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사업 추진 발표한 선바이오·셀루메드·국전약품 시장 이목 집중
단기 급등 넘어 상승세 지속은 ‘글쎄’…사업 구체성 및 역량 의문부호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제약바이오 신뢰성 더 악화 우려 솔솔

▲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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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이효인 기자] 이차전지 광풍이 전 산업군에 불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섹터 역시 영향권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차전지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고, 이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서다.

그러나 단순히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힌 것만으로 이처럼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이 제시된 것도 아닌 데다 언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이차전지 이슈에 편승한 업체들로 인해 가뜩이나 바닥권인 제약바이오 섹터의 신뢰성이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핫한 키워드는 단연 ‘이차전지’다. 관련 사업 소식만 전해지면 해당 업체들의 주가가 폭등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사업목적에 이차전지를 추가하거나 관련 사업 추진을 발표한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자그릴 제조사 자이글, 통신장비 업체 중앙디앤엠, IT업체 율호, 전자부품 제조사 아이엠, 유압용 관이음세 제조사 테라사이언스, 엔터테인먼트 업체 초록뱀이앤엠 등은 올해 들어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차전지 이슈가 관련 산업군에 속한 업체들뿐만 아니라 전혀 연관이 없는 사업을 영위하고 타 산업군 업체들에도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차전지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업체들의 면면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열풍에 다소 거리를 뒀던 제약바이오 섹터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달 14일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선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17~18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숨에 이차전지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이 회사의 주력인 PEG 유도체 사업과 PEGylation 기술 등이 리튬 이차전지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더불어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과 협업에 나선 이수화학이 선바이오의 2대 주주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BYD와 전기이륜차, 교체형 이차전지, 배터리 저장 시스템에 대한 업무협약(MOU) 및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셀루메드의 역시 본계약 기대감에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두 업체보다 주가 상승 폭은 완만하지만 지난해 8월 충북 음성에 전자 소재 신공장을 신축하고, 이차전지 전해액 관련 특허 2건을 보유하고 있는 국전약품 또한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며 시장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이차전지 테마주의 상승세가 꾸준히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장 전반에 이차전지 이슈의 영향력이 워낙 거세 주가 상승 모멘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넘어 구체적 청사진까지 제시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즉 사업의 구체성과 잠재적 사업가치 등과는 별개로 투기성 자본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약바이오로 이차전지 열풍이 확산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코로나19 성과 부재로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어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섹터도 이차전지 이슈에 편승해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뚜렷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섹터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적자기업이고, 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구체화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며 “상황이 이런 만큼 유망한 신사업 추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일시적인 상승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제약바이오와 같이 시장의 신뢰가 바닥권에 있는 섹터에서 이차전지 이슈를 단기적으로 자금 조달 및 반등의 모멘텀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반짝 급등 후 급락 패턴이 뚜렷해지면 지금의 장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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