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BMI 30km/㎡ 이상 허가…한국 맞춤 임상 종료 앞둬
릴리 마운자로, 위고비 헤드-투-헤드 임상 돌입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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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흔들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인플루언서의 체중 관리 비결로 알려지며 미국에서도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제품이다.

위고비의 시판 허가 획득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현격한 구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출시만 이뤄진다면 충분하다는 평가다. 먼저 출시된 시장에서 문제가 된 높은 약가는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영향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기존 제품인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와 향정신성의약품이 양분하고 있다. 향정 의약품 일색의 시장을 2018년 삭센다가 이른바 ‘강남 주사’ 열풍을 일으키며 절반가량 차지한 구조다.

위고비는 매일 주사해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매주 1회 주사만으로 더 큰 효과를 입증하면서 국내외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다. 삭센다 수준의 약가를 책정한 노보 노디스크의 미국 시장 정책이 국내에서도 이어진다면 삭센다 처방 대부분은 위고비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원 등에서 처방되고 있는 ‘살 빼는 한약’ 수요도 위고비가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살 빼는 한약 또한 한 달에 수십만 원을 호가해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위고비는 현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공급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 시장까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고비로 인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구조 변화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틸제파티드)로 다시 한번 요동칠 것이 예상된다. 임상연구에서 마운자로가 보인 체중감량 효과는 위고비 보다도 주목받은 바 있다.

≫ 위고비 국내 허가…BMI 25kg/㎡ 기준 한국인 임상도 결과 가시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성인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과 체중 유지를 포함한 체중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제로 시판 허가했다.

위고비의 처방 대상 환자는 BMI 30kg/㎡ 이상이거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kg/㎡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 허가는 위고비의 글로벌 중추임상인 STEP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다국적 1,961명이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 위고비는 68주 차에 기저치 대비 평균 14.9%의 체중감량을 보이며 위약군의 2.4% 대비 확실한 효과를 확인했다.

다만 STEP 연구는 서양인 중심으로 이뤄져 한국 시장에서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비만 기준은 미국·유럽과 달리 BMI 25kg/㎡이기 때문이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환자를 대상으로 BMI 25kg/㎡ 기준에 따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상은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 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 적응증 변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 환자 기준이 BMI 25kg/㎡ 범위를 넓히며 삭센다 열풍 당시 일어났던 허가 외 처방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 위고비와 1:1 비교 임상 돌입

위고비의 국내외 비만치료제 시장 장악에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제품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다. 데이터만 두고 봤을 때는 오히려 마운자로의 시장 장악 가능성이 더 크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을 시작한 마운자로의 비만치료제 가능성을 알아본 SURMOUNT-1 연구에서 72주 차에 마운자로 10mg군은 기저치 대비 평균 21.4%, 15mg군은 22.5%의 체중 감량을 보였다.

20% 이상 체중이 감량된 비율 또한 10mg군은 55.5%, 15mg군 62.9%였다. 이는 비만 수술과 필적할 결과다. 일라이 릴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마운자로의 비만치료제 적응증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상태다.

위고비가 국내외에서 비만치료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출시 이후 시장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1:1 헤드-투-헤드(head-to-head) 임상을 시작했다. 마운자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지난달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의 임상 3b상인 SURMOUNT-5 연구를 미국국립보건원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등록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61개 기관에서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이 연구는 72주간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기준선 대비 체중 감소 비율을 확인하게 된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마운자로가 늦은 시장 진입 시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만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를 떠나 매우 높다. 위고비가 허가를 획득했고 마운자로도 미디어의 조명이 이어지면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시 일정과 가격 허들이 국내에서 얼마나 작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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