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 ADAURA 연구 결과, 초기 비소세포폐암 OS 위험↓
키트루다 KEYNOTE-671, 2~3기 비소세포폐암 EFS 위험 42%↓
KEYNOTE-942 암 백신 연구, CARTITUDE-4 CAR-T 연구도 주목

▲ 사진출처=ASCO 공식 홈페이지
▲ 사진출처=ASCO 공식 홈페이지

[메디코파마뉴스=최원석 기자] 세계 최대 암 연구 전시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 ASCO에서도 다양한 최신 암 관련 연구 결과가 전 세계 의료인과 환자는 물론 제약산업과 투자자의 시선을 끌었다.

ASCO가 세계적 시선을 모으는 배경에는 백금기반 화학요법 이후 새로운 항암제의 빠른 발전이 있다. 굴지의 제약사가 한 해 동안 도출한 놀라운 연구 결과를 ASCO에서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ASCO 연례학술대회를 흔히 ‘항암제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해 ASCO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세계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올해 ASCO에서는 어떤 연구가 주인공이 됐을까. <메디코파마뉴스>는 올해 ASCO에서 발표된 주목할 만한 항암제 관련 연구를 모아봤다.

≫ 타그리소,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ADAURA 연구 결과…사망 위험 절반↓

올해 ASCO의 본회의(Planary session)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경구 티로신 키나아제(TKI) 타그리소를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사용한 임상 3상 ADAURA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ADAURA 연구는 682명의 1B기, 2기, 3A기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의 완전 절제 후 타그리소와 위약을 보조 화학요법에 더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에는 미국, 유럽, 아시아 및 중동을 포함한 20여 개 국가의 200여 센터에서 진행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위약과 비교해 2~3A기 질병 재발 또는 사망 기간을 알아보는 무질병 생존기간(DFS)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에는 1B기까지 포함한 DFS와 전체 모집단의 전체 생존기간(OS)가 포함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0년 ADAURA 임상의 DFS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지난해 9월에는 타그리소군의 DFS 중앙값이 5년 이상임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ADAURA 연구의 OS 데이터 분석 결과다. 발표에 따르면 2~3A기 환자에서 타그리소군은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5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21% 데이터 성숙, OS HR 0.49; 95.03% CI 0.33-0.73; p=0.0004).

이는 1B기까지 포함한 2차 평가변수에서도 유사했다(18% 데이터 성숙, OS HR 0.49; 95.03% CI 0.34-0.70; p<0.0001).

2~3A기 모집단에서 타그리소로 치료받은 환자의 85%가 5년 이상 생존했으며 위약군은 73%였다. 1B기 환자를 포함한 5년 생존율은 타그리소군이 88%, 위약군이 78%로 나타났다.

연구의 전체 모집단 또는 타그리소군의 OS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위약군 가운데 전이성 질환으로 재발한 환자는 후속 치료로 타그리소를 투여했다.

발표에서 예일 암센터의 로이 허브스트(Roy S. Herbst) 부국장은 “환자의 88%가 5년 동안 생존한 것은 초기 EGFR 변이 폐암 치료의 중대한 성과”라며 “이러한 데이터는 오시머티닙을 사용한 보조 치료가 최상의 장기 생존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초기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관리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 결과다. 그렇다면 EGFR 변이가 없는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어떨까. 이 문제의 해답으로 유망한 결과 또한 이번 ASCO에서 발표됐다.

≫ 변이 무관 초기 비소세포폐암,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EFS 42% 개선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또한 이번 ASCO에서 절제 가능한 2~3B기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YNOTE-671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EYNOTE-671 연구는 수술 전 화학요법에 키트루다 또는 위약 병용 투여한 뒤 수술 후 키트루다 또는 위약을 단독 투여해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변이 여부와 관계 없이 2~3B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797명이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방사선학적 질환 진행, 수술을 제외한 국소 진행, 절제 불가능한 종양, 국소 또는 원격 재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의 기간을 나타내는 무사건 생존기간(EFS)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만 살피는 OS 결과로 설정됐다.

발표에 따르면 중앙값 25.2개월의 추적기간에서 수술 전후에 키트루다로 치료를 진행할 경우 질병 재발 혹은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위약에 비해 42%(HR=0.58 95% CI, 0.46-0.72; p<0.0000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EFS 또한 키트루다군은 추적기간에서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위약군은 17개월로 확인됐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OS 데이터는 중간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키트루다군에서 위약군 대비 유리한 경향(HR 0.73; 95% CI 0.54-0.99; p=0.02124)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PD-L1 발현율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도 키트루다 치료의 이점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EFS 위험 감소율은 PD-L1 50% 이상 발현 그룹과 1~49% 발현 그룹, 1% 미만 발현 그룹에서 각각 58%, 49%, 33%로 PD-L1 저발현군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된 것.

연구를 이끈 헤더 웨이클리(Heather Wakelee) 스탠포드의대 교수는 발표에서 “이번 결과에 따르면 수술 전후 키트루다 기반 요법은 PD-L1 발현과 병리학적 완전반응 여부와 관계없이 질병의 재발이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2% 크게 줄였다”며 “이 데이터는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전후 새로운 접근법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 흑색종 백신·레블리미드 불응성 다발 골수종서 CAR-T 기전 결과도 ‘주목’

이번 ASCO에서는 키트루다의 또 다른 연구인 KEYNOTE-942 연구의 추가 결과도 공개됐다.

KEYNOTE-942는 백신 개발사인 모더나의 mRNA-4157(V940)과 키트루다를 병용해 흑색종의 재발을 막는 이른바 암 백신 개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임상 2b상 연구다.

연구는 완전한 외과적 절제술을 받은 3~4기 흑색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단독요법과 mRNA-4157(V940)과의 병용요법을 1년간 투여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는 1차 평가변수인 재발 없는 생존율 데이터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병용요법군은 키트루다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켰다.

이번 ASCO 발표는 연구의 2차 평가변수인 원격전이 없는 생존(DMFS) 결과다.

발표에 따르면 mRNA-4157(V940)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단독요법에 비해 DMFS 위험이 65%(HR 0.347; 95% CI 0.145-0.828; one-sided p=0.00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모더나와 MSD는 올해 하반기부터 mRNA-4157(V940)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흑색종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한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포치료 방식인 CAR-T의 새로운 연구 결과도 이번 ASCO에서 발표됐다. 얀센과 레전트 바이오테크가 공동개발하고 있는 카르빅티(성분명 실타캅카젠 오토류셀)의 임상 3상인 CARTITUDE-4 연구 데이터다.

CARTITUDE-4 연구는 다발 골수종에서 유지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BMS의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419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참여 환자 가운데 일부는 레블리미드 실패 후 1~2가지 추가 치료를 받았다.

이번 연구는 레블리미드 실패 후에 CAR-T 요법의 가능성을 보기 위해 카르빅티와 기존 표준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카르빅티로 치료받은 전체 176명 가운데 175명, 99%가 치료에 반응하며 혈액암 수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 위험은 카르빅티군이 표준요법군에 비해 74%(HR 0.26; p<0.0001) 낮췄으며 객관적 반응률은 카르빅티군 85%, 표준요법군 67%로 나왔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 반응률 또한 카르빅티군 73%, 표준요법군 22%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위스콘신의대의 비노드 다칼(Binod Dhakal) 교수는 “레블리미드 요법은 일선 치료제로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로 인해 레블리미드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증가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카르빅티가 레블리미드 불응성 다발 골수종 환자의 첫 번째 재발 이후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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