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추출 실로시빈 성분, 정신의학 효과 ‘주목’
지난해 치료저항성 우울증 2상 결과 이어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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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환각 버섯에서 추출한 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이 정신 장애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아직 대형 연구는 아니지만, 이 향정신성 물질이 기존 약물에 비해 효과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해 11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NEJM>은 실로시빈이 치료 저항성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2상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일반적 치료로 개선이 어려운 우울증을 겪고 있는 2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로시빈을 1mg, 10mg, 25mg 용량별로 투약해 12주까지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평가는 몽고메리-아스베리 우울증 평가척도(MADRS)가 사용됐다. 베이스라인에서 모든 참가자는 심각한 우울증 수준인 32~33점이었다.

연구 결과 실로시빈 12주 투여 후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25mg군은 12점, 10mg군은 7.9점, 1mg군은 5.4점 감소였다.

다만 환각 물질인 만큼 부작용도 나타났다. 25mg군의 84%, 10mg군의 75%, 1mg군의 72%에서 부작용이 나타난 것. 실로시빈의 효과와 안전성 결정을 위해서는 더 큰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우울증이 아닌 다른 정신 장애에서도 실로시빈의 효과를 확인한 결과가 나왔다.

최근 열린 미국불안우울증협회(ADAA)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실로시빈을 신체이형 장애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의 규모는 작지만, 우울증 외에 정신 장애에도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신체이형 장애는 결점이 크지 않음에도 해당 부위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히는 질병이다. 외모를 고치기 위해 성형수술, 시술에 중독되기 쉽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심각할 경우 자살까지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와 인지행동요법(CBT)가 신체이형 장애에 승인된 치료법이지만, 추가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ADAA 발표에 따르면 실로시빈은 환자의 신체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실로시빈이 융통성 없는 사고를 완화시킨다는 것.

연구에는 SSRI 치료를 한 번 이상 실패하고 평균 21년 동안 신체이형 장애를 앓은 중증~중등도 환자 12명이 참여했다.

이 환자들에게 실로시빈 25mg을 투여를 12주간 이어간 결과 신체이형 장애 예일-브라운 강박척도(BDD-YBOCS)의 총점이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스라인에서 평균 29.17점이었던 BDD-YBOCS 점수가 12명 중 7명(58%)에서 30% 이상 감소했다. 7명 가운데 3명은 거의 증상이 없다는 결과였다.

2차 결과인 믿음, 장애,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확신 등에서도 개선을 보였다.

연구진은 “위약군이 없는 공개시험이라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실로시빈이 우울증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잠재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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