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기반 암 백신 mRNA-4157/V940 임상 2상 18일 데이터 공개
3~4기 완전절제 흑색종 환자 연구…자체 발표서 재발·사망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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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이번 주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년 연례학술대회를 앞두고 모더나와 MSD(미국명 머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항암 백신의 데이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항암 백신은 말 그대로 암의 발생 위험을 백신을 통해 낮추거나 예방한다는 판타지 영화 같은 이야기다.

그간 굴지의 다국적제약사가 항암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자를 이어오며 자궁경부암 백신까지 상용화했지만, 이후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항암 백신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는 배경에는 mRNA 기술이 있다.

mRNA, 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은 유전정보를 담은 메신저를 통해 세포에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생성을 학습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혁신적인 기술은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기술을 실제 상용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다. 전 세계를 빠르게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기술의 도입에 속도를 붙였다.

국내외 수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mRNA 백신을 맞았고, 관련 논문이 쏟아지며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 그 어떤 임상 시험보다도 막대한 자료가 구축된 것.

코로나19 팬더믹이 끝을 보이면서 이제 mRNA 기술의 다음 스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암 분야에서 mRNA 기술 발전이 암 극복이라는 인류의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현재 여러 다국적제약사가 mRNA 기술 기반의 항암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mRNA 백신을 개발했던 업체들을 필두로 국내 업체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막연한 기대감을 좀 더 또렷한 기대감으로 바꿀 만한 발표가 나왔다.

≫ 모더나·MSD “항암 백신 후보물질, 임상 2상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 44%↓”

모더나와 MSD는 지난해 12월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항암 백신 후보물질 mRNA-4157/V940의 임상 2상 연구인 KEYNOTE-942 연구에 대한 자체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mRNA-4157/V940는 환자 DNA 서열의 고유한 돌연변이 정보에 따른 설계를 통해 최대 34개의 신생 항원을 생성할 수 있는 단일 합성 mRNA 물질이다. 이 물질이 최대 34개의 신생 항원을 만들어 암 발생을 막는다는 것.

KEYNOTE-942 연구는 완전한 외과적 절제술을 받은 3~4기 흑색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현재 승인돼 사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요법과 mRNA-4157/V940·키트루다 병용요법을 1년간 투여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재발 없는 생존율, 2차 평가변수는 원격전이 없는 생존과 안전성 평가였다.

모더나·MSD의 발표에 따르면 mRNA-4157/V940·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요법에 비해 환자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켰다.

회사 측은 “이 결과는 암 치료 분야에 매우 고무적”이라며 “mRNA는 코로나19 사태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제 처음으로 mRNA가 흑색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AACR에서는 공개되는 해당 KEYNOTE-942 연구의 전체 데이터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세부 데이터 결과에 따라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올해 안에 임상 3상 연구 돌입과 대상 암종 확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유럽의약품청, mRNA-4157/V940 프라임 트랙 지정

이런 상황에서 이달 유럽의약품청(EMA)은 미충족 수요가 큰 의약품 개발을 위해 개발자와 규제기관이 협력해 신속한 허가를 유도하는 프라임(PRIME) 트랙 대상으로 mRNA-4157/V940를 지정했다.

프라임 트랙 지정으로 mRNA-4157/V940는 위험과 이점에 대한 강력한 데이터 생성을 강화하고 최대한 빨리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EMA의 조기의 사전 예방적 지원을 받는다.

실제로 프라임 트랙으로 지정받은 후보물질은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 심사위원을 조기에 지정하고 다양한 미팅을 통해 개발 프로그램 및 전략을 논의한 사례가 있다.

EMA는 mRNA-4157/V940의 프라임 트랙 지정 배경으로 앞서 회사 측이 발표한 KEYNOTE-942 임상 2상 결과를 꼽았다.

회사 측은 “이번 지정은 특정 유형의 흑색종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결과를 개선하는 개인화된 접근 방식의 잠재력을 강화한다”며 “mRNA-4157/V940에 대한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한 EMA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도 mRNA-4157/V940를 혁신치료제로 지정하며 신속한 승인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mRNA 기술을 통한 항암 백신 상용화에 가장 다가선 후보물질이 mRNA-4157/V940라고 볼 수 있다. 이 mRNA-4157/V940가 이번 AACR 2023 연례학술대회에서 선보일 KEYNOTE-942 임상 2상의 세부 데이터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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