 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앞서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단순 의약품 수출을 넘어 직접 투자를 통한 설비 구축, 현지 업체 인수 등으로 진출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는데 베트남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본다”면서 “여러 제약이 있지만 잠재적 시장성이 큰데다 제네릭 의약품의 비중이 높은 만큼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베트남 시장을 향한 토종 업체의 투자 확대와 도전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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