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자디앙·포시가 시장 진입, 시장 규모 성장 동반하나
기존 SGLT-2 대비 이점 근거 부족…“유의미한 약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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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 나왔다.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 계열의 심부전 치료제와 직접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쟁력에 있어서는 의문 부호가 찍혀있다. 기존 치료제 대비 뚜렷한 이점이 필요한데 공개된 임상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최근 제2형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기타 심혈관 질환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심부전 환자의 치료제로 렉시콘 파마슈티칼스의 소타글리플로진(미국 제품명 인페파)를 시판 승인했다. 좌심실 박출률 감소 및 보존 전체 범위에서 사용 가능하다.

소타글리플로진은 기존 SGLT-2 억제제와 달리 SGLT-1과 SGLT-2를 동시에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회사 측은 소타글리플로진의 미국 시장 판매를 이달 말로 예고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빠른 시장 진입은 가능하다. 소타글리플로진의 허가 임상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허가절차도 빠르게 진행 가능하다.

소타글리플로진, SOLOIST-WHF 연구서 심혈관계 사망·심부전 입원 33%↓

소타글리플로진의 이번 FDA 승인은 SOLOIST-WHF 임상 3상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SOLOIST-WHF 연구에는 심부전 악화로 입원한 제2형 당뇨병 환자 1,222명이 무작위 배정돼 위약과 소타글리플로진의 효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참여한 환자의 절반은 입원 중에 첫 번째 소타글리플로진 복용이 이뤄졌고 나머지 절반은 퇴원 후 평균 2일 후 처음 복용했다.

연구 결과 중앙값 9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소타글리플로진은 위약 대비 심혈관계 사건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에 의한 긴급 내원 및 입원을 33%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탐색적 사후 분석에서 소타글리플로진 치료는 위약 치료 대비 30일, 90일 후 재입원 비율을 절반가량 낮췄다.

주목할 점은 이번 SOLOIST-WHF 연구가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앞서 자디앙은 530명의 심부전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ULSE 연구를 진행했지만, 포시가는 DELIVER 연구의 10%만이 심부전 입원 중 또는 30일 이내 환자였다.

소타글리플로진의 적응증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부전으로 국한되지 않은 것은 앞서 진행된 SCORED 연구 결과가 기반이다.

제2형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심혈관 질환 등 위험 요인을 가진 1만584명을 중앙값 16개월 추적한 SCORED 연구에서 소타글리플로진은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긴급 내원 종합 결과를 대조군 대비 26%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분석 결과에서도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을 대조군 대비 21~26%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는 MACE에 포함된 심근경색과 뇌졸중 비율을 낮춘 것인데 이는 기존 SGLT-2 억제제 임상 결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타글리플로진 시장 경쟁력에는 의문 부호…제네릭까지 나온다면?

심부전 치료에 있어 SGLT-2 억제제 기전은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디앙과 포시가가 잇따라 박출률 감소 심부전,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 성과를 내고 글로벌 허가를 획득하면서 일선 현장에서도 적극적 사용의 태동하는 모습이다.

자디앙과 포시가가 쌍끌이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소타글리플로진의 성장은 예견 가능하다. 다만 소타글리플로진의 극적인 성장에 있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크다. 시장 경쟁력에 있어 의문 부호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급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후 퇴원한 환자의 단기 재입원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서 소타글리플로진의 포지션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비율 감소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현재 공개된 임상 결과로는 기존 자디앙, 포시가 처방을 소타글리플로진으로 변경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이다. SGLT-2 억제제 대비 유의미한 약가 인하가 없다면 소타글리플로진 처방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렉시콘은 소타글리플로진의 약가 책정에 대해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25년이면 미국 시장에도 출시될 포시가, 자디앙의 제네릭까지 감안한다면 소타글리플로진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자디앙과 포시가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며 국민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된 상태다. 심부전 적응증도 급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심부전까지 급여가 적용되면 약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디앙과 포시가의 낮은 국내 약가에 소타글리플로진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미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포시가의 물질특허가 만료돼 당뇨병 치료제로서 제네릭 수십 종이 출시된 상태다. 국내 제네릭 업체의 심부전 용도특허 극복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제네릭이 심부전 치료까지 사용된다면 심부전 치료제 적응증으로 지키고 있는 오리지널 약가는 현재 약가의 53.55%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소타글리플로진의 경쟁력을 더욱 떨어트릴 수 있는 가정이다.

이에 대해 렉시콘은 “소타글리플로진의 약가는 현재 심부전에 사용되는 치료제와 비슷한 가격대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획기적인 약가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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