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DA, 지난주 만성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 확대 승인
AAN서 치료 저항성 삽화성 편두통 연구 결과도 공개
국내 도입, 삽화 편두통 임상 한국인 인정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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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글로벌 편두통 시장에서 경구 CGRP 억제제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9년 애브비의 우브렐비(성분명 유브로게판트)가 경구 CGRP 억제제로서 최초로 빅마켓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화이자의 너텍ODT(성분명 리메게판트)와 애브비의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가 세부 적응증 확대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큐립타의 행보가 눈에 띈다. 큐립타는 지난 2021년 9월 삽화성 편두통 예방제로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큐립타의 삽화성 편두통 예방제 허가가 경구 CGRP 억제제 가운데 가장 빠르지는 않았다. 앞서 너텍ODT가 2020년 급성기 치료제에 이어 2021년 5월 해당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주 FDA는 큐립타의 만성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을 승인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만성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은 CGRP 억제제 가운데 큐립타가 유일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열린 미국신경과학회(ANN)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치료 저항성 급성기 편두통 예방제로서 긍정적인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큐립타의 추가 적응증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도입 시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큐립타는 현재 한국인 참여하는 만성-급성 편두통을 포괄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 삽화성·만성 편두통 예방제 큐립타, CGRP 최초 FDA 승인

지난 17일(현지시간) FDA는 큐립타의 성인 편두통 예방 치료제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다. 급성과 만성을 포함하는 전체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은 경구 CGRP 억제제 가운데 처음이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발표된 큐립타의 만성 편두통 예방제 가능성을 확인한 PROGRESS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PROGRESS 연구는 1년 이상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하고, 최소 8일 이상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큐립타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준선에서 참가 환자들의 월평균 편두통 일수는 19.3일이었다.

연구는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의 피드백을 근거로 약간 다른 환자집단 2가지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 12주간 큐립타 60mg을 복용했을 때 월평균 편두통 일수 감소는 미국 기준으로 7.46일, 유럽 기준으로 7.33일 감소했다. 같은 기준에서 위약군의 편두통 일수 감소는 5.05일과 5.09일이었다.

2차 평가변수인 월평균 두통일수 50% 이상 감소 비율에서는 큐립타 60mg가 미국 기준 42.7%, 유럽 기준 42.1%로 나타났으며 위약군은 각각 26.0%, 26.5%로 확인됐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이번 FDA 승인이 이뤄지며 큐립타가 편두통 전체를 커버하는 최초의 예방제 지위를 얻었다.

≫ 치료 저항성 삽화성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도 ‘청신호’

이달 22일부터 27일(현지시간)까지 열린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연례학술대회에서는 큐립타의 또 다른 적응증에 대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월평균 4일~14일의 편두통을 겪는 삽화성 편두통 환자 가운데 2~4개 약물 치료를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큐립타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3상인 ELEVATE 연구 결과가 공개된 것.

ELEVATE 연구에는 북미와 유럽의 삽화성 편두통 환자 309명이 참여해 154명이 큐립타 60mg, 155명은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참가자의 56%는 두 종류의 예방 약물에 실패했으며, 44%는 세 가지 이상에서 실패한 치료에 저항을 가진 환자였다.

12주 추적 결과, 큐립타 60mg군의 월평균 편두통 일수 감소는 4.2일로 나타나 위약군의 1.85일에 비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모든 2차 평가변수에서도 큐립타 60mg군은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가장 흔한 치료 관련 부작용은 변비로 큐립타 60mg군의 10.3%에서 나타났다. 위약군의 변비 발생률은 2.5%였다.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치료 저항성 편두통에 대한 적응증은 큐립타가 신규 환자 대상 시장을 넘어설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ELEVATE 결과를 감안할 때 무난한 적응증 확대가 예상된다.

≫ 한국인 임상은 만성 편두통 예방제로 제한…연장 연구 인정 여부 관건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큐립타의 국내 도입은 언제쯤 이뤄질까. 국내에 신약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

큐립타의 만성 편두통 예방제 중추임상 PROGRESS에는 한국인이 포함돼 있지만, 앞서 이뤄진 삽화성 편두통 예방제 중추임상 ADVANCE에는 한국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전체 편두통 예방제 적응증을 위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애브비는 2021년 새로운 임상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초 승인받고 지난 2월 해당 임상계획의 변경해 재승인 받았다.

해당 임상은 PROGRESS와 ADVANCE 임상을 104주까지 연장 추적하는 오픈라벨 연구다. 이 연구의 대상 질환은 만성 편두통과 삽화성 편두통 모두로 규정돼 있고 2024년 9월 종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가 종료되면 큐립타의 전체 편두통 적응증 확대를 국내에서 신청할 수 있을까. 변수는 남아있다.

해당 연구는 한국인 50명 참여를 목표로 설계됐다. 하지만 중추연구의 연장연구인 만큼 기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 연장연구에 참여하는 한국인 환자는 전원 만성 편두통 환자라는 의미다.

규제당국에서 이 연구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삽화성 편두통이 만성 편두통에 비해 증상이 나타나는 일수가 적고 증상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연구만으로도 전체 편두통 적응증이 허가될 가능성도 있다.

규제 당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애브비가 만성 편두통 예방제로서 우선 국내에 허가 신청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

결국 큐립타의 국내 도입 여부는 해당 임상 결과가 나온 뒤 이에 대한 규제 당국의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가장 빠르게 진행됐을 경우 내년 허가신청, 내후년 승인 수순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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